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금 Feb 02. 2023

아이들은 금광과 같다.

금광의 ‘존재’와 그것을 ‘캐는 존재’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말이 되지 않아서 웃음이 날 때도 있고 생각보다 논리적이라 헛웃음이 날 때도 있다.

자신만의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하는 말들은 놀랍고 말이 어눌해서 발견되는 귀여운 말들은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든다. 그래서 아이들의 말은 금광과 같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말을 가득 머금고 있어서다.


아이를 매일 돌보는 어른들은 가사에 묻혀 아이들의 말을 자주 놓치게 된다. 그러지 않아야지 하지만 쉽지가 않다. 하지만  부모는 광부의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아이들이 예쁜 말, 신기한 말, 재미있는 말이 언제 발견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금 같은 재미있는 말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한바탕 웃고서 시간이 지나버리면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 황금 같은 말들을 캐내어 메모해두지 않으면 아이들의 예뻤던 말은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아이들의 재미있는 말이나 예쁜 말들은 광부와 같은 마음으로 어딘가에 옮겨두어야 한다. 그래서 가끔 아이들의 말을 기록해 놓는다. 자주 기록하지 못한 것을 늘 후회하면서도 가끔 생각이 날 때만 노트를 펼치게 된다.


아끼는 금 들 중에 첫째 아이의 금은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말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말이 발음이 되지 않아 나오는 말이었는데 의미도 좋고 이걸 말하는 발음과 목소리는 더 사랑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말은 참으로 공평하고 평화로운 말이다. 우리는 모두 다 꽃이라는 말로 들렸다. 그래서 어눌한 발음으로 하는 말이 참 듣기 좋았다.


둘째의 금은 ‘있다고 하자! 했다고 하자! ’ 다.

얼른 들으면 멋모르는 둘째가 우기는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좀 그렇긴 하다) 가만히 들어보면 참 현명한 말이다. 만사 복잡한 거 없이 해결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그 말에 동의하고 나면 진짜 그런 듯이 행동하는 역할극이 시작된다. 그 역할극에 열심히 동참해 주면 아이 얼굴에 함박웃음이 핀다. 메모지에는 ‘있다고 하자’ 세아 마법이라고 메모해 두었다. 가끔 나에게 필요한 말 같아서다. “걱정하지 말고 그냥 된다고 (생각) 하자!”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이들의 금광에서 또 어떤 금이발견될지 기대가 된다. 금광을 캐는 광부의 마음으로 아이들의 말을 놓치지 않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