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을 고군분투하며 살아왔고,
그녀는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어”라고 위로했다.
하지만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행복을 바깥에서만 찾으려 했고,
소유하면 행복할 거라 믿었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채워도 메워지지 않는 허기를 느끼며
그녀는 끝없이 달려왔다.
그러다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현관문을 열고 엄마의 선물을 들고 환하게 웃던 아빠의 모습.
그러나 경제 위기 이후, 그 웃음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늘 고개를 떨군 채 무거운 한숨을 내쉬던 아빠의 모습만
그녀의 눈에 선명히 남아 있었다.
그녀는 지금의 현실 때문에 아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삶이란 쉽지 않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배신할 수 있다는 믿음을
무의식 속에 저장해 두었던 것이다.
그 아픔을 지금의 가정에선 허락하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달려왔던 그녀.
하지만 이제는 알았다.
그 구멍을 메우지 않으면 삶은 계속 아플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제는 바깥이 아니라 내면에서, 그 구멍을 메워보려 한다.
누구나 자기 안에 알지 못했던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 여기고 스스로를 원망했던 그녀는
마침내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마주했다.
“너도 그동안 많이 아팠구나. 내 안에도 상처받은 아이가 있었어.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 애써줘서 고마워.
이제 아빠만큼 커진 내가 널 위로해 줄게. 우리 함께 메꿔 나가자.”
우주는 실수하지 않는다. 이 모든 상황은 내가 이겨낼 힘이 있음을 잊지 않도록 상기시켜 주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