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I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해외에 나가면서 매번 다짐하지만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공항 서점에서 호기롭게 두 권이나 골라서 나올 때만 해도 충분히 다 읽으리란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대개는 이코노미 좌석의 불편함과 이런저런 일정을 핑계 삼기 일쑤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7시간(서머타임을 빼면 8시간)이란 시차와
AM 05:30에 오픈하는 카페 덕분에 한 권은 거의 다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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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편의 단편을 모아 놓은 것인데 모두 편차 없이 재미있다.
전편에 걸쳐 받은 인상은 매우 촘촘하고 단단하다는 것이다.
제목이 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_문장 웹진 2022년 8월호’는
<인터내셔널가>란 민중가요를 알고 있는 내 나이를 새삼 상기하게 만들었고
팬덤과 불행한 사고에 대한 ‘세상의 모든 바다_『악스트』 2022년 3/4호’와
오디션 프로그램과 아티스트의 성장을 다룬 ’로나, 우리의 별_주간 문학동네 2024년 3월호’는
개인적인 관심사와 연관되어 흥미로웠지만
‘무겁고 높은_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은 팔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하게 만들었다.
‘쇳덩이를 쥐고 두 발로 바닥을 밀어내는 순간’
역도를 이보다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오늘의 무게가 내일의 영광이란 문장을 보고 고3 소녀는 단호하게 생각한다.
아니. 이건 영광이 아니야. 이건 미래도 아니고 꿈도 희망도 아니야.
그럼 뭐야?
말하자면 그냥 100킬로그램의 손때 묻은 쇳덩이.
나도 몰라. 어쨌든 들 거야.
우리 모두 각자의 몫을 들어보자.
끝.
제목 I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지은이 I 김기태
펴낸 곳 I 문학동네
발행 I 2024년 1판 6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