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12월의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구의식 Dec 12. 2022

12/ 한 짝씩 사라진 양말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22/12/12 PM 10:49


양말 통을 뒤적이다 그런 궁금증을 마주하고 피식 웃는다. 

세상엔 그렇게 참, 모를 일들이, 새삼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분명 원인도 있었을 거고, 과정도 있었을 텐데, 

시간의 전과 후를 따라 흘러갔을 것이 분명한데도, 그때에 깨어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게 일어나버린 일들. 그제야 고개를 가로 저으면 뇌 사이에 끼어있는 것만 같은 먼지들을 털어버려도, 과정이 사라지고 결과만 남은 사건은, 신비하게 느껴진다. 


가끔 이렇게 내가 알 수 없는 세상의 어떤 것까지 모두 알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 사람의 마음 속 깊은 마음이나, 어찌할 수 없었던 이해 가능한 사정들, 같은 것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모두 말해주면 좋으련만, 상대가 알려주지 않는다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 


모두 자신에 대해 진솔하게 말한다면, 참 좋을 것만 같은데, 이것이 나,같은 사람들의 마음이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 걸, 알게 된 것이 조금은 위로가 되기도 했고, 조금은 덜 궁금하게 해주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럴 수 있는 세상도 없지만, 그런 세상이 속 시원하고 아름답기만 하지 않을 거란 것도 알 것 같기도. 모두 솔직하게 말하며 소통하는 세상이란. 


2주 전쯤 일까, 3주 전이던가, 파트3 이후 처음 에니어그램 상담 예약 신청이 들어왔다. 새로 배운 내용까지 어떤 이야기를 해드리면 좋을까, 다시 상담 내용을 업그레이드하며 날짜를 기다려왔다. 이틀 전, 예약 확인 메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다. 불안한 마음이 불연듯 찾아온다. 설렌 마음만큼 실망할 마음이 안쓰러 토닥여 보기도 한다. 


관심있는 누군가에게 보낸 메세지의 답장을 기다리는 일이란. 아아. 아직 받지 못한 답장들이 마음에도 쌓여 있다. 답장 보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미안합니다. 사라진 양말로 시작해, 사라진 예약자와 사라진 메세지로 끝내 본다. 


모두 돌아오길 바라는 바 입니다. 


2022년, 12월, 12일, 12번째 글로. 

매거진의 이전글 11/ 친절한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