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千) 원

소소한 이야기 I 호떡 하나에 천 원

by 노완동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려 차례가 왔다.

은행에서 증명 서류 한 통 발급하는데 이천 원이라고 한다.

두 통이라 오천 원을 드렸더니 천 원을 거슬러 주셨다.


마침 현금이 있어 사용하긴 했지만

도대체 남은 천 원으로 뭘 할 수 있겠나 싶었다.


돌아가는 길, 재래시장 입구에 호떡집이 보인다.

별 생각이 없었지만 마침 호떡 하나에

천 원이라고 적혀 있어 냉큼 줄을 섰다.


앞에 계신 분들이 옛날에는 하나에 백 원 했었다고 말씀하신다.

뒤에 있는 청년은 영상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백 원 할 때가 언제쯤이었던가를 떠올리며

휴대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남긴다.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이 아니라

추억과 인증을 위해 판매되는 호떡이라면

종이 쪼가리보다는 비싸도 되는 거 아닐까.


종이컵에 담긴 호떡을 후후 불며

괜히 재래시장을 기웃기웃해 본다.


쫀득한 식감과 달콤한 설탕 소는 여전히 그대로인 거 같은데

신문지나 달력을 재활용해서 호떡을 싸 주던 시절보다

덜 맛있다고 느껴지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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