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찾기1
<존재와 불안>
1.
불안과 고독. 인정욕이 채워지지 않음에서 오는 불안과 관계 속에서 소통의 기쁨이 채워지지 않음에서 오는 고독감. 현재 내가 가진 것에 대한 약간의 지루함과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 마음이 허할 때 마시던 타로 밀크티와 빨대로 쏙 빨아 먹던 펄의 종류까지. 2년전과 똑같은 모습과 감성으로 광화문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데자뷰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달라진 것은 당시에 마케팅 회사에 있던 내가 잡지사를 다닌다는 것 뿐. 어리석은 나는 오늘도 관계에서 고독을 느끼고, 고독에서 신세를 탓한다.
2.
알랭 드 보통의 말처럼 불안은 욕망의 하녀다. 욕망이 도무지 충족되지 않는 곳에서 불안은 스멀스멀 올라온다. 밑빠진 독처럼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다. 독을 호기롭게 채우다가도 순식간에 불안이 엄습한다. 욕망의 독을 다 채우지 못한 오늘 밤 나는 다시 불안하다.
3. 기쁨이 부족한 곳에서 쾌락이 굿판을 벌인다고 했다. 그런데 혼자 기쁨을 찾기란 도무지 쉽지 않다. 오후 2시 밝은 빛을 쬐며 혼자 골목을 걸어도, 돌연 밤바다로 드라이브해 파도소리를 들어도, 새벽녘 혼자 한강을 뛰어도 풍족히 채워지지 않더라. 기쁨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어디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까?
상처는 결국 별이 된다? 고독이 존재의 뿌리가 된다?
대체 이말은 언제 나에게 와 닿을 수 있을까?
4. 셰익스피어가 말했다.
모든 세계는 무대이다. 그리고 모든 남성과 여성들은 단순한 연기자들이다. 그들은 그들의 입구와 출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이 그의 일생동안 많은 역할을 연기한다.
나는 지금 어떤 연기를 하고 있는가. 대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무엇인가.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무의미와 의미의 왕복운동 # 불안과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