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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율 Mar 12. 2017

기억으로 시작하는 시카고 여행

시카고 일러스트 여행기 000.

 누구나 마음속에 특별한 장소를 간직하고 있다.
어릴 적 추억이 가득한 동네, 작지만 아늑했던 첫 자취방,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던 우리의 아지트, 푸른 바다가 살아 숨쉬는 동해의 어느 바닷가 등. 그곳에 좋은 기억이 많을 수도,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을 수도, 그저 스쳐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았을 수도 있다.


시카고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본 창밖 풍경


 시카고는 이런저런 의미가 얽혀 나에게 특별한 도시가 되었다. 삶의 전환이 절실하던 시점에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시작한 생활.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새롭게 시도할 일이 있었고 일상이 여행이었다. 초반에 빡빡한 수업 일정을 따라가느라 매일 밤늦게까지 과제와 스터디를 하면서도 즐거울 정도였으니. 철없던 시절이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으나 지나고 보면 그 또한 추억들에 은근슬쩍 묻힌다.

길지 않은 시간만에 시카고는 마음에 깊이 각인되어 버렸다. 눈을 감으면 그곳의 풍경이 펼쳐지고 바람이 불어와 한국으로 돌아온 후 한참 동안 시카고 앓이를 했다.


여러 공항을 경유하여 시카고 도착. 너무 무거워서 마음 같아선 버리고 싶었던 이민 가방에서 드디어 해방되었다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렀다. 어떤 곳은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이겠고, 그새 많이 바뀐 곳도 있겠지. 언젠가 시카고에 가서 그 바람을 다시 느끼고 싶다, 꼭.
그렇기에 기억에서 꺼내는 이 이야기는 지나간 여행의 후기이자, 새로이 시작할 시카고 여행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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