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디지털 화폐와 기존 위안화가 같은 가치로 운영 중이다
'비트코인'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화폐는 기존 화폐 개념이 아니라, 투자 자산 개념으로 유통되고 있다. 1 비트코인(Bit coin)이 약 100,000달러 전후(약 1억 3천만 원)로 거래되고 있으니 화폐로서의 기능은 상실했다.
세상이 온통, 디지털 코인을 '투자하기 좋은 자산'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중국은 지난 2020년부터 디지털 위안화(e-CNY)를 주요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고 상업 도시를 중심으로 확대 중이다.
1 CNY(중국 위안화) =1 e-CNY(디지털 위안화)이니 실물 종이 화폐와 가치가 동일하며 디지털 지갑에서 현금처럼 실제로 사용 중이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가 실물 경제에서 현존하는 화폐와 동일한 가치로 실제로 유통되고 있는 국가는 2025년 12월 현재까지도 중국이 유일한 국가일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정부가 2014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디지털 위안화는 2020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25년 현재 17개 성(省) 26개 지역으로 확대되었으며, 누적 거래액은 14.2조 위안(元), 현재 환율로 약 2,960조 원에 달한다. 2026년도 한국 정부가 집행할 예정인 총예산이 727조 9,000억 원이니, 한국의 1년 살림살이 예산의 약 4배에 육박하는 상당한 금액이다.
디지털 위안화(e-CNY)는 현실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시범 운영되고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이다. 2014년 연구팀 설립 이후, 중국인민은행(中国人民银行, Zhōngguó Rénmín Yínháng)이 주도하여 금융 인프라의 주도권을 되찾고, 빅테크 기업에 집중된 결제 데이터를 분산하려는 명확한 의도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e-CNY의 역사는 중국 정부가 거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정책적 초점을 이동시킨 과정으로 요약될 수 있다. e-CNY 연구는 2014년, 알리페이(Alipay)와 위챗페이(WeChat Pay)의 시장 독점에 따른 금융 리스크 증가와 더불어, 비트코인 등 민간 디지털 통화의 성장에 대한 화폐 주권 방어의 필요성에서 비롯되었다.
이 시기 정책의 핵심 목표는 통화 공급량 M0(현금, 본원통화 Monetary Base)의 대체였으며, 아래와 같은 기술 및 정책적 구조가 확립되었다.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를 추진하면서 이중 계정 시스템 (Two-Tier System)을 채택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직접 대중에게 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은행 → 상업은행 → 대중 순으로 화폐가 유통되는 구조를 채택했다.
이는 기존 상업은행의 기능을 유지하고 금융 시스템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정책적 완충 장치 역할을 하는 무척 현명한 정책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통제된 익명성 (Controlled Anonymity)을 금액에 따라 보장한다. 디지털 위안화(e-CNY)는 소액 거래에 대해서는 높은 익명성을 보장한다. 그러나, 대규모 또는 의심스러운 거래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거래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자금세탁 방지(AML, Anti-Money Laundering) 및 거시 경제 통제를 위한 핵심 정책 수단으로 사용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초기 시범 운영 단계 (2018년 ~ 2021년): 소매 결제 안정성 확보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지난 2020년 4월, 선전(深圳, Shēnzhèn), 쑤저우(苏州, Sūzhōu) 등 4개 도시를 시작으로 공식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그에 앞서 디지털 위안화의 초기 시범 운영 단계는 지난 2018년에서 2021년 사이에 진행되었다. 이 때는 소매 결제(Retail Payment) 부문에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이 단계에서는 주로 훙바오(红包, 세뱃돈) 발행, 소비 쿠폰 지급 등의 형태로 개인 간(C2C) 및 소비 결제(B2C)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시스템의 안정성과 대중의 수용도를 테스트하는 데 집중했다.
일반적인 뉴스 매체에서 국가별 금메달 획득 수에 몰두했던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간 동안에 중국 정부는 외국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e-CNY 결제를 적용한 최초의 국제적 테스트베드(Test Bed)로 활용하였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광범위한 적용 및 확장 단계 (2022년 ~ 현재): 스마트 계약과 정책 도구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이후, e-CNY는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정책 집행 도구로 진화했다. 가장 중요한 변곡점은 스마트 계약 기능의 전면적인 도입이다. 이로 인해 e-CNY는 조건부 자동 실행 기능을 갖게 되었으며, 정부의 재정 지출 목적과 집행 투명성을 보장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에 '곡식이 항상 잘 익는다'는 의미를 지닌 도시, 창수(常熟, Chángshú) 시의 공무원 급여 전액을 디지털 화폐로 지급한 사례는 디지털 위안화(e-CNY)가 G2P(정부 대 개인) 및 B2B(기업 간) 영역으로 완전히 확장되었음을 상징한다.
참고로, 창수(常熟) 시는 장쑤성 남동쪽에 위치하며, 장강 삼각주(长江三角洲, Yangtze River Delta)의 중심 지역에 위치한 인구 200만 명의 작은 소도시이다.
국영 기업(SOE) 적용 사례: 금융 인프라와 정책 투명성
e-CNY의 성공적인 시장 침투는 국영 금융 및 인프라 기업의 안정적 지원과 민간 빅테크 기업의 사용자 기반 활용이 결합된 결과이다. 그 중심에 중국 최대의 상업 은행인 중국공상은행(中国工商银行, Zhōngguó Gōngshāng Yínháng)이 있다. 한국으로 치면, 한국산업은행(정책 자금 집행)과 중소기업은행(기업 대출과 일반인 자금거래)을 합쳐놓은 형태의 은행에 해당한다.
중국공상은행(ICBC)은 중국 최대의 상업 은행으로서 디지털 위안화(e-CNY) 유통의 최전선에 있다. ICBC는 개인 소프트 월렛뿐만 아니라, 법인용 디지털 지갑 API를 통해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대규모 B2B 정산 및 도매 CBDC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테스트를 주도했다.
ICBC의 참여는 e-CNY가 수백만 위안(CNY) 규모의 대규모 거래에서도 신뢰성 있게 작동하도록 보장하며,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해당하는 중국의 '국가전망공사(国家电网, Guójiā Diànwǎng)'는 e-CNY를 활용하여 정책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농촌 지역의 태양광 발전 농가에 지급되는 전력 매입 대금을 디지털 위안화(e-CNY)의 장점 중 하나인 '추적 가능성(Traceability)'을 이용해 중간 유통 단계 없이 (즉, 일반 은행을 통하지 않고) 직접 지급한다. 이로써 수백 CNY 규모의 소액 보조금이라도 용도에 맞게 사용되었는지 확인이 용이해져, 정부 정책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한국의 예전 '한국통신(현재의 KT)'에 해당하는 통신 인프라 기업인 '중국전신(中国电信, Zhōngguó Diànxìn)'은 e-CNY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술적으로 기여했다. '중국 전신은 SIM 카드 기반의 하드 월렛을 개발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휴대폰의 배터리나 인터넷 연결 상태에 관계없이 4G 혹은 5G 통신망에 가입되어 있는 휴대폰 단말기만 있으면 NFC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을 포함하여, 금융 포용성을 높이려는 정책 목표에 직접적으로 부합하는 휴대폰 기반의 '디지털 위안화 솔루션'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정부 혹은 공기업을 벗어나 일반 기업에도 이미 적용되고 있다.
중국의 국민 메신저로 활용되고 있는 위챗(微信支付, Wēixìn Zhīfù 중국발음: 웨이-신-즈-푸)을 서비스하고 있는 텐센트(腾讯, Téngxùn 중국발음: 텅-쉰) 기업과 앤트그룹(蚂蚁集团, Mǎyǐ Jítuán 중국발음: 마-이-지-투완)은 기존 결제 플랫폼의 수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 기반을 e-CNY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한국인에게 다소 생소한 기업인 '앤트그룹(蚂蚁集团, Mǎyǐ Jítuán)은 중국의 거대 IT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의 계열사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 규모의 핀테크(FinTech) 기업이다. 현재 알리페이(Alipay, 支付宝 중국발음: Zhīfùbǎo 즈-푸-빠오)를 운영하고 있다.
위의 회사들은 위챗페이 및 알리페이 앱 내에 e-CNY 지갑을 통합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별도의 학습 없이 디지털 위안화(e-CNY)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었다. 이는 PBOC (People's Bank of China 중국인민은행)가 단기적으로 빅테크의 시장 장악력을 활용하여 화폐 대중화를 성취하려는 전략적 협력의 결과이다.
또 다른 기업인 '징둥닷컴'(京东, Jīngdōng 중국발음: 징-똥)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e-CNY를 최초로 전면 적으로 수용한 대기업이다.
2020년 대규모 중국 쇼핑 페스티벌(11월 11일, 双十一 Shuāng Shíyī 또는 光棍节 Guānggùn Jié)에서 수십억 위안(CNY) 규모의 e-CNY 결제를 처리하며, 디지털 화폐가 소액 결제를 넘어 대규모 상업 거래에서도 안정적임을 입증했다. 또한, 협력 업체 대금 지급 및 직원 급여에 e-CNY를 활용하며 공급망 금융에서의 디지털 위안화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생활 서비스 플랫폼인 메이투완(美团, Měituán)은 e-CNY의 스마트 계약 기능을 소비자 보호에 적용한 대표적인 혁신 사례이다. 메이투완은 피트니스 센터, 교육 기관 등에서 고객이 수천 CNY 규모의 선불금을 e-CNY로 지불하면, 서비스가 실제로 제공(이행)되는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자동으로 에스크로(Escrow) 상태로 묶어주는 안심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정책은 서비스 제공자가 부도나 파산으로 영업을 중단할 경우,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한 계약금액은 잔여 선불금의 자동 환불을 강제하여 소비자의 피해를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이는 e-CNY가 금융 규제 및 소비자 보호라는 정책적 목표를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준다.
디지털 위안화(e-CNY)는 금융 혁신 및 국경을 넘나드는 상호 간의 연결도 1차 목표로 시행 중이다.
중국의 선전(深圳, Shēnzhèn) 시는 홍콩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국경 간 소매 결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상하이(上海, Shànghăi) 시는 금융 시장 통합을 목표로 파생상품 거래 및 자산 관리 등 기관 금융 분야에서 e-CNY의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행정의 투명성과 산업의 통합 통합에도 디지털 위안화(e-CNY)가 핵심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 쑤저우(苏州, Sūzhōu) 시는 G2B(정부 대 기업) 거래를 디지털화하여 기업의 세금 및 사회 보험료 납부를 e-CNY로 통합했다. 슝안신구(雄安新区, Xióng'ān Xīnqū)는 신도시 건설 초기 단계부터 e-CNY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여 건설 노동자 임금 직불제를 시행, 정부 지출의 완전한 추적성을 구현했다.
디지털 위안화(e-CNY)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의 중국 화폐인 '위안화의 영향력 확대'이다.
프로젝트 엠브리지(mBridge)는 중국 인민은행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다자간 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 플랫폼이다. PBOC(중국인민은행) 외에도 홍콩, 태국, UAE 등의 중앙은행 및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이 참여하여 국경 간 결제 테스트를 진행했다.
엠브리지(mBridge)는 기존에 미국이 주도했던 각 국 은행 간의 해외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 SWIFT 망(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은행 간 통신 협회)'을 거치지 않고 직접 결제를 가능하게 하여, 결제 시간을 3~5일에서 몇 초로 단축시키고 거래 비용을 대폭 절감한다.
중국이 주도하는 엠브리지 플랫폼은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 및 중동 간의 무역 결제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중국이 일대일로(一带一路, Yīdàiyīlù) 연선 국가들과의 교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장려하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
e-CNY는 중국의 탈(脫) 달러화(De-dollarization) 전략의 핵심 도구이다. 미국 달러(USD)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현재 모든 국가가 사용 중인 스위프트(SWIFT) 금융망을 완전하게 우회함으로써, 중국은 미국의 잠재적인 금융 제재 위험을 회피하고 국제 금융 시스템 내에서 자국의 통화 주권을 강화하고자 한다.
추가적으로 러시아, 이란 등 주요 상품 수출국과의 에너지 및 원자재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는 데 e-CNY가 활용될 경우, 아시아 지역의 상품 시장에 대한 미국 달러(USD) 금융 거래의 지배력이 현저하게 약화될 수 있다.
한국 정부도 디지털 원화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실물경제에 도입하는 문제는 기존의 은행과 외국과의 통화스와프, 환율 문제 해결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한편, 한국은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해외 송금 및 수출입 대금 결제방식의 대전환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이 각 국가에게 공식적으로 각종 수출, 수입 물품에 대해 '디지털 위안화(e-CNY)'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통보하는 순간부터, 해외 대금결제가 '미국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직접 결제'하는 험난한 시대를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경우에, 미국이 주도하는 달러(USD) 패권과 중국이 주도하는 위안화(CNY) 패권을 놓고, 미국-중국 사이에 무역관세와는 차원이 다른 치열한 경쟁 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으리라 예상해 본다.
다자간 무역거래에서 국가별 1:1 무역 구조로의 변화, 인공지능이 각 산업에 적용되면서 교육 방식에서부터 취업과 일자리, 직업에 대한 재정의를 해야 하고, 여기에 더해 디지털 화폐까지 생활 전반에 수용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등 예전에는 미처 경험하지 못한 쉽지 않은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다.
참고문헌 (Bibliography & References)
Title Background Image: Head office building of the People's Bank of China, Financial Street, Beijing (Source: 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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