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편의글,우리

글쓰기모임을 마쳤다

by 무구의식

12라는 숫자는 뭔가 좋다.

한달에 4주 3달,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 안에 폭풍우 같은 시간이 지나가기도 했다.

몇 번이나 이사를 했다.

그럼에도 땅에 단단히 박힌 나무토막을 꽉 붙들고 폭풍을 지난 것 같았다.


3달 동안 12편의 글을 써낸 글쓰기 모임을 마쳤다.

함께 정해진 한 권의 책을 읽었다.

매주 정해진 분량을 읽고, 그 안에서 함께 나눌 이야기를 글로 써냈다.

내가 발제를 맡았다.

각자의 인생을 응축해 짜낸 듯한 엑기스같은 글들이 쏟아졌다.


모임을 이끄는 것이, 따라주는 사람들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견고한 나무토막이 되어주었다.

나무가 아닌데도 땅에 깊숙이 뿌리를 내린 것만 같이 튼튼하게 흔들림없이 땅에 꽂힌 나무토막이었다.


일주일에 한편씩 의미있는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발제자가 아니었다면, 나는 끝까지 해냈을까, 꽤 강한 의지가 필요한 일이었다.

12편을 지속하신 분들이 계셨다. 대단하다.

많은 에너지를 얻고, 배웠다. 열정은 이렇게 주변으로 전파된다.


이것저것 욕심을 내다 보니,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함께 해주신 분들 덕분에 건강한 경험을 쌓았다.


매주 발제라는 숙제에 마음이 짓눌릴 때도 있었지만,

막상 발제를 염두하며 책을 읽고,

그 안에서 글감을 찾아내고,

누군가를 이끌, 영감이 될 글을 쓰며, 엄청난 몰입과 희열을 느꼈다.

나도 이런 글도 쓸 수 있구나, 하는 또 다른 가능성이기도 했다.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다.

며칠 지나고 나니 괜히 더 애뜻한 것 같아 눈물이 핑 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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