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업무를 하다 보면 검색을 많이 하게 된다. 특허 출원을 위해 발명의 신규성 진보성을 판단하기 위한 공지 문헌 검색, 등록 특허를 무효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모으기 위한 검색, 특허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모으기 위한 검색 등, 모든 특허업무는 검색과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특허 검색에서 중요한 것은 빠른 시간 내에 정확도 높은 검색 결과물을 얻는 것일 것이다. 본 글에서는 필자가 변리사로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일을 하면서 쌓인 특허 검색 노하우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특허 검색을 하고자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자
특허 검색을 하기에 앞서 무엇을 왜 검색하는지를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검색의 목적에 따라 어떻게 검색을 할지 방법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 출원을 위한 특허성 사전 검토의 경우
특허출원하고자 하는 기술의 신규성과 진보성을 검토하기 위해 검색을 하고자 한다면, 먼저 특허 출원하고자 하는 기술의 구성요소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구성요소들을 모두 담고 있는 선행 문헌 1개를 찾았다면 출원하고자 하는 기술은 신규성이 없는 것이고, 구성요소들을 일부 포함하고 있는 문헌 2개 이상을 조합하여 쉽게 발명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 진보성이 없는 것으로 특허성 검토 결론을 내는 것이다.
만약 구성요소를 A, B, C와 같이 3개를 추려냈다면, 먼저 3개 구성요소를 검색식에 모두 넣어 신규성을 부정할 수 있는 문헌을 검색해보아야 한다. 3개의 구성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문헌이 있다면 해당 문헌을 읽어보면서 신규성을 부정할 수 있는지 판단을 해보아야 한다. 1개의 문헌으로 신규성이 부정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추가 검색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3개의 구성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문헌이 없다면 최대한 유사성이 있는 문헌을 찾아보아야 한다. A+B를 포함하고 있는 문헌 1개와 C를 포함하고 있는 문헌 1개를 찾는 식으로 하여 2개 문헌을 조합하면 진보성을 부정할 수 있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고 검색을 마치게 된다.
특정 특허를 무효시키거나 등록되지 않도록 정보제공을 하는 경우
이미 특허로 출원되어 있거나 등록되어 있는 특허의 특허성을 부정하기 위한 검색의 경우, 특허에 이미 구성요소가 정해져 있으므로 특허의 청구범위에서 기술되고 있는 구성요소를 파악하여 이를 토대로 검색을 한다. 이때 청구범위 1항뿐 아니라 모든 청구범위에 기술되어 있는 구성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1개라도 특허성이 있는 구성요소가 있다면 그 특허는 무효되거나 거절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색의 방법은 특허성 검토를 위한 방법과 큰 차이는 없다.
기술 개발을 시작하기 전 선행특허들의 현황을 검토하고자 하는 경우
유사 기술을 검색하고자 하는 특허성 검토와 달리 특허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특허 검색의 경우, 가능한 정확도 높은 기술을 많이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는 검색하고자 하는 기술의 검색어를 추린 다음 해당 검색어를 특허의 요약서나 청구범위에서 포함하고 있는 특허를 검색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다. 요약서와 청구범위는 특허의 핵심사항들이 정리되어 있는 곳이므로, 필드 검색을 통하여 좀 더 효과적으로 개발 대상 기술의 현황을 보여주는 특허들을 추릴 수 있다.
2. 검색 대상 기술의 기본적인 숙지는 기본이다.
기술의 기본적인 내용도 모르면서 특허 검색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DNA를 검색한다고 하면서, DNA가 무엇을 의미하는 단어인지도 모른 채 검색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적어도 DNA 가 유전 물질이라는 것, DNA의 full name이 "deoxyribonucleic acid"라는 것, 핵산의 일종이라는 점 등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특허 검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잘 알고 있는 분야의 기술과 관련이 있는 특허 검색을 한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잘 알지 못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 검색을 한다면 기술에 대한 사전 공부는 필수이다. 그렇지 않으면 적절한 검색어를 추려낼 수조차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3. 검색어 선정을 충분히 숙고한다.
검색어를 선정할 때 하나의 단어에 대해 여러 개의 검색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위에서 예로 들었던 "DNA"라는 단어를 검색어로 넣을 때, DNA도 당연히 포함되겠지만, full name인 "deoxyribonucleic acid"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고 이의 한글음인 "데옥시리보뉴클레익 액시드", "데옥시리보뉴클레익 애시드", "디옥시리보뉴클레익 액시드", "디옥시리보뉴클레익 애시드", "데옥시리보핵산", "디옥시리보핵산" 등도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 한국 특허청에 제출하는 특허명세서에 포함되는 영문 단어는 한글로 번역하여 제출하기 때문에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는 한글로 번역하거나 번역이 어려운 명사의 경우 한글로 음을 표기하여 기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문 약자인 DNA 하나만을 검색어로 넣어 검색해보고 찾는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한 검색 방법이다.
4. 특허 검색은 명세서 쓰듯이 해야 한다(필드 검색의 적절한 활용).
특허 검색을 빠른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필드 검색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특허청의 특허 데이터베이스인 키프리스에서 검색을 하는 경우, '항목별 검색'이 제공되는데 이와 같은 필드 검색 기능을 잘 활용하면 효과적인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 항목에 어떠한 내용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서 검색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특허 문헌에서 제공되는 필드는 크게 발명의 명칭, 요약서, 청구범위, 명세서 전문으로 나눌 수 있는데, 발명의 명칭에는 특허 출원인이 내세우고자 했던 중요 단어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요약서에는 기술의 핵심 사항이 한 단락 정도로 요약되어 있을 것이고, 청구범위에는 특허성을 인정받기 위한 발명의 구성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특허 문헌 전체 필드를 대상으로 검색을 하는 것보다, 처음에는 발명의 명칭에서 검색 결과를 살펴보고, 그다음에 요약서 필드에서 검색을 해보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청구범위 필드에서 검색을 해보고, 다음으로 명세서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색으로 확장을 해나가면 검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기술의 특허성 검토를 위한 검색은 명세서 전체 필드 검색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지만, 관심 기술의 대략적인 특허 현황을 살펴보는 데는 발명의 명칭 필드나 요약서 필드 검색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한번쯤은 특허 명세서를 작성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각 필드에 어떠한 내용을 적었을지 상상해보고 검색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5. ctrl+F를 적절히 활용하자.
특허 검색을 하다 보면 검색된 결과물인 특허들을 검토하여 찾고자 했던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문헌인지를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검토하여야 한다. 찾아낸 특허 문헌들의 내용을 검토하는 데는 ctrl+F를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찾아낸 특허들을 다 읽고 있는다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니, 검색어로 넣었던 단어들을 ctrl+F로 찾아내 해당 검색어가 어떤 내용에서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검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trl+F 기능을 통해 검색어를 포함하고 있어도 관련이 없는 특허 문헌들은 골라내고 유사성이 있어 보여 꼼꼼한 검토가 필요한 문헌들은 따로 추려 놓는 식으로 특허 검색의 효율성을 높여가는 것이 좋다.
6. 구글 검색도 반드시 거치도록 하자.
특허 검색 중, 특허만 검색하고자 하는 경우 키프리스, 윕스, 위즈도메인 등과 같은 특허 데이터베이스 검색만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특허성 검토를 위한 특허 검색의 경우 반드시 구글 검색도 한번 거치는 것을 권장한다. 특허성 판단을 위한 선행 문헌에는 특허뿐 아니라 도서, 인터넷 문서, 논문 등 다른 형태의 문헌도 포함될 수 있으므로 구글 창에서 특허 검색을 위하여 사용하였던 검색어들을 이용한 검색도 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구글에서 특허 검색도 잘 되는 편이라 특허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되지 않았던 특허 문헌도 검색되는 경우도 간혹 있기도 하다.
특허 검색은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결과물을 얻어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시간과 정확도 중 좀 더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물론 정확도라고 할 수 있다. 목적하는 검색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기술한 검색 방법들이 어찌 보면 당연하고 기본적인 내용인 것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특허 검색을 하는 목적에 따라 가능한 빠짐없이 정확도 높은 결과를 얻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고, 상황에 맞게 적절한 검색 팁을 자유자재로 적용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숙련기간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