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 후기

by 너랑 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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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 송유화

사소한 이야기를 담담히 쓰는 것이 거창한 이야기를 멋있게 하기보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어느덧《너랑, 노원》6호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빨리 감은 듯 스쳐 지나가는 노원의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먼저 고심했습니다.

이 기사들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 수 있을까, 기록될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식의 본질적인 고민 또한 거쳤습니다.

어쩌면 이 책이 계속되었을 때, 노원의 역사 자체를 훑는 커다란 의미를 가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의미’를 담는 것 보다, 동네에 사는 한 명 한 명 사람들의 이야기에 포커싱하는 것이 이 책의 맥락에 맞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클래식 음악을 듣고 그 음률 자체에서 위로를 느끼듯, 의미 없는 미술 작품을 보고 커다란 영감을 얻듯, 기사에 담긴 이야기와 사람들 자체에서 공감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 동네를 재미있게 활용할 힌트를 찾길 바랍니다.


너무나도 바쁘게 살아가던 저는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집필의 과정에서 ‘더 넓은, 더 빠른 커리어’를 추구하던 삶의 템포를 늦출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각자의 이유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독자분들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눈앞에 놓인 일들에서 눈을 떼고 나의 마을을 돌아보며 잠깐 쉬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DITOR 최두찬

사실 깜짝 놀랐다.

《너랑, 노원》 6호 제작이라니. 그런데 다룰 주제가 녹천역과 육군사관학교? 바로 하고 싶다고 의지는 보였지만 걱정되고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예상대로 더운 여름날의 초안산 등반,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인터뷰와 촬영 협조 등 모든 게 술술 풀리지는 않았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캠핑을 해보고 평생 가볼 일이 있을까 싶은 육군사관학교도 방문하면서 그것을 글과 사진으로 옮기는 과정은 왠지 모를 희열을 주었다.

20년 넘게 노원에 살고 있고 노원에 관한 글을 쓰는 나지만 아직도 이곳은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넘치는 곳이다. 이번 기회를 빌려 책을 만들면서 내가 만난 모든 이야기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무료한 나의 삶에 에디터라는 어색한 칭호를 붙여준 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 전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드리는 당부의 말!

술 한 잔 마셨습니다… 결과가 잘 안 돼도 좋습니다. 하지만 너랑, 노원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진심을 다해 전합니다. 별로 일수 있습니다. 밤낮으로 고민하고 취재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습니다. 저의 진심이 느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DITOR 김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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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4 ,5 호와는 다르게 이번 6호는 노원에서 내가 잘 모르는 지역을 다루게 되어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진짜 여행자처럼 시작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조사하며 글을 쓸 수 있었다. 이번 노원의 설화글로 사람들에게 노원의 옛이야기와 유래를 설명 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뻤다.


또한 어렵게만 느껴졌던 육사를 이번 6호를 통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노원을 다양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경험들이었다.


어느 영화 평론가는 고향은 태어난 곳이 아니라 삶을 쌓아 올린 곳이라고 정의 내렸다. 노원은 나에게 그런 곳이다. 누군가에게는 단조로운 동네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지난 16년 동안 내 삶의 이야기를 쌓아 올린 곳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노원에 대한 같은 마음을 가지고 노원을 더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책이 노원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주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EDITOR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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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지켜본 여섯 번째《너랑, 노원》은 어느 때보다 어렵게 출발했습니다. 3,4월에 준비했던 지역잡지 출판 지원사업들에서 모두 고배를 마시고 잠시 ‘노원, 어디까지 가봤니’ 팀은 단톡방마저 잠이 드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러다 가까스로 7월이 되서야 서울문화재단의 도움으로 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사이 저는 개인적으로, 생애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준비하게 되면서 저는 제 삶과 인생 중대사에 집중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지역 투어 이후 워크숍과 아이템 선정 회의 등에 함께 하지 못했고, 녹천역 사용설명서 아이템이 어렵게 통과되어 생애 처음으로 녹천역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본 글에도 담았지만, 녹천역 주변은 정말 힐링의 공간이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역사 창밖으로 보이는 초록 나무들과 초안산 자락의 숲길들은 숨 가쁘게 달려왔던 저와 저의 아내에게 작은 여유를 안겨주었습니다. 숨을 돌리고 머리를 식히고 싶은 당신에게 다시 한번 녹천역 주변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기회를 함께 만들고 허락해준 ‘노원, 어디까지 가봤니’ 모든 팀원분께 감사합니다.




EDITOR 류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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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초안산 등산이 시작이었다. 15분이면 간다는 우리 에디터의 말만 철썩같이 믿던 팀원들은 점점 지치기 시작했고 뭔가 잘못된 걸 느꼈다. 잘못된 게 맞았다. 6호를 집필하며 초안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등산을 왜 갔냐며, 도대체 이 아이템은 어떻게 살릴거나며 불만을 토로해냈다. 공통된 불만을 토로할 때마다 우리는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고 5호 때보다, 그 이전보다 훨씬 가까워지고 있었다.

토요일 오전 10시라는 꽤 이른 주말 시간임에도 매주 토요일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기다렸고 일주일동안 쌓아뒀던 이야기들을 쏟아내기 바빴다. 즐거운 회의, 기다려지는 시간. 함께 작업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을까? 이번 6호는 힘든 등산으로 시작했지만 녹천역과 웃음이 함께 담겼다. 녹천 여행과 우리의 수다 여행을 함께 느껴보시길



HEAD EDITOR & DESIGNER 이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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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아서 책 사이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결국 그 책 사이에 끼어 납작한 책갈피의 기분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 김먼지,《책갈피의 기분》


누구나 자신의 일과 직업에 대한 고충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중에서도 편집 디자이너, 그리고 편집자의 하소연은 특별하다. “내 일이니까!”

변방 중에서도 변방에 서 있는 편집자와 편집 디자이너. ‘내 책’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에게 신중해야 하는 일이고 때로는 자신을 위해 포기하고 마는 일이기도 하다. ‘너가 쓴 거야?’, ‘너가 그린 거야?’, ‘그럼 한 게 뭐야?’, ‘본문? 폰트 정하는 거?’와 같은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는 것은 실로 그렇다.

어영부영 맡은 편집장의 직책에서, 내가 쓴 기사 하나 없지만 내 손을 거치지 않은 기사가 없는 이번 호를 발간하는 것은 그럼에도, 정말 그럼에도 즐거웠다. 또 한 번 납작한 책갈피의 처지를 면할 수는 없었지만 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나는 이미 그렇게 납작한 채로 기쁨을 느끼는 인간이 되어 버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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