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후 K리그 활성화를 기대하며
자국 대표팀이 탈락하고 나면 관심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시작 전에 열기가 뜨겁지 않았던 탓인지 월드컵이 볼수록 재미있다. 물론 토너먼트가 진행될수록 강팀들 간의 대결이라 더욱 흥미를 일으키는 것이 사실이겠지만 막상 경기를 시청하니 관심이 증폭되는 것이다.
월드컵 이후 조현우 선수의 K리그 복귀전에서 관중이 9배 늘어났다는 기사를 봤다. 축구 관계자들이 어머어마한 노력을 별도로 한 것이 없다면 분명 월드컵 효과라고 할 것이다. 평소 K리그를 한 번도 안 본 사람들이 월드컵만 되면 축구에 관심을 갖는다고 일갈했던 사람들은 이런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설마 다음 월드컵을 위해서 혹은 K리그를 위해 관중들이 드디어 각성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무엇보다 일반 관중들은 한국 축구 발전에 책임이 없고 자신들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 즐길 수 있는 꺼리가 도처에 널려있다. 월드컵 때 조현우 선수의 활약을 보고서 또 보고 싶으니까 그냥 오는 거다. 문제는 조현우 선수를 보러 오는 것은 금세 한계에 부딪칠 것이란 점이고 조현우 선수를 보러 와서 축구 경기 자체에 재미를 붙여야 K리그의 진짜 팬이 되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객관적 시각을 가진 양 굴거나 무조건 선수들 편에서 어설픈 위로로 좋은 이미지를 가지려는 사람들은 지금의 이 기회의 가치를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또한 인신공격이나 과도한 비난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람의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진짜 개선이 필요한 지점을 벗어나 그 공격과 비난에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K리그의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바꾸어야 하고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축구의 근본적인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이 큰 방향을 설정하고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면 당장 K리그에서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과제가 분명 있을 것이다.
관중들은 절대 그냥 줄어들지 않는다. 재미있으니까 보러 오세요란 문장만큼 무책임한 것은 없다. 재미가 있고 매력이 있으면 관중들은 저절로 오게 되어 있다. 월드컵은 K리그에 도움이 된 적은 있어도 걸림돌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괜한 핑계거리 만들지 말고 지금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