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그녀

by 아륜

1.

콧속이 간질거린다. 옆에서 향이 난다. 무슨 향수 쓰는지 물으려다 그만둔다. 방금 만나 잠시 뒤면 헤어지는데. 샴푸 냄새일 수도 있고.



2.

“비 다 맞고 계신 거 아니에요?”


소나기에 젖은 목소리가 귀를 건드린다. 통화할 때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작은 우산 속에 그녀의 소리가 울린다.



3.

처음 보는 여자가 팔짱을 끼고 걷는다. 비를 피하려 가까이 붙기 위해 그리고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란 사실을 알지만. 이 기분을 말로 표현하자면, 말로 못한다. 그래도 말해 보자면. 촉감이 좋다. 아니 기분이 좋다. 구름? 솜사탕? 구름 솜사탕!



4.

하얀 블라우스에 연한 청바지를 입은 여자가 출구 앞으로 지나간다. 쭉 뻗은 다리를 나도 모르게 바라보다 시선을 거둔다. 곧 그칠 비 같아서 조금만 더 기다려 보려고 한다. 지하철 같은 칸에서 본 남자도 함께 기다리고 있다.


“씌워드릴까요?”


그녀가 돌아보며 말한다. 여기 있는 다양한 나이대의 남자들 중에서 오직 나에게만 눈을 맞춘다.


“저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나는 머뭇거리다 그녀의 우산으로 들어간다.



5.

이틀 전 그녀를 처음 만난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아직도 비가 그치지 않는다. 우산에 숨어 우리는 달큰한 숨을 주고받는다. 그녀는 구름 솜사탕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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