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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리 Jun 27. 2018

공동연구합시다. 그런데 계약은 어떻게 하나요?

공동 연구 계약 체결 시 주요 점검 사항

기업, 학교, 연구기관, 즉 산학연에서는 각각 기관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연구개발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연구를 진행하면서 또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다른 기관과 협력하여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보유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협력하여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공동연구개발을 하기로 하면 초기에 계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계약에 대한 경험이 적은 쪽일수록 걱정되는 분이 많을 것이다. 계약 체결 시 계약서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지, 무엇을 놓치면 손해를 보게 될지, 계약서에서 언급했어야 했는데 빼먹은 것은 없는지 등 계약으로 인하여 미치게 될 영향의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 있다.


필자도 인하우스 변리사로 근무하면서 공동연구계약이나, 라이센싱 계약서를 자주 접하게 되었는데 초기에는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누군가가 콕 집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계약에 대한 안내 책자들은 있었지만, 너무 어렵게 쓰여 있기도 하고 책의 내용이 방대하다 보니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당시 상황에서 불필요한 것인지 판단이 쉽지 않았었다.


어찌 되었든 수년에 걸쳐 경험이 쌓이다 보니 중요하게 보게 되는 계약서의 항목들이 있었고 이러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간략히 적어보고자 한다.



공동연구개발 계약시 주요 점검 사


각 당사자의 역할

공동연구개발을 하기로 한 당사자는 서로가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 기초연구와 임상과정의 연구를 맡는 당사자와 제품 제작을 맡는 당사자가 있을 수 있고,  전체 연구 중 바이오 기술 분야의 연구만을 맡는 당사자와 IT분야의 연구만을 맡는 당사자가 만나서 공동연구개발을 진행할 수도 있다. 또한,  연구비를 지급하고 연구 내용의 흐름을 의뢰하는 기업과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기관의 공동연구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서로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공동연구 계약서에 상세히 기재되어 있는지 적어두는 것이 좋다. 각 당사자 역할에 대한 항목은 앞으로 각자 어느 분야에 집중하고 어느 부분에 책임을 지게 될지 정의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으므로 계약서에 기재하여 두는 것이 좋다.


당사자의 역할 부분은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 서로에게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서로 어떠한 책임과 의무를 기대하는지 문서화하여 분명히 해두는 것이 추후 논란의 여지를 없애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비밀유지 

비밀유지계약은 정식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NDA(Non Disclosure Agreement)나 CDA(Confidential Disclosure Agreement)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체결되는 것이 보통이다. 


공동연구에 관심이 있는 당사자끼리 만나면서 무엇에 대해 연구할지 각자 어떤 역량이나 기초 연구결과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공동연구를 진행할지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내용이 서로에게 공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한쪽 당사자가 신의를 어기고 제3자에게 정보를 흘리거나 언론 등에 공개해버리면 한쪽에 막심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아직 특허출원을 하지 않은 연구결과가 상대방의 부주의로 인해 공개되어 신규성이 상실된다면 특허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상호 비밀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비밀유지 계약이 사전 체결되었었다고 하더라도, 공동연구계약 자체에도 비밀유지 조항은 들어가야 한다. 비밀이 유지되어야 하는 항목이나 기간이 계약 체결 시에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조항은 반드시 넣어야 한다.



결과물의 권리 귀속

공동으로 연구한 개발 결과물로는 연구결과 보고서 내용 자체,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특허가 출원된 경우 특허 등 다양한 결과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개발 결과물의 지식재산권은 누가 가져가는가는 양 당사자의 주요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연구 착수하는 단계에서 서로 정하기가 어려운 경우 똑같은 지분으로 공동 소유하는 것으로 계약서에 기재하는 것이 보통이다.


연구비를 일방에서 전액 지급한 경우, 연구비를 지급한 당사자 쪽에서는 개발 결과물 자체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지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연구를 수행한 당사자는 계약 이전에 이미 가지고 있었던 지식재산권에 대한 권리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계약된 연구 범위 외의 연구 성과까지 상대방에게 넘어갈 여지는 없는지 등에 대한 확인을 하여야 한다.



수익 발생 시 분배

동연구개발 결과물이 누군가 제3자에게 라이센싱 되어 로열티를 받게 되거나, 자체적으로 제품 출시가 가능하여 한 당사자에 의해 제품 출시로 인한 수익이 발생했을 때 누가 얼마를 가져가게 될지 초기에 미리 정해놓는 것이 좋다.


만약, 계약 초기 단계에 수익 분배를 세세히 정하기 어렵다면 어느 시점에 다시 협의한다라도 기재해 두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가 한쪽 당사자만의 수익으로 연결되는 부당한 결과로 가는 일이 없도록 계약서에 적어두어야 한다.


수익 분배 등에 관한 세세한 내용은 법적인 내용이라기보다는 상호 협의에 관한 내용인 부분이 더 크므로, 계약 시 당사자간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내용을 정하는 것이 좋다.



특허(지식재산권 출원등록) 비용 부담

특허 비용 부담도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연구개발 결과로 특허나 이외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 국내에 특허 1건 정도 낼 때는 200만 원 이내로 해결이 될 수 있으므로, 누가 내든 상관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개발 결과물의 가치가 높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면 특허는 점점 더 많이 내게 되므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어 사전 협의를 해두는 것이 좋다. 국내에도 개량 특허 등의 추가 특허를 계속 출원할 수 있고, 출원한 특허가 등록이 되면서 다시 몇백만 원이 들어가게 된다. 무엇보다 해외 출원을 시작하게 되면 수천만 원씩 들어가는 것은 금방이기 때문에 특허비용 자체만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개량기술

계약 당사자 중 한 쪽 당사자가 공동연구 결과물에 대해 단독으로 "개량기술"을 개발하고자 하거나, 단독으로 개발한 경우, 다른 당사자에게 통보하고 개량 기술의 내용을 공유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두는 것이 좋다.


공동으로 개발하지 않은 개량기술의 결과물까지 공동소유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공동으로 연구를 한 이후 기술이 개량된다는 사실을 다른 당사자가 모른다면 본 계약당시의 공동연구에 대한 기여도 마저 훼손될 수 있는 우려가 있으므로 기술의 개량에 대한 상황은 상호 공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간

공동연구계약에 대해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계약기간은 공동연구기간일 것이다. 공동연구를 언제까지 할 것인지에 관해 일반적으로 3년이나 5년 정도로 정하지만, 이후 상호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 1년씩 연장되도록 계약서에 적어두어 공동 연구 계속에 대한 여지를 두는 것이보통이다.


양 쪽 당사자의 특수한 사정에 의해 조건부로 계약기간이 조정될 수도 있고, 연구비와 계약기간이 상관있을 수도 있으므로, 이 부분도 합리적으로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한쪽 당사자가 수익을 얻게 되었을 경우 공동연구 상대에게 수익을 분배한다면 언제까지 할 것인지 등도 점검해두는 것이 좋다.



상호 보증

공동연구 당사자는 서로 상대방으로 인해 어떤 손해를 입게 될지 모르는 리스크를 안고 있기도 하고, 불가피한 상황에서 발생된 손해에 대해 상대방으로부터 배상 청구를 당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안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서로 그러한 상황에 대한 상호 합의 차원에서 공동연구개발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했을 때 어떤 항목은 책임을 지기 어렵고, 불가피한 경우 책임을 경감하는 등의 상호 협의를 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

 


상호 명칭 사용 제한

공동연구를 하는 당사자들은 각 기관의 성격이나 규모가 다양하기 때문에 서로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특히, 한쪽 당사자의 인지도가 높은 경우, 다른 당사자의 공동 연구에 대한 언급으로 인해 곤란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내용도 계약서에서 점검해야 한다.  





공동연구 계약을 할 때 한쪽 당사자가 너무 지나치게 자신의 입장만 고집한다면 좋은 의도로 시작했던 공동연구 추진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계약으로 인해 가지게 되는 상호 이익이 있으면 당연히 상호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계약서 내에 사전에 주요 사항들은 최대한 명확히 적어 두되,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여 서로 양보하면서 현명하게 계약 체결을 하여 좋은 성과를 내도록 협력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계약서와 관련하여 세부적인 사항은 특허청과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의 안내 책자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링크를 붙여두었다.


산학연 협력연구 협약 가이드라인, 국가지식재산위원회, 2012

특허청  IP Business 계약서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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