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랑잠수함의 진지한 북리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고민한다면 "컨버전스 2030" - 노랑잠수함의 진지한 북리뷰
컨버전스 2030 - 미래의 부와 기회
피터 디아만디스, 스티븐 코틀러 (지은이)
박영준 (옮긴이)
비즈니스북스 2021-02-08
원제 : The Future Is Faster Than You Think: How Converging Technologies Are Disrupting Business, Industries, and Our Lives (2020년)
코로나19가 세상을 점령한 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불안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는 건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코로나를 키워드로 하는 책도 많이 출간되고 있다.
평소 이런 카테고리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나 역시 언제부턴가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코로나19와는 관계없는 책이다.
다만 미래세상을 소개하고 어떤 기술이 어느 정도로 발전했으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다.
사실 이런 부류의 책을 많이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만 미래세상이 어떻게 다가올지 참고하기 위해 한두 권 읽는 건 괜찮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현재 개발되고 있는 기술을 소개하고 상용화되었을 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로 인해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카테고리의 책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달라진 세상을 실감하게 된다.
어릴 적 읽었던 공상과학소설에서 소개하는 미래 세계, 그때는 책을 읽으면서도 “작가의 상상력은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의 대단한 상상력을 가진 작가들의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현실화됐거나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영화 “제5원소”에서는 하늘을 나는 택시가 등장한다. 이 책에 의하면 이 공중 택시가 세상을 누비는 데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의료기술은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모니터링용 생체 로봇을 이용해서 감시 및 예방으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학교와는 다른 교육 시스템이 조만간 등장할 것이고, 생산과 소비라는 두 축으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 역시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한다.
가령 3D 프린터가 광범위하게 발전을 하고 나면 내가 원하는 옷을 쇼핑몰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옷에 대한 데이터를 받아서 직접 프린팅 해서 입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택배는 드론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하고 이는 뉴스에서도 간간이 볼 수 있는 기사다.
사실 이런 미래를 상상하면 설렘보다는 암울함을 느낀다.
내 직업, 내 밥벌이를 인공지능과 컴퓨터가 앗아갈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정보화 시대가 자리를 잡으면서 산업화 시대의 직업들이 많이 사라졌고, 그로 인한 실직자도 증가했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가 새로 만들어낸 직업의 숫자, 종사자의 숫자는 사라진 직업과 실직자 수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또한 필수적인 많은 기술과 서비스가 대부분 무료화되거나 무료에 다름없는 수준의 비용으로도 충분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정말 그런지는 그때가 되어 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 눈길을 잡아끈 단어가 몇 개 있다.
측정, 이동, 감지, 융합
앞으로의 세상은 “측정된 정보”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고 말한다.
우리 몸의 건강은 나노로봇에 의해 측정될 것이고, 교통 흐름 역시 측정을 통해 적절하게 통제될 것이며 세상은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것이라고 해도 측정 데이터를 통해 판단된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을 받은 건 바로 “이동”에 관한 부분이다. 네트워크는 무엇일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연결”이라고 생각했다. 특정 지점 간의 연결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연결”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목적은 바로 “이동”이다. 정보의 이동, 화물의 이동, 사람의 이동... 사실 인간은 끊임없이 이동하는 존재다. 그리고 다양한 요소에 바로 이 이동이 자리를 잡는다. 그렇게 끊임없는 이동이 우리의 삶과 미래를 좌우한다.
내가 밑줄을 그은 문장은 이거다.
71P
네트워크는 운송의 수단이다. 즉,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더 중요한 정보와 혁신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시키는 모든 방법을 일컫는다.
다음은 “감지” 나노로봇은 우리의 몸을 측정하고 감시한다. 이상을 감지하면 그에 해당하는 해결책을 찾고 적용한다. 물론 이 과정에 인간의 적절한 개입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감지되는 “이상”은 즉각 해결되어 “정상”으로 돌아간다.
마지막은 “융합”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정신없이 빠른 변화의 세상이 가능하게 하는 단 하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게 “융합”에서 시작된다고 이해했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이상의 무언가가 서로 연결되고 나면 “시너지”라는 단어로도 모자란 혁명적인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변화는 그 변화의 크기만큼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 눈길을 끈 문장을 소개한다.
408P
그러므로 우리가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그동안 줄곧 이야기한 대로 심호흡을 하고 눈을 부릅뜨라는 것이다. 당신이 준비가 됐든 안 됐든 미래는 이미 우리 옆에 와 있으니 말이다.
412P
그런 의미에서,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져야 한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나? 왜 당장 행동에 돌입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