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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리 Aug 18. 2018

특허만이 독점 권리를 가져다 줄까

의약품 개발 시 독점권을 발생시키는 제도

(허가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권리이지만 독점권이라는 점에서 특허와 공통되어 정리해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리스트에 제시되어 있는 참고문헌들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임상시험과 허가를 거쳐야만 제품화가 가능한 의약품은 제품 개발하여 허가를 받기까지 투여한 시간과 비용이 막대한 것에 비해 누릴 수 있는 특허기간이 짧고 한정적인 편이고, 어떤 경우는 허가를 받아 시판이 되기도 전에 특허가 만료되기도 한다.


의약품은 허가과정을 거쳐 제품 판매가 이루어지는데, 허가 과정을 거친 의약품에 대해 독점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해주는 제도들이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특허권의 유무와 관계없이 별도로 부여되는 제도이다. 따라서, 특허권을 더욱 두텁게 하거나 특허권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할 수도 있어 독점권 발생이라는 관점에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1) 자료 독점권(data exclusivity)

복제약 업자 등이 원개발자의 동의 없이 권리자가 제출한 임상 자료 등을 원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자료 독점권이다. 신약을 개발하여 시판허가를 얻기까지 전임상, 임상 1상, 2상, 3상 등의 임상시험을 거쳐 시험 자료를 축적하는 데까지 엄청난 규모의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신약에 대한 허가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 등을 다른 업체들이 인용하여 허가를 얻을 수 없도록 하는 제도가 자료 독점권 제도이다. 1) 2)


신약 개발자가 아닌 복제약 업체가 함부로 허가과정의 노력에 무임승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서, 이러한 제도로 인해 신약 개발자는 후발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는 시간을 지연시켜  실질적으로 시장 독점권을 누릴 수 있다.


자료 독점권은 세계 1위의 제약시장과  글로벌 제약사들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제도로서, 나라별로 신약에 대해 5년에서 10년의 자료 독점기간이 부여된다. 신약개발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투여경로나 효능의 개발에 대해 3년 내지 6년의 자료 독점기간이 부여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생물의약품에 대해 12년의 자료 독점기간을 부여하는데, 생물의약품의 경우 화학 의약품에 비해 특허권 행사가 쉽지 않고, 제조나 임상시험이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3) 생물의약품은 생물학적 제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세포배양 의약품,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을 말하며,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제조하는 화학 의약품과 달리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 또는 재료로 하여 제조한 의약품을 의미한다.

주요국의 자료 보호제도의 비교, 박현정 3)


2) 희귀 의약품 지정제도

희귀 질환에 대한 치료제인 희귀 의약품은 환자수가 적어 시장이 작기 때문에 상업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개발을 꺼려온 의약품이다. 이에, 각국에서는 상업적인 이익뿐 아니라 제도적인 이점을 제공하여 개발을 유도하였다. 임상기간 단축, 임상 비용 축소, 높은 신약 승인건수, 고가의 약가, 시장 독점 기간 부여와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4)


주요 국가들은 희귀 의약품에 대하여 허가 이후 일정 기간 동안 동일 질환에서 경쟁제품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장독점권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희귀 의약품 지정제도를 두고 있으나, 희귀 의약품에 대해 재심사가 면제되어 실질적으로 시장 독점제도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 5)6)


희귀 의약품은 시장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국내 시장만을 보고 개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각 국가별 희귀 의약품에 대한 시장 독점기간을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국가별 희귀의약품 시장독점제도 비교, 박실비아 外 5)


1) 박준석, "의약 허가와 관련한 자료독점권의 고찰", 통상법률, 2015.12

2) 김민서 外, "신약 특허의 국제적 보호체계에 관한 연구", 한국법제연구원, 2016.10

3) 박현정, "의약품 자료 보호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 고려대학교 법학과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6.12

4) 노경철, "블루칩이 된 희귀성의약품", SK 증권, 2016년 3월

5) 박실비아 外, "희귀 의약품 제도의 국가별 비교 연구", 보건사회연구, 33(2) 2013, 525-548

6) 재심사제도: 재심사는 의약품이 시판된 이후 개발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부작용 및 그 발생상황, 안전성․유효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을 확인․검토하여 허가사항에 반영하기 위한 시판후 조사(PMS, Post-Market Surveillance)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제도로서 시판후 4 내지 6년이 주어지고, 이 기간동안에는 복제품이 허가되지 않으므로 실질적으로 독점기간을 누릴 수 있다.




의약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특허를 출원하는 경우, 경쟁자가 먼저 특허출원하거나 신규성, 진보성을 잃어 특허등록을 받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어 가능한 빨리 출원을 하게 된다. 그런데, 특허출원 및 등록이 모두 완료된 이후에도 의약품을 제품화하기까지 임상시험을 단계별로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게 된다. 특허 존속기간은 출원일로부터 20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의약품을 개발하고도 특허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될 수 있다.


허가 과정을 거친 의약품에 대해 시장에서의 독점 권리를 부여해주는 제도가 특허와는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 의약품 개발 과정의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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