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터제의 예술가들

아터제 호수의 예술가들

by 박종수


우리가 익히 들어온 이름들 구스타프 클림트나 구스타프 말러 같은 이들이 바로 바람으로 그린 풍경화를, 그리고 음악으로 그린 풍경화에 아터제의 장미향을 듬뿍 담아 우리에게 전해주는 멋진 예술가들일 것이다. 그들의 이름과 작품을 통해 우리 역시 잘츠카머굿으로 빠져 들 수 있다면, 특히 잘츠카머굿의 아터제 호수와 장미향에 매료될 수 있다면 행복할 것만 같다.



1. 아터제의 예술가들



I. 잘츠카머굿


오스트리아 중심지역에 크고 작은 10여 개가 넘는 호수들이 있다. 이 지역을 ‘잘츠카머굿’(Salzkammergut)이라고 부른다. 이곳에 가기 위해 잘츠부르크를 출발해 30여분을 달리면 제일 먼저 후술제(Fuschlsee) 호수에 닿는다. 이곳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FKK(Frei Körfer Kunst) 휴양지이다.


후술제 호수를 지나면 이번에는 모차르트 동상이 있는 상크트 길겐(St. Gilgen)에 닿는다. 이곳은 모차르트 마을로 불리지만 정작 모차르트는 이곳에 없다. 실제 이곳은 모차르트의 어머니인 안나 마리아가 태어났고 그의 누나 난네(Nanner)가 결혼 후 이곳으로 이주해 평생을 살았을 뿐이다.


오스트리아의 중심부 잘츠카머굿(Salzkammergut)


모차르트는 없지만 그의 뿌리가 바로 이곳이기에 마을 곳곳에는 모차르트를 기리는 동상이나 기념비 등이 설치되어 있어 그 흔적을 좇으며 산책길에 나서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곳에서 볼프강제 호수를 떠다니는 유람선을 탈 수도 있다.


사실 볼프강제 호수는 예전 독일 총리였던 헬무트 콜이 휴양지였을 정도로 이곳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더구나 이곳에서 볼프강호수를 감싸고 있는 1,782m의 샤프베르그(Schfberg) 산꼭대기까지 증기톱니바퀴 기차가 올라가기 때문에 멋진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도 있다.


샤프베르그(Schafberg) 정상에 오르면 잘츠카머굿에 있는 13개의 다른 호수들 모두 보게 되는 믿을 수 없는 360도 산 파노라마를 꼭 보아야 만 행운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 파노라마를 즐기고 내려오면 또다시 조금만 가면 샤프베르그에서 보았던 몬드제 호수를 만나게 된다. 마치 호수가 반달처럼 생긴 탓에 호수 이름이 몬드(Mond/ 달)라는 이름이 붙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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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schlsee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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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gangsee 풍경들과 샤프베르그 올라가는 기차


몬드제 호수에는 748년 바이에른 오딜로 공작이 건립한 몬드제성이 있다. 몬드제 성(Schloss Mondsee)은 잘츠카머굿의 진정한 보석이다. 이곳은 사제관은 물론 일반 상점까지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하다.

한편, 이곳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록 사무소 중 하나인 퓌르스텐침머(Fürstenzimmer: 영주의 방)가 있어 결혼식을 위한 마법 같은 배경을 제공한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결혼식 장소로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하게 된다.


그런데 몬드제 호수와 관련된 한 가지 놀라운 뉴스가 있다. 몬드제는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남은 개인 소유 호수 중 하나인데, 2008년 8월 소유주인 니콜레트 베흐터가 매각을 발표한다. [‘Grenz, Gabrielle’, 2008.08.02]. 이 기사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개인 소유 호수 중 하나인 몬드제 호수가 매물로 나왔다"라고 한다. (* The Sydney Morning Herald. 2024.10.14 보도]


몬드제 바로 곁에는 잘츠카ᆞ머굿에서 가장 큰 호수 아터제(Attersee)가 있다. 아터제 호수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걸쳐 있는데 그 길이가 20여 Km에 이르고 호수의 동서 간 폭은 4Km, 수심은 평균 85m나 된다.

잘츠카머굿 지역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아터제 호수를 감싸듯 솟아있는 샤프베르크(1,783m) 산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도레미 송이 나오는 장면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 주변에 크고 작은 여러 봉우리들이 또한 호수를 에워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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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몬드제 호수의 저녁노을, 2)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할슈타트제와 몬드제가 보인다. 3) 샤프베르그 정상에서 바라본 몬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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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샤프베르그 정상에 있는 호텔, 2) 호텔에서 바라본 볼프강제 주변 마을, 3) 샤프베르그 정상 부근의 쉼터


알프스에서부터 뻗어 내린 여러 봉우리들은 2000여 m에 달하는 휠렌게비르게(1,862m) 산맥을 이루면서 잘츠카머굿을 지키고 있다. 남쪽에는 고사우제(Gosausee) 호수를 지키고 있는 다흐슈타인(Dachstein 2,995m)이 우뚝 서있어 잘츠카머굿 지역 전체는 크고 작은 호수들이 여러 산들과 함께 멋진 경관을 선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알프스 자락으로부터 몬드제(Mondsee) 호수와 아터제 호수로 흘러드는 강물은 아터제 호수를 벗어나 린츠를 거쳐 도나우강으로 흘러들면서 도나우강변에 적지 않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잘츠카머굿에는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호수가 또 하나 있다. 바로 할슈타트 호수(Hallstaetter See)이다. 언제인가 한국 TV에서 이곳을 배경으로 사랑이야기가 전개되는 드라마를 방영하면서부터 할슈타트 호수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한국관광객에게도 마치 여행 필수 코스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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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staettersee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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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ad Ischl의 온천탕, 2)3) 바드 이슐 공원에 세워놓은 프란츠 요세프 1세와 황후 시시의 인형들


이외에도 잘츠카머굿 주변에는 온천 지역인 바드 이슐(Bad Ischul)이 유명한데 이곳으로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세프 1세(Franz Joseph I)와 시시(Sissi)라는 애칭을 가진 당시 바이에른 왕국 출신의 엘리자베트 아말리 오이게니(Elisabeth Amalie Eugenie) 황후(당시 16세)가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제 부부뿐 아니라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작가나 화가, 배우, 연예인, 그리고 건축가나 디자이너 등은 물론, 심지어 외국 유명 예술가들까지 잘츠카머굿에 정착하거나 별장을 구입해 여름휴가철마다 찾아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잘츠카머굿 일대는 마치 오스트리아의 허파 같은 역할을 하는 지역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터제 호수 인근에서 뿜어내는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은 오스트리아는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까지 감동과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II. 잘츠카머굿의 전설


지금까지 잘츠카머굿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자연환경에 대한 이야기나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된 이야기 등 대체로 가십거리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진짜 잘츠카머굿에 대한 이야기는 바로 잘츠카머굿 깊은 호수 바닥에 잠자고 있는 여러 전설들을 끄집어내야만 한다. 이제부터는 바로 그 호수 깊은 곳에 잠자고 있는 이야기들을 찾아가 보자.



2.1. 볼프강 호수의 전설


잘츠카머굿 중심에 위치한 샤프베르그 산 아래 위치한 상크트 볼프강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성인 볼프강 폰 레겐스부르크가 도끼를 던져 떨어진 자리에 교회를 세우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그런데 10세기 경 볼프강 성인이 이곳에 교회를 지으려 할 때 악마가 나타나 방해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성인은 악마와 내기를 했다. “교회를 짓는데 도움을 준다면 교회문을 처음 통과하는 생명체의 영혼을 너에게 주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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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 볼프강 교회, 2) 모차르트 어머니 생가, 3) 모차르트 어머니와 누이의 흉상 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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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호수 주변을 산책삼아 한바퀴 걸으면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교회가 완공되자 성인은 기지를 발휘해 사람이 아닌 늑대를 가장 먼저 들여보냈다. 화가 난 악마는 천장을 뚫고 사라졌다고 한다. 지금도 성 볼프강 성당에서 기도를 하게 되면 신기하게도 악귀에게 시달린 마음은 어느새 평온해지고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되어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2.2. 할슈타트 문화


잘츠카머굿(Salzkammergut)의 ‘잘츠’(Salz)는 소금을 뜻하는데, 선사시대부터 이 지역은 소금광산에서 금을 채취하듯 소금을 재취해 사용해 왔다. 그래서인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금광산이 이곳에 있다. 기원전 1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소금은 할슈타트 지역뿐 아니라 오스트리아가 제국을 지배하는 주요 수단으로 작용했을 정도이다. 그래서 잘츠카머굿은 “황제가 관리하는 소금창고”(salzkammer)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잘츠카머굿 이곳에는 인류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원전 800년에서 400년 사이 이곳은 소금 무역을 통해 많은 부를 쌓았다. 이 시기를 고고학적으로 “할슈타트 철기시대”라고 부를 만큼 유럽 역사에서 중요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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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슈타트 호수 풍경과 '영혼의 집'에 모셔놓은 해골들


또한 할슈타트에 얽힌 신비로운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1734년 소금 광산 깊은 곳에서 아주 오랫동안 소금에 절여져 있는 선사시대 광부의 시신이 발견이 된다. 소금 덕분에 수천 년의 세월을 썩지 않고 당시의 의복과 사용했던 도구들까지 그대로 보존되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할슈타트에는 사람의 뼈를 보관하고 있는 ‘영혼의 집’(Charnel House)도 있다. 성당 뒤켠에 자리한 이곳 영혼의 집에는 선사시대부터 살았던 사람들의 수많은 뼛조각을 찾아내 일일이 채색을 히고 차곡차곡 영혼의 집에 모셔놓았는데 그 수가 약 1,2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동안 할슈타트에 떠돌던 영혼들이 편히 잠들게 되었고 그 덕분에 할슈타트에서는 불행한 일들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할슈타트의 선사시대 문화 유적 덕분에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



2.3. 나치 보물선 토플리츠 호수에 잠들다


잘츠카머굿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알프스산맥이 그 사이사이에 크고 작은 호수를 만들어 놓았다. 그중 아주 작지만 꽤 깊은 호수가 하나 있다. 토플리츠 호수(Toplitzsee)가 그 주인공이다. 이 호수는 사계절 화려한 색으로 치장을 하고 신비로운 비밀을 감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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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리츠 호수 안내문과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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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리츠 호수 주변의 트레일을 오르면 보이는 경치들(첫번째 사진의 계곡 사이 호수가 토플리츠 호수)


2차 대전이 끝나갈 즈음 패색이 짙어지자 나치는 모든 보물들과 엄청난 비밀문서 등을 빼돌리기 시작한다. 이 호수에도 나치는 엄청난 양의 금괴와 위조지폐 등을 상자에 담아 호수 깊은 곳에 빠뜨려 놓았다고 한다.

실제로 1959년 토플리츠 호수 바닥에서 수백만 파운드의 위조지폐가 발견되면서 전 세계 탐험가들의 표적이 되었다. 하지만 호수 아랫부분의 부족한 산소층 때문에 탐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아직도 나치의 금괴가 남아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간혹 출현하는 미스터리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2.4. 다흐슈타인의 용 전설


다흐슈타인에는 동굴과 빙하가 많다. 전설에 따르면, 이 산속 깊은 곳에 용(Dragon)이 살았는데 이 용이 마을 사람들을 위협했다고 한다. 이때 마을 사람 중에 용감한 사냥꾼이 나서서 용을 물리치고 마을로 돌아오자 그 후부터 산은 고요와 정적을 되찾고 마을도 평온함을 유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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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우제 호수와 이곳에서 바라본 다흐슈타인 정상


그래서인지 다흐슈타인을 오르면 산의 위용은 드래건처럼 거대하지만 그 평온함과 산의 고요함은 마음을 진하게 정적으로 가득 채우게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다흐슈타인을 오르는 감격을 맛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2.6. 그문덴(Gmunden) 전설


잘츠카머굿에는 호수가 참 많다 그중 두 번째로 큰 호수 트라운 호수(Traunsee)에는 또 다른 전설이 전해 온다. 트라운 호수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 그문덴, 이 마을은 15세기부터 시작한 도자기로 유명하다. 초록색 줄무늬로 유명한 그문덴 초록색 줄무늬 도자기(Gmundner Keramik)가 어느새 오스트리아 국민식기로 통하고 있다. 이곳에 도자기가 발달하게 된 건, 예전에 그문덴으로 소금운반선이 들어오면서 찰흙을 함께 실어오면서 도자기 산업이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트라운 호수 북쪽에는 자태를 뽐내고 있는 오르트 성(Schloss Ort)이 우뚝 서있다. 이 성에는 거인 에르글루(Erglu)가 살았다고 한다. 그는 호수 건너편 산에 살고 있는 아름다운 요정과 사랑에 빠졌는데 그들이 만날 수 있도록 돌을 쌓아 만든 것이 바로 지금의 ‘오르트 성’(Schloss Ort)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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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unsee호수 북쪽에 있는 오르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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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트 성'과 '그문덴 도자기' 광고 사진


오르트 성을 보게 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도 단순한 낭설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이곳으로 특히 안개 낀 날 오르트 성을 찾아와 사랑을 확인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2.7. 프란츠 요세프 1세 황제와 시시(Sisi)


잘츠카머굿의 중심지에 위치한 도시 바드 이슐(Bad Ischl)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별장이 있던 곳으로 역사적인 로맨스 무대이기도 하다. 당시 황제 프란츠 요세프 1세는 원래 맞선 상대였던 헬레네를 만나러 이곳으로 왔는데 우연히 그녀의 동생 시시를 마주치게 된다. 첫눈에 반한 요세프 1세는 시시(당시 16세)와의 약혼을 발표하고 그녀를 왕비로 맞아들인다. 시시, 그녀는 오스트리아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왕비로 지금까지도 각 가정에서 시시 초상화(복사본) 하나 정도는 걸어두고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왕비이기도 하다.


바드 이슐(Bad Ischl)은 사실 도시 이름처럼 바드(Bad: 온천)가 있기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그런데 이곳은 단순한 온천 마을이 아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운명을 바꾼 곳이기 때문이다. 예전 프란츠 요세프 황제의 부모가 오랫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을 하던 중 이곳 바드 이슐(Bad Ischl)의 온천물로 목욕을 하고 나서 세명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 덕분에 태어난 아이들은 소금왕자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는데 그중 한 아이가 그 후 오스트리아 황제가 되는 프란츠 요세프 1세이다.


그 후 1853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가 된 프란츠 요세프 1세는 이곳에 여름 별장을 세운다. 그리고 1853년 8월 19일 프란츠 요제프 1세와 바이에른 엘리자베트(시시)와 약혼을 한다. 프란츠 요세프 1세 황제가 약혼을 한 장소는 1989년부터 바트이슐 시립 박물관(Museum der Stadt Bad Ischl)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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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드 이슐 시가지, 2) 시시 그림(무명작가의 그림이지만 사사의 대표 초상화로 사용한다.) 3) 황제의 여름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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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드 이슐 시내에는 '시시'라는 카페도 있다. 2) 바드 이슐의 니콜라우스 성당에서 안톤 부르크너는 수석연주자겸 작곡가로 일을 했다,.


바트 이슐의 온천물이 영험하다는 소문이 온 유럽에 퍼지면서 지금도 바드 이슐의 신비의 온천물을 찾아서 심심치 않게 유명인사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독일어 지명중 ‘Bad’가 들어간 곳은 온천을 의미)


그런데 이곳은 사랑의 로맨스뿐 아니라 가장 서글픈 전쟁, 즉 세계 1차 대전을 선포하는 선언문에 서명한 장소이기도 하다. 화려했던 지난날이 순간 제국의 몰락이라는 다른 세계를 맞아야만 하는 교차점이 되어버린 것이다.



2.8. 깊은 산속 고사우 호수의 지조


잘츠카머굿 외진 곳에 위치한 고사우 호수(Gosausee)는 뜻밖의 지조를 지니고 있다. 16세기 오스트리아는 당시 유럽을 휩쓸고 있던 개신교 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잘츠카머굿 일대의 개신교도들 1만 4천여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이곳은 당시 아주 외진 알프스 끝자락에 숨겨진 작은 호수 마을이었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거의 띄지 않아 그 덕분에 죽음을 피해 개신교(루터교) 신앙을 지킬 수 있었다.


그뿐 아니러 외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 마을만의 순수한 전통문화, 특히 의상과 건축양식 등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칭호를 누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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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고즈넉한 고사우제 호수의 풍경들



2.9. 아터제(Attersee)의 전설


잘츠카머굿에서 가장 크고 가장 신비한 색을 지닌 호수가 바로 아터제(Attersee)이다. 다른 호수들이 전설로 유명하다면 아터제는 물과 빛, 그리고 고대의 기억을 간직한 곳이라고 하겠다. 아터제는 잘츠카머굿 중에서 가장 예술가들이 사랑한 호수이기도 하다. 다른 잘츠카머굿의 마을들이 그 나름의 아기자기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면 이 호수는 좀 더 에로틱하고 그야말로 전설적인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해 온다.


아터제(Attersee)라는 이름은 고대 켈트어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라틴어 물의 신 아타루스(Atarius)와 관련이 있다. 호수는 죽은 존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로 여겼기에 호수에 나갈 때면 신성한 신에게 경이로운 마음으로 대해야 했다. 그래서 예전 어부들은 호수에 나갈 때면 호수에 빵과 소금을 뿌리며 ‘호수의 신’ 아타루스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의 노여움을 받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아터제의 용이 나타나 어부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용은 폭풍이 몰아칠 때 물을 솟구치게 하고 배를 뒤집히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날 한 젊은 청년이 용을 좇아 절벽 끝까지 가서 용을 물리쳤는데 그 자리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났다고 한다. 그 물이 점차 아터제로 흘러들어 아터제 물은 다른 호수와 달리 정화의 힘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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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아터제 호수의 풍경들



2.10. 아터제의 말뚝


아터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한 여늬 호수와 다름없어 보이지만 호수 바닥에는 인류의 고대사가 잠들어 있기 때문에 특별한 호수라고 하겠다. 특히 이곳에 잠들어 있는 유산은 선사시대의 흔적인데 신석기시대와 청동기 시대에 사람들이 호수 위에 나무말뚝을 박고 그 위에 집을 짓고 살았던 수상가옥(Pile dwellings) 유적이 발견된 것이다.


선사시대 말뚝 집은 아터제의 말뚝가옥과 함께 몬드제의 선사시대 말뚝집(또는 죽마집) 정착지가 유명하다. 이 말뚝집들은 차갑고 산소가 적은 호수 바닥 덕분에 물속의 유적들이 4천 년이 지났음에도 목재는 물론 심지어 생활도구들까지 그대로 보존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선사시대 알프스 수상가옥”)으로 지정되었다.(* 아터제 수상가옥 말뚝과 함께 몬드제 수상가옥 말뚝 유적들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호수 아래 잠든 고대도시 같은 신비로움을 주는 아터제, 한 번쯤 영화처럼 아터제 탐험을 해볼 수 있다면 고대세계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발견하고 유레카를 외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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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터제호수의 말뚝들... 어쩌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 가슴에 말뚝이 하나씩 박히게 될지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데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아터제의 인어 전설”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소문이 있다. 아터제 깊은 곳에 아름다운 인어가 살고 있는데, 인어는 가끔씩 수면으로 올라와 황금으로 된 빗으로 머리를 빗고는 했다고 한다. 이때 인어를 만난 어부들은 그녀의 자태가 너무나 눈부셔서 그만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호수에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 인어는 사실 호수 바닥에 숨겨져 있는 엄청난 보물을 지키는 수호신이기도 했는데 호수의 물이 맑고 푸른 이유가 그녀가 남몰래 사랑하던 어부가 아터제에서 낚시를 하다 아터제에 빠져 죽음에 이르게 되어 이를 슬퍼하며 흘린 눈물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고 한다.


아터제 호수의 바닥에 잠겨 있는 말뚝들을 인어들이 지키고 보호했기에 가능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괜한 기우일까?



2.11. 잘츠카머굿 즐기기


아터제는 오스트리아에서 빛 공해가 가장 적은 지역 중 한 곳이다. 맑은 날이면 아터제에는 물 위에 그대로 하늘의 별빛이 반사되어 하늘과 호수의 경계가 사라지고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인지 모르게 된다. 누구든 상관없이 아터제에 오게 되면 물과 하늘의 경계가 없듯이 사람들 마음도 경계가 사라지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터제 호숫가 북서쪽에 위치한 가베르그(Gahberg, 864m)에 오르게 되면 바로 발아래 아터제와 멀리 몬드제까지 조망할 수 있다. 가베르그까지 자동차로 이동이 가능하고 산 정상 부근에는 숙소가 있어 아침에 갓 짜낸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밤에는 은하수를 관찰할 수 있는 작은 천문대까지 있으니 한 번쯤 밤하늘을 바라보며 이곳에서 지내보는 것도 아터제가 주는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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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터제의 초록빛을 따라 가베르그(Gahberg)를 오르면 발아래 아터제와 몬드제 호수를 보고, 은하수를 따라 안드로메다까지 갈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잘츠카머굿에 있는 크고 작은 호수 10여 개 주변에 산책로는 물론, 트레킹 루트가 적지 않게 마련되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 된다면 알프스의 바람과 잘츠카머굿의 정기를 듬뿍 받아갈 수 있을 테니 그보다 좋을 수 없을 것이다.



3. 장미향을 그리는 아터제의 예술가들


잘츠카머굿의 매력에 대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우선 잘츠카머굿에서 가장 큰 호수 아터제가 잘츠카머굿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가장 크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아터제 호수가 어떤 특징을 가졌기에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드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만 잘츠카머굿을 찾는 보람이 있을 것이다. 아터제 호숫가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장미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터제 호수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장미바람’이라 하는데 아터제 동쪽 장미정원에서 바람을 타고 호수 건너편으로 장미향을 실어 나르기 때문에 반대편 지역은 뜻하지 않게 바람결에 흘러드는 장미향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아터제 호수 주변에는 수많은 관광객과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면서 일종의 작가촌처럼 마을이 형성되어 적지 않은 예술가들이 모여 작품활동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잘츠카머굿 이곳에는 어떤 작가들이 살고 있고, 휴가철마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작가들은 누구인지, 또 그들이 어떤 호숫가에 주로 여름별장을 마련하고 작품활동을 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예술은 어떤 형태로, 무엇을 그려내고 만들어 내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보여주는 작품들은 바로 잘츠카머굿의 부드럽고 향내 나는 자연의 바람을 느끼게 하고 그 느낌과 감동을 그림으로 음악으로, 그리고 소설이나 시와 같은 작품으로 담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이름들 구스타프 클림트나 구스타프 말러 같은 이들이 바로 그림으로 그린 풍경화를, 그리고 음악으로 그린 풍경화에 아터제의 장미향을 듬뿍 담아 우리에게 전해주는 멋진 예술가들일 것이다.


아터제 호수의 장미향이 물씬 나는 아름다운 풍경화를 우리에게 그림으로, 음악으로 전해주는 예술가들을 만난다면 아주 반가울 것이다. 그들의 이름과 작품을 통해 우리 역시 잘츠카머굿으로 빠져 들 수 있다면, 특히 잘츠카머굿의 아터제 호수와 장미향에 매료될 수 있다면 행복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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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아터제 호수 건너편에서 장미향이 살랑거리며 날아오는 중...


여기 소개하는 예술가들은, 우선적으로 오스트리아 아터제 호수에서 태어난 예술가들을 포함한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이외의 지역에서 태어났지만 예술작업과 활동을 위해 오스트리아 아터제 호수로 이주를 하고 이곳에서 생활하며 지낸 경우 <아터제 예술가>에 포함될 것이다. 물론 아터제 예술가 명단에는 아터제에서 태어난 후 오스트리아 이외의 지역에서 생활하다 작고한 경우에도 아테제 예술가에 포함하게 될 것이다.


아래 목록은 우선, 아터제 호숫가 주변 마을이름과 관련 작가들을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다. 편의상 작가들 이름은 원래 표기, 독일어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아터제의 예술가들' 목록은 아래 '아터제의 예술가들'과 '예술가의 길' 산책로 안내도를 참조했다.)


* 제발켄(Seewalchen)

- Franz Karl Ginzkey(1871-1963),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장교이자 시인, 작가

- Richard Teschner(1879-1948), 인형극 작가이자 연출가

- Josef Zotti(1882-1953), 건축가, 가구디자이너

- Ernst Anton Plischke(1903-1992), 건축가, 도시계획가, 가구디자이너

- Walther Gamerith(1903-1949), 화가


* 리츨베르크(Litzlberg)

- Clemens Holzmeister(1886-1983), 건축가, 무대디자이너

- Anton Lutz(1894-1992), 화가

* 상크트 게오르겐(St. Georgen)

- Rudolf von Alt(1812-1889), 화가

- Nikolaus Harnoncourt(1929-2016), 첼로연주자, 지휘자

* 아터제(Attersee)

- Alfred Poell(1900-1968), 성악가, 의사

- Arthur Brusenbauch(1881-1957), 화가

- Roland Rainer(1910-2004), 건축가, 가구디자이너

- Christian Ludwig Attersee(1940-현재), 신오스트리아회화 창시자, 시각예술가, 음악가, 영화제작자


* 누스도르프(Nussdorf)

- Eugen Ransonnet-Villez(1838-1926), 화가

- Alois Raimund Hein(1852-1937), 화가

- Sigmund Walter Hampel(1867-1949), 화가

- Johannes Spalt(1920-2010), 건축가, 가구디자이너


* 운터라흐(Unterach)

- Gustav Klimt(1862-1918), 화가

- Hugo Wolf(1860-1903), 작곡가(가곡)

- Arthur Schnitzler(1862-1931), 소설가, 의사, 극작가

- Hugo von Hofmannsthal(1874-1929), 시인, 극작가

- Oswald Grill(1878-1964), 화가

- Maria Jeritza(1887-1982), 오페라가수

- Emilie Floege(1874–1952)


* 쉐르플링(Schoerfling)

- Kaethe Dorsch(1890-1957), 연극배우

* 베이렉(Weyregg)

- Ferdinand Brunner(1870-1945), 화가

- Anton Josef Kenner(1871-1951), 화가

- Anton Steinhart(1889-1964), 화가

- Hanns Kobinger(1892-1974), 화가

- Lisl Engels(1916-2006), 화가

- Ilse Aichinger(1921-2016), 작가, 소설가

- Rosina Wachtmeister(1939-2000), 그래픽 예술가, 조각가


* 슈타인바흐(Steinbach)

- Gustav Mahler(1860-1911), 작곡가

- Hedwig Bleibtreu(1868-1958), 영화배우


* 바이센바흐(Wissenbach)

- Chalotte Wolter(1834-1897), 영화배우

- Franz von Schoenthan(1849-1913), 저술가

- Otto Tressler(1871-1965), 연극배우

- Heimito von Doderer(1896-1966), 저술가

- Friedrich Gulda(1930-2000), 피아니스트, 재즈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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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터제의 예술가들'과 '예술가의 길' 산책로 안내도


적지 않은 예술가들이 이처럼 잘츠카머구트 지역을 거주지로서, 또는 휴양지로 이용하면서 지냈거나, 지내고 있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작가들이 있겠으나 일단 도표를 중심으로 작가들 명단을 정리했다. 그러나 이들 작가들 중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대표적인 작가 10여 명을 선별하여 소개하려고 한다.


모든 작가들을 다루기에는 지면과 다른 부수적인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선정한 작가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20세기를 전후한 시기에 오스트리아 예술계의 별처럼 빛난 작가들이라는 점이다. 아무튼 앞으로 소개할 ‘예술가의 길’에서 만나게 될 작가들은 다음의 차례를 통해 전개해 나가려 한다.


특히 몇몇 작가들의 경우 작가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그들의 작품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람들도 함께 다루려 한다. 그래야 작가들 내면의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로서 에곤 쉴러가 있을 것이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했던 제자 에곤 쉴레가 좀 더 살았다면 클림트를 따라서 비인에서 아터제로 거주지를 옮기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곳에는 분명 쉴레가 그리고 싶어 했던 ‘장미향’이 있었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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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터제 호수 선착장, 2) G. 클림트, Attersee(1902), 3) 리츨베르크(Litzlberg)에서 바라본 아터제 호수



아터제 호수의 예술가들


차례

1. 아터제의 예술가들

2. 크리스티안 루드비히 아터제(Christian Ludwig Attersee)

3. 하이미토 폰 도데러(Heimito von Doderer)

4. 니콜라우스 하르농쿠르(Nikolaus Harnoncourt)

5. 일제 아이킹거(Ilse Aichinger)

6. 프리드리히 굴다(Friedrich Gulda)

7-1.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7-2. 알마 말러(Almahr Mahler)

7-3. 오스카 코코쉬카( Oskar Kokoschka)

8-1.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8-2. 클림트의 풍경화

8-3. 분리파(Cesession)

9. 에밀리 플뢰게(Emilie Flöge)

* 부록

10-1. 에곤 쉴레(Egon Schielle)

10-2. 툴른(Tulln an der Donau)

(* ‘차례’는 사정에 따라 다소 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