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어플녀 #1
데이팅 어플에서 어떤 여자를 만났다.
만나서 잤다.
다음날, 또 잤다.
그녀는 서울에 산다고 했다.
2주 후에 그녀를 만나러 서울에 갔다.
당연히 잠도 잤다.
헤어질 때 그녀는 내게 먹태깡을 주었다.
먹태깡은 그때 당시 구하기 힘든 과자였다.
그리고 다른 것도 있었다.
사진이었다.
유럽에서 찍은 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중 하나였다.
그녀가 준 사진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다는 걸 깨달았다.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아무튼 2주 뒤에 그녀는 내가 사는 곳으로 왔다.
우리는 또 잤고, 다음날에는 자지 않았다.
그녀는 나와 밥을 먹기를 원했다.
그래서 먹었다.
그리고 물었다.
“나랑 밥 다 먹고 친구 만나러 간다고? 어떤 친구 만나? 고등학교 때 친구? 아니면 초등학교 때 친구?”
“알아서 뭐하게? 너랑 상관 없는 일이야.”
그녀는 잠시 당황한듯 보였다.
“아니, 그냥 궁금해서. 그래서 고등학교 친구들? 중학교?”
“네가 상관할 바 아니라고.”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시발.”
그게 다였고, 화나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 옆에 붙어있었다.
우리가 부산역에서 헤어질 때 그녀는 종이 쇼핑백을 내 팔에 걸었다.
무거웠다.
내 표정은 구겨졌다.
그녀는 내 눈치를 살피고
"이번에는 노가리칩이야." 라고 말했다.
그녀는 도망치듯 떠났다.
거기엔 그녀가 만든 것 같은 디퓨저와 그녀가 오늘 아침에 갔다던 카페의 굿즈, 그녀의 사진이 함께 담겨있었다.
나는 불편했고
그대로 밀어버렸다.
그녀의 마음을.
그리고 나는 한동안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