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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일무이레코드 Aug 22. 2021

퐁낭 상품 서비스팀 '양인희' 인터뷰

제주에서 길을 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제주올레 동료들을 인터뷰하다.


애정 하는 일터를 떠나는 퇴사자의 기록

나의 일터, 나의 동료를 재조명하는 재조명 프로젝트


재조명 프로젝트는

유일무이한  이자 일터, 제주올레길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단법인 제주올레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제주올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재조명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올레를 재조명합니다.

 * 그리고 연결됩니다.





# 양인희에게 길을 묻다.

당신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길을 걷고 있나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주올레 경영지원팀장 양인희입니다.




Q. 밥벌이 연차는 어떻게 되세요?

밥벌이 연차는 올해로 무려 18년 차입니다.




Q. 어떤 일을 해오셨고,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은 제주도의  연수원이었어요. 육지에서 제주로 연수 오시는 분들 대상으로 일정을  소화할  있도록 지원하고, 관광  인솔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며 오랜 경력을 쌓았죠. 그러던  문득 나에겐 휴식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었고, 퇴사를 결정했죠. 스스로 환기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오랜 시간 일을 이어가다 보니 몸도 맘도 지쳐있었거든요. 저는 다음 스텝을 위해서 중간중간  재충전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에요. 충전을 끝내고 재입사한  또한 서귀포에 있는  호텔이었고, 경영지원실 총무 업무를 진행했어요. 지금은 사단법인 제주올레 경영지원팀에서 모든 사업과 관련된 예산 관리와 총무  정산 업무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처 : 사단법인 제주올레 공식 홈페이지







Q. 제주올레에 어떻게 입사하게 되셨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저는 모든 커리어를 제 고향인 제주도에서 쌓았어요.

제주도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 단 한 번도 육지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죠.


제주올레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제주올레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부터 였는데요.

서귀포에서 태어나 쭉 제주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제주올레길이 처음 생겨날 때부터 올레 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잘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주인들에게 '올레'의 의미는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다 집 앞까지 들어오는 길을 의미해요. 우리에게 올레길은 마음껏 뛰어놀던 놀이터였고, 그만큼 즐거운 추억도 많은 곳이죠. 어린 시절 추억을 간직한 올레길은 사라진 곳들도 많아서 제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이렇게 흩어진 올레길을 연결해 만든 도보여행 길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굉장히 인상 깊었고,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제주의 자연에서 새로운 경험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또 올레길을 만들고, 관리하는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대체 어떤 곳일까? 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졌었고요. 기회가 된다면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그곳에서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일하면서도 꾸준히 제주올레 구인 공고를 찾아보고, 들여다보곤 했죠. 그러나 좀처럼 구인 공고가 올라오지 않더라고요. 아마 초창기 때라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호텔에서 일하던 제가 이직을 준비할 때, 우연히 제주올레 직원 모집 공고를 발견하게 되어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지원했어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가 왔구나 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제주올레와의 첫 인연을 맺게 되었네요.

 




Q. 제주에서 평생을 살아도, 여전히 제주가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주가 여전히 좋은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자연이라 생각해요. 자연이 주는 힘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제주도가 제 고향이라서 좋은 것도 있지만

인생을 살다 보니 "아, 나는 그 무엇보다 자연을 통해서 가장 많이 치유받고, 늘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라구나."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게 돼요. 제주에서 태어나 평생을 제주에서 살다 보니 어린 시절부터 자연이 주는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살아왔고요. 참 감사한 일이죠. 그래서인지 사람 많고, 복잡한 곳에선 한 번도 살아본 적도 없고 살아갈 자신도 없는데

여행지를 고를 때 조차 늘 복잡한 도시보다는 제주와 닮은 곳, 자연이 있는 곳으로  떠나는 편이에요.




 

Q. 스스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음, 어려운 질문이지만 제가 평소에 자주 하는 말이 문득 떠올라요.

저는 평소에 스스로  "나는 자신 있는 사람이야!"라는 말을 자주 하곤해요.

남들에 비해 특별히 재능이 많거나, 돈이 많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늘 자신감을 잃지 않는 사람이에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죠.


세상을 살면서 적어도 내가 나에게-

"그래. 네가 최고야. 네가 제일 잘났어! 너는 정말 잘하고 있어!"라는 말은 충분히 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Q.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쉽게 휘둘리지 않는 것이요.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고  단단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요.

어떤 사람의 말이나, 행동 그리고 상황에 잘 흔들리지 않고, 휘둘리지도 않는 것이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제주올레와 이전 밥벌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내 일, 내 업무만 하면 되는, 철저하게 분업화된 이전 직장들과 달리 제주올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말 그대로 멀티가 가능해야 하죠.

물론 저도 처음에는 이런 부분이 적응하기 힘들기도 했고, 모든 것이 벅차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막상 부딪혀보니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때도 많아요.

일을 하는 과정에서 지금껏 내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게 되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많이 얻게 되죠.  모든 일이 다 마음먹기 달린 것 같아요.  





Q. 제주올레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제주올레의 가장 큰 장점은

길을 통해 제주의 자연과 지역민, 여행자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길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나갈 수도 있고, 제주를 위한 일, 제주와 밀접하게 관련된 일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제주를 위해 무언가 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자부심이 생겨요.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제주를 지켜나가고 있구나.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돕고 있구나.라고 느낄 때면 마음이 참 벅차기도 하고요. 제주올레는 제 일터이기도 하지만 참 좋은 가치를 품고, 좋은 일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제주올레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제주올레는 추억과 미래가 함께 살아 숨 쉬는 매개체, 연결고리다!

제주올레는 제가 어린 시절 뛰어놀던 추억이 깃든 길이자, 앞으로 길 위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갈 우리 후손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올레길에서 쌓은 저마다의 추억을 통해 서로서로 연결될 수도 있고요.


길 위에 존재하는 저와 같은 지역민과 길을 걷는 도보 여행자들이 있는 한

제주올레길은 앞으로도 오래오래 잘 보존되야할 소중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제주올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매년 제주올레에서는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는 데 그중에 '제주올레 땡큐파티'라는 행사가 있어요.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진행되지 않았지만, 저는 땡큐파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주올레 땡큐파티는 한 해 동안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제주올레와 함께해주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분들을 포함해 안내사, 탐사팀 선생님들, 마을 관계자 분들, 협업 기관 및 기업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한 해를 함께 마무리하는 제주올레만의 특별한 행사인데요. 함께한 분들의 수고를 잊지 않고 한 분 한 분께 정성 들여 감사함을 표현하는 땡큐파티 자체가 참 인상 깊었고,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고, 즐겁게 놀다가는 유쾌한 행사라 그 과정이 매우 즐겁고요.

2019 제주올레 땡큐파티 동료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양인희 팀장은 이영일 국장과 함께 행사 MC로 맹활약했다.

특히 땡큐파티는 매년 새로운 테마로 진행되는데 제주올레 사무국 직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야무지게 해 나가면서 기획부터 운영까지 직접 도맡아 하고 있어요. 땡큐파티를 하면서 다시 한번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정말 획기적이고 진취적인 사람들이구나. 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위안이 되는 존재요.

업무에 지쳐있을 때 존재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존재가 바로 동료들이에요.

정말 바쁠 때는 조용한 사무실 안에 타닥타닥하는 키보드 소리만 들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정말 키보드 소리만으로도 위안을 받아요. 항상 내 일이 제일 많은 것 같고, 내가 제일 힘든 것 같아도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각자 자기 자리 지키며 묵묵하게 해나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그런 동료들을 보면서 나도 더 힘을 내야겠다!라고 생각하죠.





Q. 동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제주도 사람으로서 꼭!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들은 스스로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큼, 굉장한 일들을 해나가고 있어요!"라고요.

제주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제주올레가 오래오래 지속 가능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열심히, 즐겁게, 함께하고 싶습니다.




 

Q. 당신의 삶에 영감을 준 것들 중 동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를 다룬 영화 <The way>를 추천하고 싶어요.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려고 준비하던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아버지가 아들을 대신해 아들의 유골함을 들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영화인데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좋은 영화라서 우리 동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어요.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울컥하네요.





Q.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최근에 국토해양부에서 2025년까지 국내 바닷길을 이어 도보여행길을 만든다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어요. 인천에서 시작해 추자도를 지나 제주 본섬의 바닷길을 지나고, 최종 목적지는 독도라고 하는데요.

그 소식을 접하고 제주도의 대표 도보여행길인 우리 제주올레도 이 프로젝트에 충분히 함께할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와 확신이 들었어요. 제주올레가 이 바닷길 프로젝트와 함께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고요. 막연한 기대일 수 있지만, 제주올레가 이 프로젝트에 꼭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고요.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Q. 함께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서로 배려하는 마음인 것 같아요. 

그다음으로는 일에 대한 에너지와 열정이고요.

 




Q. 스트레스 해소 방법 또는 나만의 취미, 여가 생활이 있나요?

운동을 꾸준히,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요즘은 필라테스와 PT를 하고 있는데요.

운동을 하면 그 순간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또 최근에는 스킨스쿠버를 시작했어요.

자격증은 이미 보유하고 있고, 서귀포 범섬과 문섬에서 종종 스킨스쿠버를 하곤 한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더 자주자주 도전해보려고요!


청정 제주의 바다에서 스킨스쿠버를 즐기고 있는 양인희팀장



Q. 5년 후 양인희는?

음, 5년 후를 생각하기 이전에 당장 지금부터 5년을 다 채우기까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먼저 이야기하고 싶어요.

우선 제가 올해 부서를 변경하게 되어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출처 : 사단법인 제주올레 공식 홈페이지


제주올레가 인큐베이팅한 사회적 기업 퐁낭의 상품 서비스 팀장으로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되었답니다. 퐁낭 상품 서비스팀에서는 제주올레의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여 판매하는 온, 오프라인 스토어의 상품을 관리하고, 판매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하는 일을 해나갈 예정이에요. 특히 온, 오프라인 스토어 상품의 판매 수익은 제주올레길을 유지, 관리하는 데 사용되는데요. 이것에 보템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수익을 내고 싶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ollestore/notice/detail?id=2002064555

제주올레의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처인 제주올레스토어. 오프라인 판매처로는 제주올레 18코스 시작점인 제주시의 관덕정 분식x간세 라운지, 서귀포의 제주별책부록 이외 제주올레 공식 안내소가 있다.


또 지금은 무엇보다 새로운 팀과 새로운 일에 잘 녹아드는 것, 팀장으로서 저희 팀원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5년 후 까지 함께 일하는 팀원이 저보다 훨씬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주요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배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렇게 5년 이후에는 길 위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제주를 위한 일들을 펼쳐 나가고 싶고요. 어떤 일이 될지는 구체적으로 그려보진 못했지만 5년 후의 양인희도 지금처럼 제주에서, 제주를 위해 일하고 있을 거예요. 아!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5년 후에는 제주올레에 하는 후원도 지금보다 더 많~이! 하고 싶어요!





Q. 꿈이 있나요?

아직 먼 이야기이지만, 50대가 되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나만의 사업에 도전하고 싶어요.

그 사업이 사람과 길을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어도 좋을 것 같고, 제주에 도움이 되는 일이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제주에서, 제주올레처럼 제주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 일들을 해나가고 싶어요.

제 사업으로 얻은 수익으로 제주올레에 더 많은 후원을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고요.

구체적이지 않지만 제가 꿈꾸는 삶은 언제나, 또 역시나 *제주, 제주, 제주입니다!


해당 콘텐츠는 2021.01.21(목)에 진행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인터뷰에 함께해주신 양인희 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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