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 운동 vs 프리웨이트 : 초보자편
올해는 살을 빼겠다며 헬스장에 등록한 당신. 그 결심을 한지 벌써 2달하고도 6일이 지나는 시점, 그 다짐을 잘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진짜 새해는 3월부터라며 헬스장에 첫 방문한 당신. 헬스장에 가면 크게 두 가지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바로 헬스 기구가 잔뜩 있는 곳과 바벨과 덤벨이 있는 곳. 처음 왔다고하니 트레이너는 기구 사용법을 하나하나 알려주고, 그래도 뭔가 알아보겠다며 여기 저기를 검색한 결과, 블로그나 유튜브에서는 3대 운동이 중요하다고 한다. 과연 뭐가 맞을까?
이걸 운동이라는 지루한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재밌는 게임이라고 생각해보자. 새로운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기 위한 ‘튜토리얼’이라는 것이 있다. 기본정보는 있어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게임을 알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초보자에게 처음부터 레벨이 맞지 않는 정보를 주다보면, 할 의욕도 떨어질 뿐더러 무슨 말을 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 자신이 레벨이 높다고 초심자에게 고급 정보만 전달해준다? 배려심이 없는 것이다.
헬스장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운동을 하려면 일단 자신의 몸을 쓸 줄 알아야한다. 하지만 운동과는 담을 쌓았을지 언정 다른 친분을 쌓은 적은 없는 당신은 당신을 몸을 쓰는데에 익숙하지 않다. 일상생활에서는 저항을 느껴가며 움직일 일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항을 없애려고 노력할 뿐. 이런 초보자에게 헬스 기구들은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것을 보조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 헬스 기구들은 한 군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초보자들은 자신의 몸을 쓸 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근육까지 써가며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초보자들이 더 쉽게 운동을 하고나서 지치는 것은 이런 이유도 있다. (물론 체력이 저질인 것도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3대 운동을 한다? 3대 운동은 한 군데의 근육을 쓰는 것이 아니고 온몸을 다 신경써야 하는 고난도의 운동이다. 아마 몇 번 하고 나면 잘못된 자세로 인해서 근육통은 근육통대로 오고 관절은 관절대로 아프게 될 것이다. 안 그래도 없던 의욕을 짜내서 갔는데 하루만에 온몸에 통증투성이가 된다면? 근육통 빠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치킨의 유혹에 넘어가 모두가 아는 그 결말로 영원회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온몸을 쓰는 만큼 살이 빠지고 근육이 생기는 효과는 확실하지만, 걷지도 못하는 데 뛰는 것부터 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과 연이 거의 닿지 않았던 당신에게 트레이너들은 기구 운동을 추천하는 것이다. 일단은 ‘기본’은 갖출 수 있도록, 초보에게 어울리는 보조 기구를 붙여주는 것이다. 물론 평생 안 쓰던 근육에 손상을 주는 행위를 해주기 때문에 근육통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만한 세월을 운동을 하지 않았기에 받는 대가인 것을.
하지만 처음 근육통만 견뎌낸다면, 당신은 당장 헬스 아가에서 헬린이로 성장할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기구를 쓰다가 바벨이나 덤벨을 쓰는 운동에 호기심을 갖고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샌가 거울 보는 것을 즐기고 운동 유튜브를 애청하는 헬린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왕 운동하는 거, 멋있게 하면 좋지 않겠는가. 바벨과 덤벨을 남들이봐도 멋지게 들어올린다면, 아무도 초보자로 보지 않는다. (선수들이 아닌 이상은)
운동 영상으로 유튜브 첫 화면이 도배된 당신이 헬린이!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기구로 OOkg까지 하면 3대 운동으로 되지 않을까?’하는 섣부른 생각은 하지 않기 바란다. 왜냐하면 보조장비가 가이드를 주는 상태에서 무게를 다루는 것과 온전히 자신의 몸만으로 무게를 컨트롤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이는 것과 손으로 나사를 조이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처럼. 일단은 기구로 자신의 몸을 쓰는 법을 익힌 다음, 천천히 3대 운동에 도전해보도록 하자.
3대 운동이 정 궁금하다면, 맨몸이나 아주 가벼운 무게로 도전해보도록 하되, 옆에 트레이너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를 두고 하길 바란다. 아마 별거 아닌거 같은 동작을 하는데 엄청난 잔소리과 교정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게다가 매년 3대 운동을 하다가 실제로 사고로 인해 죽어나가는 사람이 늘 있다는 점에서, 꽤나 위험한 운동임을 인식해야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쉽게한다고 나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