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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일무이레코드 Jul 17. 2021

재조명 프로젝트 : 안은주 편

 제주에서 길을 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제주올레 동료들을 인터뷰하다

애정 하는 일터를 떠나는 퇴사자의 기록 

나의 일터, 나의 동료를 재조명하는 재조명 프로젝트


재조명 프로젝트는

유일무이한  이자 일터, 제주올레길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단법인 제주올레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제주올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재조명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올레를 조명합니다.

 * 그리고 연결됩니다.


*해당 인터뷰는 2021.01 진행된 인터뷰 기록입니다. 




# 안은주에게 길을 묻다.

당신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길을 걷고 있나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주올레 상임이사 안은주입니다.

*2024.현재 그녀는 제주올레 대표를 맡고 있다.




Q. 밥벌이 연차가 어떻게 되시나요?

대학교를 졸업한 1993년부터 바로 일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밥벌이 28년 차네요. 

*2021년 기준 그녀의 밥벌이 연차가 28년 차였으니 2024년인 올해로 31년 차다.




Q. 어떤 일을 해오셨고,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대학교 졸업하고 처음 입사한 회사는 광고 대행사였어요.

광고 대행사에서 1년 정도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오랜 꿈이었던 기자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 책과 관련된 기사를 쓰는 출판 전문지 '도서 신문'의 수습기자로 들어가 

6~7개월 정도 일하던 과정에서 출판사가 '웅진 출판'이라는 잡지사로 인수되어 

어린이 대상으로 한 인물 잡지인 '생각쟁이'라는 잡지 기자로 1년 정도 일 했어요. 이후엔 당시 국내에서 

일간지를 끼지 않은 유일한 주간지였던 시사 저널의 공채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입사하게 되어 

기자로서 새로운 시작을 해나갔죠.    

'시사저널'은 제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89년에 창간되었던 매체인데요. 

어린 시절부터 기자가 꿈이었던 저는 시사저널이 탐사보도를 굉장히 잘하는 좋은 매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언젠가 이곳에서 기자를 뽑는다면 꼭 지원해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었죠.

그런데 졸업 이후 공채 모집 시기라던지 상황이 잘 맞지 않아 경력직으로 입사하게 된 것이죠. 

그렇게 시사저널에서 기자생활을 해오던 중 그 시절 정론지로 평가받던 시사저널의 좋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소속 기자들이 1년 가까이 편집권 투쟁과 파업을 진행하게 되었었어요. 

결국엔 기자들 전부 나와 시사인을 창간했고  그 과정에 함께 있었던 저는 시사인 창간 2년 후에 

제주에 내려오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제주올레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기자라는 직업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어린시절부터 '기자'라는 직업이 저에게 굉장히 멋있는 직업처럼 느껴졌어요.

학교 선생님들께서 기자란, 사회의 목탁이라고 가르쳐주셨고, 

이 사회가 바른 길로 가도록 돕고, 비판과 지적을 하며 더 좋은 세상,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는 

그런 직업이 바로 기자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또 학창 시절 글짓기 대회에 나가면 늘 상을 받았었는데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글을 참 잘 쓴다는 칭찬을 많이 들으며 자랐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한발 더 나아가서 그렇다면 나는 글 잘 쓰는 재주를 갖고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돼야지! 

그럼 참 멋있겠다!라는 생각했고 그런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기 시작한 시기부터 꼭 기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던 것 같아요.




Q. 제주도에는 언제, 어떤 계기로 정착하게 되셨나요?

서명숙 이사장과는 시사저널 때부터 함께 일하며 친분이 있던 선후배 사이였어요.

그러다 보니 서명숙 이사장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고 제주올레길을 내는 과정들을 가까이에서 쭉 지켜봤었죠. 그 당시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 홀로 길을 내고 있던 서명숙 이사장의 모습을 보고 

서울에 있는 선후배들이 도울 수 있는 것을 돕고 있었지만 그 모습이 안타까워서 

하루빨리 후원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후원 시스템을 갖춘 조직을 만들어라 조언도 많이 전했었죠. 

서울에서 제주올레를 알리는 작업도 많이 했지만 서명숙 이사장이 혼자 현실화시키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고, 실제로 그녀의 주변에 제주에 길을 내고,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많았지만 행정적 실무를 진행할 사람이 없어 힘들어 했거든요. 그 과정에서 꾸준히 저에게 제주행을 권했어요.

그녀가 저에게 제주행을 권한 가장 큰 이유가 있었는데요. 

저희 부부의 신혼 여행지가 제주도였고, 그때  제주에 반했어요. 그래서 나이가 들면 꼭 우리 제주에 가서 살자고 약속했거든요. 그걸 알고 있던 사람이라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빨리 제주로 와라 하고 권한 것이죠.  


서명숙 이사장이 제주올레 첫 코스를 개장하고 길을 내기 시작한 때가 2007년 9월이고, 

시사인 창간일이 2007년 10월이에요. 딱 한 달 정도 차이가 나죠.

시사인은 창간 후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니 어느 정도 조직이 안정적으로 자리가 잡혔어요.

그때 이제 제주에 내려가 서명숙 이사장을 도와야 겠다 생각했고, 4개월 휴직을 신청하고 제주로 내려왔어요. 제주올레의 후원 시스템만 만들어 주고 다시 올라와 복귀할 예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훨씬 더 안 좋았어요. 그때만 해도 제주올레가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원봉사자 몇명과 고군분투하면서 일 했고, 사무실도 없어 사무실을 만들고, 홈페이지에  후원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부터 하나, 하나 해나갔죠. 

그렇게 이것저것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고, 일을 너무 많이 벌리게 되었어요.(웃음) 

4개월 휴직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갈 시간이 다 되었을 무렵 많은 고민이 들었는데요.

제주올레 일을 경험한  4개월 동안 이런 길을 내줘서 너무 고맙다. 이 길을 걷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 

'고맙다'. '행복하다' 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더라고요.

문득 15년 기자생활하면서 내가 쓴 기사에 행복해진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 생각했죠. 

앞으로 이 일을 지속하며 산다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겠구나

내 인생에 복을 짓는 일이 바로 이런 일이겠구나. 란 생각이 마음이 채워져 제주에 남기로 결정했어요.


물론 남편과 딸에게도 이런 제 마음을 전하고 상의 했어요. 

남편은 원래부터 제주살이에 대한 생각이 있었으니 우리가 언제까지 서울에 살 생각은 아니니 먼저 내려와 자리를 잡고, 길을 내는 것도 좋겠다며 말해줬어요. 

다만 누군가는 안정적으로 생계를 꾸려야하니 남편은 시간을 갖고 천천히 내려오기로 했죠. 

당시 제주올레 사정은 최소한의 자본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한 상황이었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따로, 함께 지내면서 가족의 미래도 새롭게 도모하고 제주올레의 일들도 제대로 해보자.라고 마음 먹었죠. 그때부터 본격적인 제주살이와 제주올레 안은주로써의 삶이 시작되었어요. 




Q. 스스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되지교 교주' ~하면 되지! 

초긍정, 초낙관이라며 서명숙 이사장이 붙여준 별명이에요.

너는 항상~하면 되지!하고 하면 정말 안 되는 게 없다? 라며 되지교 교주란 별명을 붙여줬어요.

돼지 아니고, 되지요.(웃음)

또 하나는 1/N.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사람

우리 남편까지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니 

본인한테도 손님 대하듯 해달라고 해요.

 



Q. 스스로가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낙관론자. 긍정주의자.라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 약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세상 모든 사물과 사람을 볼때 단점보다는 장점이 먼저 보여요.

그럼에도 세상 모든 것들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지라

일장만 보고 일단을 놓치는 일들도 종종 있으니 이점이 저의 장점이자 약점인 것이죠.

하지만 지금의 안은주를 키워온 가장 원동력은 긍정의 힘이라 믿고 있어요.




Q. 제주올레와 이전 밥벌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일부러 이면을 안 봐도 된다는 점이요.

제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하자면 기자생활 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두 가지 있는데요.

하나는 마감을 지키는 일. 마감일정에 맞춰 사는 것이 삶의 루틴이었고

또 하나는 비판적인 시선과 태도가 필수적이라는 점이었어요. 

시사지 기자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사매체들 처럼 비판적인 시선과 태도로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을 할때 요구되어 지는 부분들이 제 성향, 성격과는 많이 달랐던거죠.

시사지 매체에서는 경제와 정치 뉴스가 가장 중요한 파트인데, 주로 재벌가의 비리 등을 다루곤 해요. 

이런 기사를 쓰기 위해 만나는 사람들은 진심으로 대하기가 어려워요.

저 사람의 이면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끊임없이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하죠. 

문득 그렇게 살아가고, 살아가야하는 삶이 굉장히 지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제주에  몇 달 내려와 있으면서 제주올레 일을 했던 때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어요.

내가 하는 일에 진심을 다하고, 그 진심에 사람들이 고마워하는 소중한 경험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어쩌면 나에게 맞는 일은 문제를 찾아내고 개선하는 일보다는 

좋은 에너지를 찾아 연결하고, 확산하는 것이겠구나. 확신을 얻었던 것 같아요. 


서명숙 이사장이 제주올레길을 낸 이유, 제주올레길의 목적이 바로 

지치고 힘들때 제주올레길을 걸으며 자연에 위로받고 치유가 되면 좋겠다.잖아요?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저는 매일 현장에서 

길을 통해 치유받고, 행복해하는 사람들과 마주하며 확인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이 길에서 위로 받고, 치유 되며,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이 길을 잘 지키고, 잘 가꾸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일이니까

그 자체로 나의 일,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할 때 힘이 나고, 보람차요.   


제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한 우리 딸에게도 늘 해주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무슨 일을 하든,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요. 

그것이 곧 제 인생의 미션이기도 하거든요.

저는 스스로 그 방향을 향해서 꾸준히 걸어 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후회는 없어요.

물론 지칠고 힘들 때가 있지만 그럴때마다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토닥여주고, 

잘가고 있다고 응원해주고 있어요. 

인생을 살면서 마주하는 수 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꼭 모든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틀에서 봤을 때는 '은주야 참 잘해왔고, 잘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제 딸도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게 바로 제가 태어난 이유고, 살아가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Q. 밥벌이로써 제주올레는 어떤가요?  

저의 기준에서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직장으로써는 제주올레 보다 더 좋은 직장들이 너무나 많죠. 

좋은 직장이란 높은 월급과 좋은 복지, 많은 성장의 기회가 갖추어져 있는 곳이니까요.

직장만 보면 그런 곳을 선택했을 테지만 저는 직장보다는 직업이 소중했던 사람이에요.   

제주올레는 저에게 정말 잘 맞는 좋은 직업이라 생각해요. 내 밥벌이 수단이 되는 직업이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 업이 되는 것이니까요. 




Q. 제주올레에서 안은주는 어떤 역할로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역할로 존재하고 싶나요?

제주올레에서의 나의 역할, 글쎄요.

제주올레에서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은 시기별로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제주올레에 합류한 초창기 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고민이자 일은

'어떻게 하면 제주올레를 지속 가능하게 할 것 인가'에요.

제주올레의 지속가능을 위해 꾸준히 고민하고 그 길을 찾아내야 하는 사람.

그것이 변하지 않을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Q. 제주올레에서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나요?

너무 많죠. 너무 많아요..!

일단 저는 제주올레에서 배운 게 참 많아요.

기자라는 직업도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그 일이 재밌었어요.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직업이어서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있었죠.

그런데 제주올레도 참 자극이 많은 일이에요.

특히 이 일에는 정답이 없고, 메뉴얼도 없어서 벤치마킹할 곳도 없어요.

늘 우리는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조직이죠.

그래서 맨땅에 헤딩했던 순간 하나하나들이 다 기억에 남아요.

지금 문득 떠오르는 건 제주올레 초창기 각자 본업이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일하던 때가 생각나는데요. 그때 자원봉사자분들은 우리와 함께하는 존재이고, 무엇이든 다 해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순간 자원봉사만으로는 지속가능할 수 없겠구나. 지속이 어려울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굉장히 많지만 이것이 조직 안에, 길 안에 자원으로 축적돼야 조직도, 길도, 관계도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것이 안되면 지속되지 못할 수 있겠구나 고민하던 때가 있었어요. 

자원봉사자들이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오래, 더 즐겁게, 더 보람 있고, 행복하게 해 나갈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했던 순간들과 장면이 떠오르네요.


첫 축제하던 때, 첫 콘퍼런스 하던 때, 마지막 코스 개장하던 날. 제주올레여행자센터 오픈 날

문득 돌아보니 14년의 세월 동안 우리가 정말 많은 굴곡이 있었구나. 사건사고도 참 많았구나. 

제주올레의 모든 순간에 희로애락이 있구나 싶네요. 




Q.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너무 많은데요?(웃음)

제주올레에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길을 만들어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는데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제주올레는 지금까지 길을 걷는 사람, 길을 내어준 자연, 길 위에 사는 지역민이 행복한 올레길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시험들을 많이 해왔어요.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저의 주된 고민이자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이길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서명숙 이사장 같은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 에요. 

인간의 삶이란 유한한 것이기 때문에 저와 이사장이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죠. 

제주올레의 지속가능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또 하나의 안은주, 또 하나의 서명숙 이렇게 연결되는 후배들이 존재해야 지속가능할 것이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에 필요한 기본 틀들을 잘 만들어나가고, 갖춰나가야겠다 생각합니다.




Q. 이것만큼은 우리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나요?

나부터.

나부터요.

제 욕심일 수 있지만 여기서의 나부터는 '이기적인' 나부터가 아니라 '이타적인' 나부터를 말하는 거예요.

그것이 시기에 따라서 좀 다른 것 같기도 하지만요. 


우리가 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꼭 필요한 일이고, 누군가는 먼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먼저라고 하기엔 쉽지만, 그러다 보면 아무도 안 할 수도 있고,

먼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 먼저 깨달은 사람이 나부터 먼저 해보면 그것이 바로 변화의 시작이고, 

발전의 시작이며 진화의 시작이라 생각해요. 




Q. 제주올레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저에게 제주올레는 '좋은거' 에요. 

나에게도 좋고,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것'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존재,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 들게 하는 그런 좋은 존재요.




Q.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동료를 넘어 동지가 되었으면 하면 존재.

동지는 같은 뜻을 품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만큼

이 길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되어주면 좋겠다. 

그런 일을 함께하는 동지이자 친구들이 바로 우리 동료들이라고 생각해요.

동료들에게 공통적으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개개인마다 다 다를  '자기 자신의 텃밭을 키워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가 흔히 하는 말 중에 하나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즐기다 보면 훨씬 더 행복해진다.인데요.

사실 피하고 싶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각자가 의미를 잘 찾아나갔으면 좋겠어요.

자기 자신의 텃밭을 키운다면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나는 누구? 내가 하는 일은 무엇?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해요.




Q.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일을 한다는 것은 마치 씨를 뿌리는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씨를 뿌리면, 그러니까 일을 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퍼포먼스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퍼포먼스라고 하니 마치 '성과 중심'으로 보일 수 있으나

제가 말하는 '퍼포먼스'는  그 일을 할만한 가치가 있어 가치를 건져낼 수 있는 일이거나 

확실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눈에 보이는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일이 있거나 

눈에 보이던 보이지 않던 얻어지는 것이 확실하게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것이 교육 효과가 되었든, 돈이 되었든, 에너지를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Q. 다양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할 때가 많으신데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일단 사람을 만날 때 머리에 새기고 가는 단어가 있어요. 

'역지사지'와 '오죽하면'이에요. 

이 단어들을 머리와 마음에 새기고 사람을 만나면 동의는 못해도 이해는 되더라고요.

제가 사람들을 대할 때 늘 지니고 가는 마음가짐이에요. 



Q. 당신의 삶에 영감을  것들  동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어떤 책을 보던, 사람을 만나던 다 건지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단 하나를 추천하라고 하면 딱 꼽을 수 없지만

자기 주변에서 만나고 있는 사람이나 자기 주변에서 눈과 마음이 가서 펼치거나 만나게 되는 책, 공간, 영화 등 무엇이든 깊게 들여다보고, 깊이 있게 받아들이면 그 안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생각해요.

똑같은 책을 읽어도 그냥 읽은 것으로 끝나는 사람도 있고, 작가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잘 파악해내는 사람도 있고, 작가의 의도와는 별개로 스스로의 삶의 문장을 찾아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세상의 모든 사람은 누군가에게 스승이 된다 라는 것이 제가 늘 갖고 있는 생각인데요.

그래서 주변의 스승들을 잘 찾아내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것이 사람이던, 책이던, 공간이던 그 스승들에게 작은 것이 되었던 큰 것이 되었던 얻어오면 좋잖아요.

제가 기자 생활할 때 한 선배와 술을 마시며 들었던 말이 생각나요.

그 선배의 한 마디가 저에게 굉장히 크게 다가왔거든요. 


기자 생활을 오래 하려면, 반드시 너의 텃밭을 가꾸어라. 


하루에 30분이 되었든, 1시간이 되었든 꼭 너를 위한 시간을 써라.

운동이 되었든, 책 읽기가 되었든 기자라는 일도, 제주올레의 일도, 늘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시간들을 가지라고 이야기해준 것 같아요. 저 또한 함께 일하는 동료, 선후배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네요.




Q. 스트레스 해소 방법 또는 나만의 취미여가 생활이 있나요? 

힘들고, 처지고, 우울하고, 열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단 걸어요.

그리고 드라마도 봐요. 드라마를 보면 내내 몰입을 하니까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제가 한 번씩 세상과 담을 쌓을 때 보는 것이 드라마고,

일종의 잊는 행위를 할 땐 드라마를 봐요. 

반면 머리와 마음을 싹 비우고 다시 채워나갈 땐 걷죠.




Q. 5년 후 안은주는?

지금 하고 크게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5년 뒤에는 제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해답을 찾았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다양한 은하계에서 온 후배들과 함께 제주올레의 지속가능을 위한 논의를 하고,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면 좋겠어요.




Q. 꿈이 있나요?

농사꾼이 되고 싶어요.

제주올레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유일한 일은 농사를 짓는 일이에요.

아주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짓고 수확한 것들을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인터뷰에 함께해주신 안은주 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응원을 보냅니다.



https://www.jejuolle.org/trail#/



https://blog.naver.com/jejuolletrail/223319082490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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