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失手)

내 아이에게서 배우는 것들 2.

by 노완동

34개월에 접어든 아들은 운동 능력은 좋지만 아직 말을 잘하지 못한다.

하지만 언어 지연 등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말이 느릴 뿐이지 소통은 잘되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단어를 말하기 시작하면서 “아니야”를 자주 쓴다.

근래에는 “싫어”도 추가되었는데 꼼꼼히 따져보니

아들이 떼를 쓰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때마다 “안 돼”라고 제지를 하게 되고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정어를 많이 들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걱정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을 곁에서 잘 지켜 봐주어야겠다.



지난해 11월에 적어 놓았던 글감.

여기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실수에 대응하는 자세였다.


실제로 그 무렵부터 지금까지 "실수"라는 단어도 엄청 많이 쓴다.

제일 중요한 공룡의 이름을 틀리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사물의 이름이나 용도를 잘못 말하거나

물건을 놓치거나 떨어뜨리면 여지없이 실수라고 외친다.


자신이 하거나 엄마, 아빠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 해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실수란 말을 하면서 심각해하거나 실망하지 않는다.

곧 다시 바로 잡으려고 하고 (물론 일부러 반복할 때도 많지만)

제대로 하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는 되었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렇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다시 고치면 된다.


타인의 실수는 지적하면서도 자신의 실수는 잘 인정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현명해진다는 착각 때문에 실수를 놓치기도 한다.

혹 실수를 인정하면 무언가 큰일이 난다고 생각하는 거 같기도 하다.


최근에 어떤 결정은 확실히 잘못되어 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인정하고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하자.

각자의 인생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니

그 누구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 관해서 말이다.



여전히 실수를 하는 것이 한편으로 부끄럽고 때론 실망스럽지만

아빠의 실수에 즐거워하며 아랑곳하지 않는 아들을 보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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