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첫 스피커 체험

by november

일요일 오후 네 시. 지인이 클럽하우스를 열었다.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 이야기나누는 모임이었다. 두 명의 모더레이터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차분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오늘은 첫 스피커의 역할을 해 본 하루로 기억될 듯하다.


나는 표제작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손을 들었다.


p.168-169

한때 슬렌포니아는 우리에게 가까운 우주였는데, 웜홀 항법이 도입되면서 순식간에 ‘먼 우주’가 되어버렸다네. 그곳에는 통로가 없었던 거지.

(중략)

계산기를 두드려본 우주 연방이 통보한 것이지. 슬렌포니아의 인구는 이미 독립적인 행성 국가를 유지하기에 충분하다. 더 이상의 우주선을 보낼 필요도, 경제성조, 에너지도 없다.

p.181-182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중략)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과학자 안나는 연구에 몰두하다가 자신의 가족이 이주한 슬렌포니아 행성에 갈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리게 된다. 경제적 이점만을 고려하여 지구와 슬렌포니아 행성의 연결 통로를 끊어버린 것은 바로 우주 연방. 소위 “중앙”이라는 거대담론이 옳다고, 더 값지다고 결정짓는 사안들 이면에는 그 결정으로 인해 고통받는 “개인”이 존재한다. 소수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뭉개버리는 것이 정당할까?


지금 현실에서도 쉽게 보이는 “개발”들. 그리고 그 결정으로 인해 소외되고 내쳐지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개인들은 늘 있다. sf의 외피를 두르고 현실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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