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대평원에 무인 자율주행 트렉터가 운행 중이다
한국의 식량 자급률 (식용곡물)은 49.0% (2023년 기준)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에서 생산된 식용 곡물이 국내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쌀을 제외한 밀, 콩 등 다른 곡물의 자급률 22%가 채 안된다.
실제로 곡물 자급률은 사료용을 포함하여 22.2% 전후 (2023년 기준)이며, 사료용 곡물(대부분 수입)까지 포함할 경우 자급률은 더 낮아진다. 고추, 마늘, 배추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등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식량 자급률(식용 곡물)을 55.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목표년도를 2029년으로 연장했다.
위의 통계가 시사하듯, 오늘날 한국의 농촌 현실은 그리 전망이 밝지 않다. 농사 일이 힘들기에 웬만한 사람들은 도시로 모두 빠져나간 빈 자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다.
법무부와 해양수산부가 2025년 6월 27일에 발표한 공동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 계절근로자 총 배정 규모는 95,700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2024년, 67,778명) 대비 41%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중국의 농업 현실 상황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은 식량 안보(糧食安全 Liángshi Ānquán, 양식안전) 위협과 농촌 인구의 고령화(老齡化 Lǎolínghuà)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하여, 농업 현대화 (農業現代化 Nóngyè Xiàndàihuà)를 국가의 핵심 전략으로 채택했다.
특히, 스마트 농업 (智慧農業 Zhìhuì Nóngyè)을 통한 신질생산력 (*新質生産力 Xīn Zhì Shēngchǎnlì) 확보는 중국 농업을 양적 성장(量的成長)에서 질적 성장(質的成長)으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이다.
이러한 전환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 아래, 사물 인터넷(IoT) 기반 농기계 개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팜 모델 도입, 그리고 자체 위성 항법 시스템인 베이더우 (**北斗 Běidǒu) 시스템의 연계를 통해 통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스마트 농업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격상하고, ‘전국 스마트 농업 행동 계획 (全國智慧農業行動計劃 Quánguó Zhìhuì Nóngyè Xíngdòng Jìhuà, 2024-2028)’과 '중앙 1호 문건 (中央一號文件 Zhōngyāng Yīhào Wénjiàn)'을 통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2028년까지 농업 생산 정보화율을 32% 이상 달성하고, 국가 농업 및 농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제시한다.
이러한 정책의 실질적인 구현체이자 표준화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과학원 (中國科學院 Zhōngguó Kēxuéyuàn)이 제시한 복희농장 (伏羲農場 Fúxī Nóngchǎng) 모델이다.
‘복희’는 중국 역사를 배울 때에 등장하는 농산물 종자의 성장과 수확량 증대 등 수확물의 풍요로움을 관장한다는 농사의 신(神)인 ‘복희씨’에서 용어를 가져왔다.
중국의 곡창지대는 중국 중부의 화이허(淮河)강 남쪽에 위치한 안후이(安徽 Ānhuī)성과 중남부의 황하(黃河)강을 따라 전개된 광활하기 그지 없는 화북평원(華北平原) 남부에 위치한 허난(河南 Hénán)성 등에 펼쳐져있다. 안후이성과 허난성 모두 화북평원을 끼고 있다.
한국에서 바라보았을 때 한반도 서쪽 11시방향에서 5시 방향까지 폭넓게 위치하며, 해발고도 약 50미터 전후의 화북평원의 면적은 약 409,500km²로써 대한민국 전체 국토 면적(100,449 제곱킬로미터)의 약 4배에 달하는 크기이다.
제법 큰 영토를 보유한 유럽의 독일(357,000 제곱킬로미터)과 아시아의 일본(약 378,000 제곱킬로미터)보다도 넓은 광대한 평원이다. (한국인으로서 부럽기 그지 없다.)
이곳에 시범적으로 도입된 이 모델은 토양, 기후, 작물 생육 정보를 통합하고 AI를 통해 농수로 관리(灌漑 Guàngài) 및 비료 배포(施肥 Shīféi)를 자동 결정하는 지능형 의사 결정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는 농업 생산 과정의 표준화(標準化 Biāozhǔnhuà) 및 지능화(智能化 Zhìnéng Huà)를 달성하여 중국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표준 생산 방식을 정립하려는 국가적 시도이다.
중국 농기계 개발은 '대형화, 무인화, 전기화'의 세 가지 트렌드를 중심으로 기술 집약적인 형태로 전환되고 있으며, 특히 사물 인터넷(IoT) 기술이 융합된 다양한 농기계가 현장에 보급되고 있다. (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국 스마트농업 현황 및 시사점")
중국 농업 현대화의 핵심은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에 집중된 무인 자율 작업 시스템 (無人自律作業系統 Wúrén Zìlǜ Zuòyè Xìtǒng) 구축이다. 핵심 IoT 농기계로는 자율 주행 트랙터 (無人駕駛拖拉機 Wúrén Jiàshǐ Tuōlājī)가 있다.
이 트랙터는 베이더우 시스템 기반의 고정밀 경로 추적 기능을 통해 자동 경운, 파종, 수확 작업을 오차 없이 수행한다. 예를 들어, 헤이룽장성(黑龍江省 Hēilóngjiāng Shěng) 등 대규모 농장(農場 Nóngchǎng)에서는 24시간 무인 경작 시스템에 활용되어 노동력 절감과 작업 효율성을 30% 이상 증가시킨다.
또한, 식물 보호 드론 (植保無人機 Zhíbǎo Wúrénjī)은 작물 관리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드론은 GPS 및 이미지 센서를 활용하여 작물의 병해충 발생 구역을 정밀하게 감지하고, 필요한 위치에 액체나 분말 농약을 정량으로 자동 살포한다.
이는 면적당 투입되는 농약과 물의 양을 정밀하게 제어하여 화학 비료 및 농약 사용량 감소에 기여하며, DJI나 XAG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이 분야의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확 단계에서는 스마트 복합 수확기 (智能聯合收割機 Zhìnéng Liánhé Shōugējī)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수확기는 작업 중 단위 면적당 수확율, 습도 등 작물 상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데이터 맵을 생성한다.
베이더우 시스템과 연동하여 수확량이 낮은 구역 정보를 기록함으로써, 수확량 예측 및 정밀한 곡물 저장 및 유통 관리에 활용된다. 예를 들어, 허난성(河南省 Hénán Shénng)의 밀 수확 시 이러한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농업용 로봇 (農業機器人 Nóngyè Jīqìrén)은 시설 농업 분야에서 특수 목적으로 사용된다. (위 사진 참조)
이 로봇들은 자동 접목, 가지치기, 운반, 그리고 딸기나 토마토와 같은 과일 수확 등 반복적이고 섬세한 작업을 수행한다. 윈난성(雲南省 Yúnnán Shěng)의 화훼(花卉 Huāhuì) 산업단지나 대형 온실에서는 이 로봇들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생산품의 품질 균일화를 달성하고 있다.
이러한 IoT 농기계의 핵심 인프라는 중국의 자체 위성 항법 시스템인 베이더우 (北斗 Běidǒu) 시스템이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실시간 이동 측위(RTK) 기술을 통해 농기계에 센티미터(cm) 단위의 고정밀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베이더우 위성을 활용한 위치 확인 단말기가 장착된 농기계는 2023년 말 기준 전국적으로 220만 대를 넘어서면서 무인 경작, 파종, 수확을 현실화했다.
중국 독자적인 위치항법시스템(Beidou)과 5G 통신시스템(화웨이 그룹)이 결합된 무인 자율주행 트렉터의 경우, 직선 주행 시에 오차 범위 '2.5cm 미만'을 실현했다.
참고로, 중국 최대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무인 자율주행 트렉터를 생산하는 기업의 명칭은 중국의 초대형 국영 기업인 '중국기계공업그룹' (Sinomach, China National Machinery Industry Corporation)의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는 '이-투오' 그룹(一拖集团, YTO Group Corporation)이다.
회사 이름 자체가 '트렉터 분야 제 1기업'이라는 의미로, 1950년대 후반부터 트렉터를 생산해 온 전문 기업이다. 이 기업의 본사도 '화북평야'를 품고 있는 '허난성의 '루오-양(Luòyáng)'시에 위치하고 있다. '뚱-팡-홍(東方紅)'이라는 브랜드 명칭의 트랙터는 중국 전역에서 유명하다.
베이더우 기반의 무인 시스템은 농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료, 농약 등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정밀 농업(精密農業 Jīngmì Nóngyè)을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 농업 현대화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계획), 첨단 기술(AI, IoT), 핵심 인프라(베이더우)가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복희농장 모델은 AI와 빅데이터의 활용 표준을 제시하며, 자율 주행 트랙터, 식물 보호 드론 등 베이더우 기반의 IoT 농기계는 현장의 실행력을 담보한다.
그러나 중국 농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규모 경작지(小規模耕作地 Xiǎoguīmó Gēngzuò Dì) 구조와 농기계 자율화를 위한 고성능 센서 (高機能傳感器 Gāogōngnéng Chuángǎnqì) 등 핵심 부품의 기술 자립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중국은 2028년까지 농업 정보화율 목표 달성을 위해 무인 자율 작업 시스템의 '완전 자립 (完全自立 Wánquán Zìlì)'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지속할 것이며, 이는 세계 농업 기술 혁신의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참고문헌 (References)
*신질생산력이란 용어는 최근 경주 APEC을 방문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2023년에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단순한 물리적 생산량 증가가 아니라 '새로운 과학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고품질 (농업) 발전(高質量發展)'을 목표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베이더우 (**北斗 Běidǒu) 중국 위치항법 시스템(BDS, BeiDou Navigation Satellite System): 고대 사람들이 하늘을 보면서 위치를 파악했던 별자리 '북두칠성'의 '북두'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오차 범위 2.5~3.0 cm 이내를 자랑한다. 미국의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지피에스), 러시아의 GLONA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글로나스), 유럽 연합의 Galileo (갈릴레오)와 더불어 세계 4대 위치위성서비스(BDS)로 불린다.
北斗卫星导航系统网站, 'BeiDou Navigation Satellite System (중국의 위치위성서비스)', 최종접속 2025-11-30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국 스마트농업 현황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PDF). Page 277-293
한국무역협회, "올해 농업분야 외국인 근로자 8만명 들어온다…역대 최대", 2025-03-26
미국 농업부 USDA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Foreign Agricultural Service. "China: National Smart Agriculture Action Plan Published." Report on the Chinese government's official plan (2024-2028).
中国农业大学新闻, '智耕未来| 具身智能机器人引领农(스마트 농업의 미래, 인공지능 로봇이 농업을 이끈다', 2025年03月13日
央視網(CCTV, China Central TV), "大國工匠|王建華:給“東方紅”拖拉機裝上智慧大腦", 2023年05月01日
Xinhua (新華通訊社 Xīnhuá Tōngxùnshè). "Smart agritech machinery drives China's push toward modern agriculture." News report focusing on smart machinery and BeiDou.
CGTN (中國國際電視臺 Zhōngguó Guójì Diànshìtái). News reports on specialized agricultural machinery development and smart farming pilots.
China Daily. "Autonomous driving machinery boosts efficiency on farms." News report featuring high-definition images of smart farming operations.
XAG Tech. "Drone applications in precise crop management." Official media showcasing plant protection drones in use across various crop fields.
Xinhua (新華通訊社 Xīnhuá Tōngxùnshè). "Harvesting Intelligence: Smart combines lead the way." Photo essay documenting the use of smart combine harvesters equipped with BeiDou in China’s grain be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