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 첫 글을 등록하던 때의 그 설렘을 잊지 못한다.
마음을 두근두근하게 했던 라이킷 알림과 늘어가는 구독자수를 보며 어안이 벙벙했었지.
구독자 100명이 되는 날엔 소소하게 혼술이라도 한잔 하려고 했는데 나와의 약속은 지키지도 못하고 시간이 지나가버렸다. 200명이 되는 날엔 놓치지 않고 좋아하는 매운 닭발에 축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계속해서 글을 써야 하는데 요즘엔 도통 글이 써지질 않는다. 연재 형식으로 글을 발행하고 싶은데 어렵게만 느껴지고 시작이 쉽지 않다. 최근에 글을 열심히 쓰려다 보니 나의 내면과 자주 마주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아물어서 딱지가 앉으려던 상처가 건드려져 다시 피가 났다. 그 자리에 새살이 돋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 생각하며 상처를 바라보다 시간만 간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지 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있는데, 부지런한 나의 작가님들은 밤이고 낮이고 없이 새 글을 발행한다. 아침 6시, 밤 12시쯤 유독 많은 새 글 알림. 그들의 열심이 나를 작아지게 만들기도 하고 자극하기도 한다. "글 잘 쓰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으엉 ~"하고 그들과 나를 비교하며 좌절했다가도 부족함이 많은 나의 글에 관심을 가져 준 사람들에게 고마워 다시 힘을 내기도 한다.
저번에 한 번은 [나의 브런치 활동을 공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발행했는데 늘 조용하던 나의 대나무숲이 많은 인파로 인산인해였다. (아 이건 너무 오버인가?)
며칠간 일일 조회수가 천 이상을 넘고 많은 라이킷과 응원 댓글이 달렸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글쓰기를 응원하는 좋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도 알게 됐다. 꿈꾸는 듯한 며칠이 빠르게 지나가고 다시 고요한 대나무숲으로 돌아왔지만 그때 느낀 게 있다.
어떤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어떻게 가 닿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순수한 마음으로 진실한 응원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언제 어떤 기회가 나를 찾아올지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류귀복작가님의 책에서 브런치에는 크게 네 가지 유형의 작가가 있다고 했는데 나는 요즘 그중 어디쯤에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은둔형 작가로 조용히 살기에는 내게로 향한 관심과 응원을 그냥 지나칠 순 없어 보답은 해야 하고, 스타형 작가가 되기에는 깜냥이 안됨을 진작 알아차렸다. 소통형 작가가 되고 싶은데 댓글 하나 다는 것에도 온 마음을 쏟다 보니 이것도 쉽지는 않다.
앱 접속은 매일 하지만 글은 이따금씩 한번 올리며 구독 중인 작가님들의 글을 빠짐없이 읽고 관심과 응원을 보내고, 큰 욕심 없이 지금은 그저 이곳의 일원이라는 것이 기쁜 것을 보니 유유자적형 작가가 맞는 듯싶은데... 나쁘지 않다. 꽤나 마음에 드는 포지션이다.
흘러가는 대로 두자. 매일 꾸준한 것도 좋지만 힘들 때는 억지로 힘내지 않기로 했다.
오래, 멀리 가기 위해서 나의 속도로 천천히 걸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