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깃에 입을 파묻은 채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과는 달리
공원 냄새를 좋아하는 여유로운 사람들의 삶을 들어보았습니다.
내 이웃의, 가장 가깝지만 먼 소소한 이야기.
김민주, 김태현, 김보희, 손여진 / 15살 / 녹천중
이 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여기 정자요! 약속 전에 쉬다가 갈 수도 있고 놀기도 좋아요.
또군 / 1살
공원을 한마디로 말하면 무엇인가요?
주인님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즐거운 ‘산책공간’이에요.
익명의 빨간 티셔츠
공원에서 뭐 하고 놀아요?
사람들이 자동차 조종하는 거 보면서 놀기도 하고,
여기 넓은 데에서 뛰어다니기도 했어요.
아기 아버님
공원을 한마디로 말하면 무엇인가요?
공원은 ‘활력소’라고 생각해요. 여기 놀이터나 공룡 모형 있는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익명의 어머님
자신만의 비밀공간이 있나요?
여기 공원은 전부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라서,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을 때에는 나무 사이에 있는 벤치에서 힐링해요.
까미 / 13살
이 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여기 별광장의 잔디요. 집에만 있다가 주인님이랑 여기 나오면
몇 바퀴 돌고 운동하기 딱 좋은 것 같아요.
이도경 / 12살 / 중원초
여기에서 뭐 하고 노세요?
어렸을 때 이 동네에 살았는데 엄마아빠가 자주 데리고 오셨어요.
요즘은 자전거로 트릭(묘기)하면서 놀고 있어요.
익명의 주황 티셔츠
이 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미술관이요. 볼 것도 많고 체험하는 곳이 재미있어요.
백경원 / 16살 / 재현중
여기 얽힌 특별한 추억이 있으세요?
네! 처음으로 학교 동생들이랑 자전거 타러 왔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교회 아주머님들
공원에서 자주 오는 이유가 있으세요?
저희 집 근처에는 이런 공원이 없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나왔어요.
미술관이 생긴 후부터는 더 자주 오게 되었어요.
강문성 / 12살 / 중원초
이 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네. 팔각정이요. 자전거를 타고 나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 좋아해요!
잘 들여다보면, 팔각정 밑에서 신기한 것들이 많이 나오기도 해요.
박한별 / 7살
공원에서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공간이 있다면?
별광장 풀밭은 저와 친구들의 보물 장소에요!
저기서 다 같이 보물을 숨겨놓고 찾고 총알 모으고 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공원에서 무엇을 하시나요?
매일 나와서 운동하고, 사람들하고 담화도 나눠요. 바둑이랑 장기 구경을 제일 많이 하죠.
이 동네에서 오래 사셨나요?
내가 노원구 산게 한 23년 정도 돼요. 공원이 생기기 전, 원래 이 곳은 빈 공터였죠. 그리고 저 실버카페는 원래 노인정이었어요. 노인정을 옮기고 카페를 지은 거에요.
공원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으신가요?
여기는 우리들이 장기, 바둑을 두면서 소일거리하기 좋아요. 저쪽은 바둑, 이쪽은 장기로 정해져 있죠. 그리고 실버카페에서 3시에서 4시까지 매일 공연을 해요. 그 공연을 보러 노인 분들이 많이 오곤 해요.
이 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딘가요?
저쪽에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도 많이 가고, 심심하면 공원을 한 바퀴씩 돌기도 해요. 이런 공원이 없으면 밖에 나와도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이 곳 자체가 소일거리가 되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 공원의 모든 것이 다 고맙죠.
이 공원은 나에게 000이다.
이 공원은 나에게 아주 훌륭한 쉼터에요. 여기서 마음의 평화도 얻고 장기 구경하면서 시간도 보내고 할 수 있으니까요.
INTERVIEW
중계 근린공원에서 풍선 자원봉사를 시작하신 계기는 뭔가요?
혼자 살다보니 나쁜 생각이 많아져 술에 의존하며 살다가, 술 살 돈으로 풍선을 만들어 나눠주자, 라는 생각이 들어 봉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풍선을 만들다 생긴 일화가 있으신가요?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청계천에서 봉사를 하는데 양복 입은 사람들이 30명 정도 지나가는 거에요. 그런데 그 순간에 풍선이 빵 터져 버렸어! 그랬더니 그 사람들이 누군가를 향해 다 엎어지고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는 거에요. 총소리인줄 알고 대통령을 에워싼 거죠. 그땐 정말 잡혀가는 줄 알았는데. 하하.
풍선 만드는 법은 어떻게 배우셨어요?
예전에는 남대문 근처에서 살았었어요. 그 당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행사를 하면 풍선을 만들어 주는 삐에로들이 왔는데요. 우연히 땅에 떨어진 풍선을 주웠던 것이 풍선 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어요. 어깨너머로 배우다 보니 처음에는 보여주기 창피할 정도로 못했었죠. 하지만 삐에로들이 만든 풍선을 얻어다가 풀고, 그 풀린 자국을 되짚어가며 역순으로 묶어보는 연습을 반복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이 공원은 나에게 000이다.
놀이터다. 놀이터는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의미 있는 장소니까요. 제가 풍선을 만들어 주는 장소가 바로 놀이터이기도 하고요.
글 취재 김희란, 송유화
사진 송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