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서점
노원구에 소재한 많은 서점 중 특히 노원문고는 노원구 주민이라면 남녀노소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1994년에 처음 매장을 오픈했다고 하니, 올해로 벌써 24년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문화 플랫폼 ‘더숲’까지 런칭하며 마을 문고로서 점점 입지를 넓혀가는 노원문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노원역을 부근을 지나다니다 보면 ‘노원문고’라고 쓰여있는 간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 매장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매장부터 5매장까지 노원역을 중심으로 흩어져 있는 노원문고는 각각 취급하고 있는 품목이 달라서 잘 알아보고 가지 않으면 수고로워지는 수가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오픈한 1매장은 현재 어린이 전문 매장이었던 3매장과 통합되어 노원문고 본점이 되었는데, 책과 어린이용 완구나 장난감을 팔고 있다. 2매장은 문구, 음반, 팬시용품을 팔고 있고, 따로 숫자가 붙지 않은 중계점과 5매장은 서적, 문구 복합매장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갤러리, 연주회, 영화 상영이 모두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인 더숲을 오픈했다.
이렇게 다양한 매장과 큰 규모로 노원의 도서공급과 문화 향유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노원 문고와 더숲. 이렇듯 서점에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한 공간에 담아낸 사장님의 경영 철학과 그 배경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노원문고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고, 노원문고 대표님과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노원문고를 처음 오픈하게 된 계기는?
본래 책과 인연이 깊었던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도 일했고, 편역 작업을 거쳐 책을 출간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서점을 운영하는게 잘 맞겠다고 생각해서 1994년도에 노원문고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왜 노원문고 1,2 매장 다음 바로 5매장이 있나요?
어린이 전용 매장인 3매장이 있었는데, 최근 1매장과 통합하여 본점이 되었고, 4매장은 ‘4’라는 숫자가 찜찜해서 만들지 않았어요. 한마디로 주인 마음이죠. 하하.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연신내 문고나 신촌 펜피아도 함께 운영하고 계신건가요?
네. 노원문고에 이어 2000년도에 연신내 문고를 오픈했고, 2008년도에 문구, 팬시 전문 매장인 신촌 펜피아를 오픈했어요.
더숲을 만드신 계기는?
요즘 거리를 지나다보면, 가게들은 온통 상업화 되어 있어요. 정작 진짜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는거죠. 한 공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해서. 우리의 사고와 가치를 결정하기도 해요. 그래서 돈도 벌면서 내 가치와 철학을 담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차도 한잔 마시면서 그림도 둘러보고, 보고 싶은 영화도 보는,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우리 사회에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더숲을 만들게 됐어요.
더숲의 역점 사업은?
한 달에 한 번씩 ‘심야 책방 & 심야 영화관’ 이벤트를 열고 있어요. 말 그대로 밤새 더숲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영화도 보면서 참가자들과 함께 밤을 새는 거예요.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하룻밤을 꼬박 새는 것 만으로도, 향후 책을 읽을 때의 마음가짐을 달리 할 수 있어요. 이 경험이 개개인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매달 진행되니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프로그램 기획이나 작가 섭외 등은 더숲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인가요?
내부에 운영위원회 체제를 갖추고 있어요. 영화, 예술, 음향 등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고 매주 회의를 통해 주된 사항을 결정합니다. 직원은 아니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고 각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들이에요.
운영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동네에 위치하다보니 적자가 심하다는 게 가장 힘든 점이에요. 문화사업은 개인이 하는 게 참 힘든일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전문가들도 도심에 오픈하면 훨씬 잘 될거라 이야기 하는데, 동시에 상품보다는 공간이 중심인 것을 굉장히 좋게 보더라고요. 그리고 프로그램들이 가지는 격에 비해 저렴한 것도요.
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명한 인사들을 초청해도 사람들이 잘 반응을 못하고 즐기지를 못하는 게 안타까워요. 삶이 바쁘고 이런 것들을 향유하는 교육을 잘 받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서 참 아쉬운 현실이에요.
향후 더숲 운영 계획은?
갤러리, 시네마, 공연장이 한 공간에서 모두 존재한다는 것이 더숲만의 장점이에요. 이 장점을 앞으로는 더 극대화하고 싶어요. 각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유기적인 행사를 많이 개최하고 싶어요. 최근에 했던 칠레 문화 행사가 바로 그 예시 중 하나인데, 칠레 대사와 영사가 직접 방문해서 칠레 문화를 소개하며 칠레 음식을 맛보고 영화를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관련 사진이나 그림도 함께 볼 수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우리동네 마을서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노원문고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플랫폼 더숲에 대해 알아보았다. 특히 더숲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며, 이 곳이 대표님만의 신념과 철학이 담긴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공간보다는 사람이 중심’인 이곳 더숲은 오픈한지 얼마 안돼서 아직 도약 단계지만, 많은 주민들이 이 공간을 찾고 있다. 시간이 된다면 차 한잔하며 책도 보고, 보고싶던 영화나 공연을 감상하며 잃어버렸던 삶의 여유를 되찾는 건 어떨까.
글, 인터뷰 : 온희선, 이주희
사진: 송유화, 이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