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단상]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1
사랑이 생각하는 시간에 비례한다면, 꽤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 카페에 일하는 젊은 바리스타가 "마감 30분 전입니다"라는 말을 꺼낼 때까지 2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눈 우리. "이 사건에 대해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한 건 처음이에요." 말문을 땐 그가 이야기를 쏟아냈다. 의미가 있었다. 그것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정제되지 않고 튀어 나온 날 것 그대로의 마음이였기에. 갈팡질팡, 오락가락하는 그의 마음 속 여행을 한참 한 후 들으며 드는 생각을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 했다. 자칫 감정이 섞이거나 표현이 서툴러 대화 주제가 산으로 가는 경험을 여럿 했던 터라 불필요한 단어를 최대한 배제하며 말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서로의 마음속 빈공간을 틈타 찾아온 침묵을 즐기던 우리. 생각 좀 정리하자며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습관처럼 왼손바닥으로 턱을 괴고 벽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가 하는 말. "형의 말이 내 마음과 딱 맞진 않지만 믿어보고 싶은 말이네요." 진심이 통하고 있다는 느낌, 참 오랜만이다.
#2
불현듯 찾아온 이별 통보. 퇴사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모인 송별회 자리. 마감날 디자인 회사 근처의 이자카야에 모인 우리는 식사시간 내내 연예 이야기만 했다. 마감이 끝난 다음 날. 그는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말 풍선과 인사하는 고양이 한마리를 채팅방에 띄우곤 조용히 방을 나갔다. 하고 싶었던 "누가 뭐래도 난 니글이 좋았어"란 말을 하지 못한 그 밤. 집에서 맥주 한잔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