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연 Sep 16. 2023

별똥별

우주의 먼지


하루 동안 지구 전체에 떨어지는 유성 가운데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수없이 많고, 유성이 빛을 발하는 시간은 1/수십 초에서 수 초 사이다. 찰나의 순간, 빛을 발하는 유성 혹은 별똥별이라 부르는 이것을 우연히 보게 되는 날엔 행운이라 말한다. 그리고 몇 초 사이에 나의 바람을 빌고 그것이 꼭 이루어질 것만 같은 기분을 받기도 한다.


수없이 많이 떨어지는 별똥별을 내 눈으로 다 헤아릴 수 없듯이 우리에게도 매일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모르고 지나가는 순간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반짝일 때야 비로소 그게 빛나는 것임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내 눈에 띄지 않는 걸 무심코 지나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직업 특성상 (특히 작가로 일하던 때에는 더욱 그랬듯이) 한 회사에 오래 머무르는 일이 드물었다. 짧게는 일주일, 한 달 만에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 만큼 일한 기간에 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내 우주의 먼지였다. 수많은 먼지는 내 주변을 떠돌다 사라지거나 혹은 잠시 머물렀다 사라지기도 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절대 부딪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절대'라는 건 없지만 그만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먼지 중에 하나로 그렇게 주변을 맴돌 줄만 알았다.


먼지와 먼지는 대게 달라붙어 함께 움직인다. 우리는 그렇게 대기 속에서 항상 함께 했다. 자연스럽게, 의식하지 않아도 주변 환경과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이에는 공기의 힘보다 더 큰 마음의 힘이 작용하게 됐다. 서로를 끌어당기는 보이지 않는 힘이 우리에게 생겨나고 있었다.


나라는 우주 속에는 있는 수많은 먼지 가운데 존재를 알 수 없는 어떤 것과 네 속에 있던 먼지가 부딪혀 마찰을 일으켰고 강한 빛을 냈다. 그것을 별똥별이라 부르고 행운이라 여기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나는 인생의 네잎클로버를 발견한 것 같은 그 행운을 몇 년째 지니게 되었고, 앞으로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부르는 정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