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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Oct 21. 2021

이노키 마사후미 "물리지 않는 물리학"

노랑잠수함의 쉽지 않은 북리뷰

50년 전의 물리학이 지금도 통할까? 이노키 마사후미 "물리지 않는 물리학"

- 노랑잠수함의 쉽지 않은 북리뷰


물리지 않는 물리학 - 복잡한 수식 없이 유쾌하게 즐기는 경이로운 물리학의 세계   

이노키 마사후미 (지은이), 정미애 (옮긴이), 오스가 겐 (감수) 필름(Feelm) 2021-10-08

 금년 들어 물리학, 양자역학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고 리뷰를 남겼다. 별 생각없이 읽기 시작한 책이 궁금증을 낳았고, 그래서 선택한 다른 책은 여전히 궁금증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아니, 더 큰 궁금증을 낳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와중에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다중 우주를 소재로 한 소설까지 읽었으니 머릿속이 복잡했다.


 덕분에 유튜브와 블로그까지 물리학과 관련된 자료들을 많이 뒤져봤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달았다.

 “아! 이렇게 대충 읽는다고 해결되지 않는 수준이구나. 포기하자.”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 그래서 깔끔하게 물리학, 양자역학에 관한 책들을 외면하고 있었는데...


 9월 중순쯤, 필름 출판사라는 곳에서 도서리뷰 안내 메일을 받았다. 책 제목은 “물리지 않는 물리학”이란다. 나름 재치있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간단한 설명으로는 쉽게 쓴 물리학 책이라고 한다.


 신청을 해서 이 달 10일경 책을 받았고 방금 다 읽었다.

 일단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

 아무리 쉽게 썼다고 해도 물리학은 어렵구나 라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책처럼 무슨 의미인지도 모를 공식을 풀어 설명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이 책이 그나마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큰 장점이다.


 무심코 책을 읽다가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책에서 읽은 것과 설명이 다른 것 같은데? 번역이 문제인가?” 싶어 책을 앞뒤로 뒤적이다 알게 된 사실.

 이 책은 최신판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50년 전에 출간되었던 책을 최근에 복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최초 출간 이후 물리학계의 변화나 최근의 발견 등을 제대로 담지 못하는 문제는 있다. 이 책의 감수를 담당한 오스가 겐이라는 분의 설명에 따르면 원전을 충실하게 따르되 용어나 새로운 발견 등에 관한 부분은 별도로 설명을 달았다고 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페이지 아래에 설명이 꽤 자주 등장한다.


 물리학계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새로운 발견이 일어난다고 한다. 어제까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게 오늘 갑자기 거짓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 이 오래된 책을 복각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다 읽고나니 복각의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물리학 관련 다른 책들에 비해서도 비교적 쉽게 설명을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아마 이렇게 풀어서 설명하는 책을 다시 쓰기보다 복각을 선택한 것 같다.


 다만 이 책이 처음 출간된 당시와 지금의 개념 설명이 달라지거나 용어가 달라진 부분들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내용이 처음 등장하는 페이지 하단의 각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이걸 다 외울 수는 없으니, 각주 설명을 읽었더라도 몇 페이지 넘기다 보면 헛갈리기 일쑤였다. 차라리 지금 사용하는 용어로 바꾸던가 해당 단어 다음에 괄호 안에 함께 썼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 책의 작가는 내가 태어난 해인 1967년 작고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 책은 적어도 지금 내 나이 이상은 되었다는 이야긴데, 최신 흐름에 대한 부분은 추가할 수 없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이 일본에서 나온 책이니 집필 당시 일본 물리학계의 수준이나 인력, 인프라 등에 대해 조금씩 언급을 하고 있다.


 그러니 책을 읽으면서 일본 물리학계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다만 한국은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부분도 아쉬웠다. 책 뒤에 별도의 부록으로 삽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내 동향을 짤막하게라도 언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책 제목이 눈길을 끌기는 하지만 책 내용과는 상관없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리고 원저의 제목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아마도 “현대물리학 개론”이 이 책 아닐까 싶다. 원래의 제목 그대로 출간했다가는 출간 즉시 망하는 꼴을 보게 될 게 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목이 너무 나간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살짝 아쉽다. 이 책 뒷표지의 “나의 첫 물리학”이라는 문구가 제목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 책의 마지막에 저자는 두 유명인사의 말을 소개한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닐스 보어의 말도 있다.

 “전문가는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난 아직 전문가는 아닌 걸까? 난 어느 정도의 실패를 경험한 걸까?


https://youtu.be/VZgupHIs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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