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정리나, 브런치 쓰기도 그렇게 우선순위로 다시 올라오기까지 며칠이나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그렇게 하고 싶은 일보다 미뤄지는 일이 많아질 때, 부채감이 들어 일상의 만족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어쩌면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서 시작하는 일보다,
이유 없이 그냥 하는 그 일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다.)
내 경우에 일기 쓰기와 독서, 그리고 코칭공부가 그렇다.
그냥 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막을 수 없는 막강함이 있다.
어떤 장애물이 발견되더라도
까짓것!
이런 마음으로
그것을 기꺼이 뛰어넘거나 정면으로 들이받을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슬럼프가 없는 건 아니다.
코칭공부를 하다 알게 된 코치님이 있다. 지방에 사시면서 수업을 들으러 오실 때면 호텔을 잡고 1박 2일 수업에 올인하시고 집으로 쿨하게 가신다.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도 자신의 공부를 접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 할 수 있는 걸 한다는 신념으로 공부도 십 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분.
한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시며 또 코칭까지 공부하시는 열정을 보며
[이미 전문가이신 분들이 코칭까지 공부하시면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먹고사냐~ ]라는 한탄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오늘 우연히 그 코치님과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의견을 물어볼 게 있었는데, 인생상담이 되어 1시간 동안이나 코치님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일과 그 분야에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위해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며
아이들을 육아할 때 현실에서 발목 잡힌 적이 있다고..
자신과 같은 대학동기와 친구들이 앞서나갈 때, 그것을 보고 사회적 박탈감이 들어 자기만 제자리인 것 같은
기분이 왜 안 들었겠냐고... 아이들을 양육하며 풀타임이 아닌 프리랜서로 지내면서 그 고충으로 맘고생도 많았다고...
그래도 한 가지 소신은 자신은, 꾸준히 공부하는 태도와 어떤 작은 일도 하찮게 대한적이 없다고....
그 일을 하는 사명을 갖고 살면서 사람을 만날 때마다 힘이 충전되어기분이 매우 좋고 뿌듯했다고..
사람이 관련된 일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서 나중에 어떤 결과로 나올지 아무도 모르고,
지금 현재 안 좋은 일이 어떻게 좋은 일로 연결될지 모른다는 하셨다.
그리고 아무리 남들과 비교를 해봐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최선이다.라는 말씀까지.
무엇하나 빼놓고 싶은 말이 없었다.
앞서 걸어간 인생 선배의 말이 오늘 만큼 위로가 된 적이 또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최선이다라는 말.....
내 마음이 요즘 좀 흔들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신감이 떨어졌는지도 모른다.
1시간 동안 코치님의 살아온 생생한 인생스토리로 에세이 한 권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맺어진 인연에 감사했다.
Unsplash의Johen Redman
그렇다.
나도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사람이었다.
아이가 아플 땐 간호를 했고, 설거지가 밀렸을 땐 설거지를 했고, 기운이 없을 땐 독서를 했고, 하루를 잘살기 위한 마음을 다지기 위해 매일 일기를 썼다.
커뮤니티에서 매주 독서 나눔을 하고 매주 코칭공부와 코칭수련모임을 한다. 체력을 위해 운동을 하고,
가끔 블로그에 나의 삶을 기록하고 브런치에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할 수 있는 것을 이미 꾸준히 하고 있던 나의 모습들을 오늘은 좀 찬찬히.. 그리고 세밀하게 칭찬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