ㅡ입양이나 위탁가정을 한 번쯤 고민한 사람에게
띠리리리라라리라~~~~~
검지손가락 하나를 세우고 흔들흔들하며 여자를 그윽이 바라보는 남자주인공.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선풍기에 머리를 말리는 여자주인공.
신애라배우 하면 바로 떠오르는 장면이다.
나는 그때 학생이어서
'사랑을 그대 품 안에'를 다 보지는 못했는데
지금도 간혹 회자되어 영상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 신애라배우님의 대표작이긴 한가보다.
중년이 된 나에게 신애라 배우는
'금쪽이'들의 멘토로 '정리의 신'으로 새롭게 각인되어있다.
한동안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배우 신애라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기때문이다.
나는 방송출연이전부터 신애라 배우가 유튜브에서 성경을 읽어주어서 그 목소리가 참 좋아서 가끔 틀어놓고 일하거나 청소하거나 했었는데 방송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살림 육아프로그램을 하니 반가웠다.
어느 날 친구가 전화해서
"야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 찾아봐. 신애라가 너랑 똑같아. 똑같아." 하는 거다
집안 뒤지고 버리고 정리하는 거 좋아하는 나랑 취향이 같았다니 괜히 반갑지모야.하하.
게다가 크리스천이지.
내가 결혼 전에 잠시 생각했던 입양을 실천한 사람이지.
정말 궁금한 사람이었다.
작년에 신애라배우가 책을 한 권 내었다길래.
신앙 좋은 배우가 기독교서적을 내었구나.. 하고 집어 들었는데
이 책은
신애라배우의 신앙고백이자.
자신이 하고 있는 일. 그리고 그 일을 해오기까지의 여정을 이야기하듯 풀어냈다.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단단하게 준비해 왔던 사람이었다는 걸 알았고
보여주기가 아닌 신애라 본인의 삶에서 묻어나는 모습이었다는 걸 보았다.
특히 신애라배우가 보육원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마음들은 그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 긴 시간 동안 고민해 왔던 일이고 비로소 최근에 일이 하나씩 이루어져 간다는 내용이다.
나도 결혼 전에 우연히 보육원아이들의 이야기를 다큐로 본 적이 있었는데 막연하게 봉사를 하거나 내가 한 생명이라도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물론 결혼을 하게 되고 남편과 부모님께 전혀 안 되는 일이라고 의견을 나눈 뒤 그냥 세월만 보내던 터였다.
이다음에 우리 애들 다 키우면 위탁가정이라도 꼭 해보고 싶다 막연하게 생각해 왔는데
한 번쯤 보육원의 아이들에 대해 고민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실질적인 도움과 함께 신애라배우의 입양과 위탁가정 봉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보육원에서 퇴소하는 20살이 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육아와 양육이라는 것이 입고 먹는 것만이 아닐진대 보육원에서 지내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사회로 내던져지는 것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가들에게 뛰어나가라는 것과 같다.
내가 본 프로그램에서는 이제 막 20살이 된 A가 사회정착지원금을 받아 나왔는데 나오는 날 바로 몇 년 먼저 나간 B가 그 돈으로 집 얻는 걸 도와주겠다며 다 가져가버려 하루아침에 돈 한 푼 없이 노숙하게 된 아이이야기 었다. 물론 못된 그 아이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A에게는 세상의 전부를 잃는 좌절일 거다. 낼모레믄 20살이 되는 우리 집 첫째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하다.
내가 감히 나에게 그런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가정에서 귀하게귀하게 사랑받는 내 아이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내 아이또래의 친구에게도 사랑을 나누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우리 교회의 어른이 위탁부모를 몇 년간 하시는 걸 봤다. 자녀를 이미 다 키우신 어른들이긴 해도 쉽지 않은 일을 하시는 거 보며 참 존경스러웠는데
위탁가정에서 사랑받고 초등에서 고등까지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눈치만보던애들이 사랑으로 잘 커가는 모습을 보며 참 귀한일이구나 하고 생각을 했었더랬다
혹시 입양이나 위탁가정을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꼭 한 번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