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 일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뭐였어요?"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게 만든, 세상에 '절대'라는 건 없구나 라는 걸 또 한 번 깨닫게 해 준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감정을 느꼈다는 그의 말을 홀리듯 들었고, 결정적인 한방이 나의 머리를 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또한 누군가로부터 들은 이야기라고 했지만 그것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마음 또한 크게 사고 싶었다. '상황이 변한다고 해서 네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잖아'라는 게 결론이었다. 그 일을 벌인다고 해서 한순간에 내가 다른 사람이 된다거나, 이전의 나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수많은 '나'가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내가 만들어지는 것일 뿐이었다.
'원래' 이랬던 사람이니까 그 모습만이 나라고 착각했던 때도 있었다. '이 일이 아니면 안 돼라'라고 몇 년을 쥐고 있던 것을 버리고 돌아서야 했을 때 누군가가 '결국 너는 이것밖에 안 돼'라든가 '말이나 말지'라고 비아냥거리는 것만 같아 칭피하고 부끄러웠다. 그때의 나를 부정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20대에는 '이래도 되나?' 싶으면서도 그 변화 또한 즐기게 되지만, 변화하는 30대는 불안함을 동반하고 나를 포기하게 만드는 부정의 기운이 솟구친다. 그 속에서 우리는 나를 터득해 가고 그렇게 더 단단해지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10대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지만, 진짜 질풍노도가 찾아오는 건 30대라고 생각한다. 거친 파도와 화난 바람이 몰아치는 삶 속에서 나의 변화가 두렵게 느껴질 때, '나'를 믿고 내가 가진 것에 기대어 마음을 달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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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A의 친구가 되었다가 내일은 B의 친구로 하루를 보내듯, 누군가가 네가 다른 방향으로 걸어간다 해도 그게 틀린 것은 아니라고 나의 온기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