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연의 장난> - 피에르 드 마리보
짧은 희곡을 읽었다. 실비아와 도랑트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정혼하게 되었다. 신분은 때로 사람을 못 보게 한다. 내가 돈이 없어도 누구 딸 아들이 아니어도 날 사랑해 줄 거야? 의심이 된 젊은이들은 각자의 하인과 역할을 바꿔 낮은 신분으로 위장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옷차림에 언어까지 숨길 수는 없다. 하인 아를르캥과 하녀 리제트는 서로를 귀족인 줄 알고 만난다. 마침내 네 사람의 장난이 밝혀진 다음, 귀족들은 더욱 감동하여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인들은 아쉬웠지만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며 사랑을 지속했다. 안 그래도 차이가 있는 두 커플이 역할극으로 그 차이가 더욱 부각된 듯했다. 웃기는 장난이라 생각했다. 초라해진 두 사람이 사랑할 수 있을까? 귀족인 상대에게 사랑받는 자신을 뿌듯하게 여기며 내 낮은 신분을 감히 미안해했던 그들이, 아를르캥과 리제트 이들이 과연 여기 희극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이런 설정이 잔인하다고 생각하면서 씁쓸한 음악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