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조력(밀물과 썰물) 발전소가 한국에 있다!
바다물이 해변가로 밀려 들어왔다 바다쪽으로 다시 빠지는 과정에서 물살이 만들어내는 힘은 의외로 크다.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중단하지 않는 한, 그리고 일정 궤도를 돌고 있는 달(Moon)이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는 한, 이런 자연현상은 하루에 네 번씩 꼬박꼬박 계속된다.
인류는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지헤를 발휘했다. 전문 용어로 ''조력 발전(潮力發電)이라고 한다. 바다의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조력 발전은 1966년에 운영을 시작한 프랑스 랑스(Rance) 조력발전소로 알려져 있다. (아래 사진) 총 24개의 터빈이 돌아가며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용량 240MW(메가와트) 규모였다. 2011년 8월 대한민국 시화호조력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기 이전까지는 설치 용량 기준으로 45년간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였다.
한국 시화호 조력 발전소는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소(240MW)보다도 큰 규모이다. 이 점에서 대한민국은 2025년 8월 현재, 대규모 조력 발전소 건설 및 운영 능력에 있어서는 선두 주자라고 말할 수 있다.
10대의 대형 '카플란' 수차가 초당 한 바퀴씩 돌아 하루에 총 254MWh를 발전한다. 이는 연 552,700MWh로 인구 50만 명이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의하면 안산시의 인구수는 615,689명이다. 즉, 조력 발전 만으로 안산시는 거주민들의 약 80% 이상이 삶에 필요한 전기를 일정 수준 공급받을 수 있는 셈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연간 발전량은 약 552GWh에 달한다. 반면, 강원도에 위치한 소양강댐의 연간 발전량은 일반적으로 약 353GWh로 알려져 있다. 소양강 댐 발전용량보다 1.56배 차이가 난다. 더구나 조력발전은 밀물과 썰물이 지속되는 한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며, 4계절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생산된 전기는 변압기 실에서 15만 4000볼트로 전압을 높여, 땅 아래의 지중송전선로를 통해 10 km 밖 반월국가산업단지 내의 남시화변전소로 송전된다. 다른 발전소와 달리, 조수 간만의 차이라는 자연 상황에 의존하기에 전기 공급을 임의 조절할 수 없는 조력발전소는 전기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비중앙급전 발전기'로 분류된다.
생산된 전기는 전력 도매가격 단가인 전력 계통한계가격으로 한국전력거래소에서 판매되며, 발전 수입은 연 600억 원 가량이다. 이로써 통상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기름을 대체하는 양은 연간 86만 2,000배럴 (약 1억 3천 7백만 리터)로 계산되고 있다.
2025년 8월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65~70달러 선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862,000배럴을 현재 환율 1,380원대로 계산할 경우, 전기를 만들기 위해 절약 가능한 원유 구매가격은 대략 835억7,000만 원에 달한다. 원유 구매에 필요한 비용도 아끼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으니 조력 발전으로 얻는 실익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한때...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시화호는 비극의 상징이었다. 1990년대, 산업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시화호는 악취와 오염으로 죽음의 호수로 변해갔다. 생명력을 잃어버린 수질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고, 시화호는 더 이상 희망의 땅이 아니었다.
오염된 시화호를 살리는 방법은 담수호를 포기하고, 그 곳에 바닷물을 채워 넣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다물을 끌어오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서해의 거대한 조수 간만 차이, 그 잠재된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동시에 오염된 호수의 물을 정화하겠다는 과감한 발상! 바다를 가로지르는 길이 12.7km의 시화방조제, 그 한가운데에 조력발전소가 들어서는 대역사가 시작되었다.
오염의 대명사로 낙인찍힌 '시화호'를 탈바꿈하는 과정에 수많은 난관과 기술적 도전을 극복하며, 엔지니어와 노동자들은 밤낮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자연의 힘을 제어하고, 그것을 인류에게 이로운 에너지로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2011년, 마침내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그 거대한 심장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우리 삶에 필요한 청정 에너지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환경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시화호는 이제 겨울철새 도래지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밀물과 썰물의 힘을 이용해 10기의 거대한 수차(터빈)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 바다가 숨 쉴 때마다, 약 5억 5천만 kWh에 달하는 청정 에너지가 생산된다. 이는 약 5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며, 연간 25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화석 연료(디젤, 가솔린, 경유 등)에 의존하지 않는, 바다에서 온 깨끗한 에너지인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목표에 기여하는 발걸음 중 하나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의미는 단순한 에너지 생산을 넘어선다. 발전소 가동으로 시화호의 해수가 활발하게 순환되기 시작하면서, 생태계가 복원되는 기적 같은 변화도 동시에 일어났다.
죽어가던 호수가 생활에 필요한 청정 에너지를 생산함과 동시에 철새 도래지로 생명을 되찾은 현장인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인간의 기술이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을 재생시킬 수 있음을 증명한 상징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참고자료 References>
Tethys Engineering, "La Rance Tidal Barrage"
NS Energy, "Profiling five of the biggest tidal power projects around the world", 2019-10-28,
Wikipedia, "Rance Tidal Power Station"
시화호조력발전소 발전방식(동영상), 시화호조력발전소, "조력발전 원리"
안산시청, "안산9경 중 1경 시화호조력발전소"
대한민국정책브리핑, "시화호 조력발전소 전기생산량 1억㎾h 돌파", 2012-02-23
김시범 기자, "시화호 찾은 겨울철새들 [포토뉴스]", 경기일보, 2024-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