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작년 축제에서 생겼던 일

by 노완동

행사나 축제를 준비하면 늘 부족한 것이 예산이고 일정이다.

부탁을 하고, 양해를 구하지만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오버 스펙은 스텝들에게도 적용된다.

규모의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굳이 이 정도 스텝들이 투입되어야 하는가인데

반갑긴 하지만 괜스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사고에 대한 우려가 확 줄어들게 되니 셋업부터 안심이 된다.


버스킹 출연진 중에 유독 까다로운 팀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설 정도는 아니어서 듣기만 했었는데 현장에 도착하니 누구인지 대번에 티가 난다.

젊고 앳된 외모에 불만이 가득하다.

드럼 주자인데 팀의 리더라고 한다.


드디어 시작된 버스킹 존 셋업.

거기서 예술할 필요는 없는데란 농담 뒤로 프로페셔널하고 세심한 음향 세팅이 이루어진다.

날이 서 있는 젊은 아티스트는 말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그저 음향 감독님들의 요구 사항에 따라가기 바쁘다.

드럼 구성 악기마다 마이크가 달리는 것이 처음인 모양.

이럴 때는 당황하면 안 된다. 당황하더라도 티가 나면 안 된다.


드디어 연주가 시작되고 패기 넘치는 음악이 축제 공간을 채운다.

밴드 음악을 듣는데 왜 이리 웃음이 나는지.

이윽고 공연이 끝나고 철수하는데 쿨하지 못한 질문을 던진다.


“음향은 어땠어요?”

(일동 엄지를 들어 올리며) “최고였어요!!”

대답이 없는 드럼 연주자는 불만이 사라진 얼굴로 묵묵히 악기를 챙길 뿐이다.


오늘 버스킹이 그 친구에게 어떤 계기로 작동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세상에는 정말 고수가 많구나’ 아니면

‘다음 버스킹 할 때 이 정도 컨디션을 요구해야겠다.’

이건 정말 쿨하지 못함을 넘어서는 참견이다.


그렇게 꼰대가 되어간다.

나는 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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