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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개의 공론장 Dec 18. 2018

진실은 이면에 있는 법

N개의 공론장⑮ 「일회용 플라스틱의 ‘진짜 가격’은...?」 들어가기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바다에는 1억 5천만 톤의 플라스틱이 떠다니고 있으며, 매년 800만 톤이 추가로 유입되고 있다.”(한겨레, 2018/10/24)


‘추가로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저립니다. 해당 기사는 사람의 대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알립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물질을 말합니다. 해양 생물은 물론 생수, 수돗물, 맥주, 바다소금 등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물에서도 검출되니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플라스틱 너머엔 플라스틱을 낳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플라스틱의 원료가 원유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그런데 정유·석유화학 업계 동향은 플라스틱의 재료인 ‘에틸렌’의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습니다(매일경제, 2018/09/03). 플라스틱 가격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플라스틱 제품을 덜 구매하고 재활용하는 것만이 온전한 해법은 아닌 듯합니다.


제조의 혁신을 이끈 소재로 평가받는 플라스틱은 20세기의 산물입니다. 포장용 비닐봉지, 플라스틱 음료병, 전선용 피복재 등 생활 전반에서 소비되는 ‘폴리에틸렌’도 1930년대 실험의 부산물로 발견됐습니다. 그동안 인류는 플라스틱을 저렴하고 광범위하게 소비하는 혜택을 누렸지만, 후세대는 전지구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환경 파괴의 국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생산 시스템에 제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카페, 보틀팩토리의 두 운영자는 생산 시스템에 부여해야 할 책임에 관한 질문을 고민하는 중입니다. 올해 마지막 공론장, 「일회용 플라스틱의 ‘진짜 가격’은 얼마일까요?」를 준비하는 정다운, 이현철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아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하기―보틀팩토리와의 대화


일시: 2018년 12월 14일 오후 3시

인터뷰이: 정다운·이현철(보틀팩토리)

인터뷰어: 정아람(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Q: 보틀팩토리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신 건가요?


다운: 테이크아웃 컵을 아예 안 쓰고 카페를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시작이었어요. 2016년 ‘프로젝트 HADA’라는 공간에서 팝업으로 실험해보고, 그걸 바탕으로 조금씩 발전시켜왔고요. 사실 유리병 세척 서비스 같은 것을 생각했는데, 그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제 운영 공간에 대한 필요가 생겨 올해 카페 겸 세척소를 열게 됐습니다.


Q: 이번 공론장에서 펼쳐 보이려는 이야기가 환경분담금, 그러니까 일회용품 처리에 드는 비용에 관한 것인데요. 이런 주제를 선정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현철: 특히 올해 일회용 컵이 정말 많이 이야기됐잖아요. 그런데 대부분이 빨대에 집중돼 있었어요. 물론 중요한 문제고, 안 쓰는 게 좋지만, 너무 그 이야기만 확대 생산된다는 생각이 있었죠. 어떻게 보면 이러한 논의 자체가 중국에서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면서 시작된 거고, 지금은 카페 안에서 일회용 컵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작년만 해도 안 그랬거든요. 이번에 법제화되면서 불과 두 달 사이에 확 바뀐 거예요. 이런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좀 더 넓게 얘기해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다운: 지금까지 논의되지 않았던 부분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요즘 화제는 ‘분리배출 해서 버렸는데 재활용이 안 되다니’, ‘나는 할 만큼 했는데 왜 안 되냐’, ‘재활용 잘해라’ 등인데요. 플라스틱을 이렇게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하면, 굉장히 저렴하기 때문이거든요. 어떻게 이렇게 쌀 수 있는지, 저렴하지 않다면 어떨지, 그리고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버려진 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그런 부분에 포커스를 맞춘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해요.


Q: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공간으로 『N개의 공론장』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철: 저희가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차이나›(왕구량, 2016) 상영회를 연 적이 있어요. 그냥 가면 아쉬우니까 40분 정도 함께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시간이 너무 길까 봐 걱정이었거든요. 그런데 ‘영화 어떻게 보셨나요’ 하는 첫 질문에서부터 이야기가 쏟아져서 40분도 모자랄 지경이었어요. 행사가 끝난 뒤에도 모여서 계속 얘기를 나누시더라고요. 놀라웠고, 갖고 있는 생각들이 많구나 싶었어요. 공론장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만큼이나 상대 생각을 듣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자리잖아요. 그런 장을 마련해서 찾아오신 분들 각자의 목소리를 모아보면, 거기서 파생되는 것들이 많을 것 같았어요.


다운: 공론장 제목을 “일회용 플라스틱의 ‘진짜 가격’은 얼마일까요?”라고 정했는데요. 그 ‘사회적 비용’이라는 개념도 다큐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떤 분이 말씀해주셔서 알게 된 거예요. 저도 비슷한 생각들이 뭉게뭉게 있었는데, 일회용 플라스틱의 가격에 원자재 가격뿐만 아니라 뒤처리에 드는 사회적인 비용까지 포함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실현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한 고민의 차원에서 공론장을 열게 된 것 같아요. 그분이 오시면 좋을 텐데.(웃음)


Q: 공론장에서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들은 대략 어떤 내용인가요?


다운: 2부의 토크에 앞서 네 개의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제가 쓰레기차를 따라다니며 테이크아웃 컵의 여정을 추적하는 프로젝트 ‹쓰레기 여행›(르포비디오)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처음에 그 이야기를 할 거예요. 그리고 저와 그 작업을 같이 한 친구의 발표가 이어져요. 그 친구는 플라스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리서치도 많이 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게 석유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소비나 수요와 상관없이 플라스틱이 계속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서 얘기해줄 거고요. 세 번째는 환경분담금과 컵 보증금에 대한 발표예요. 환경부 대행으로 그 제도를 시행하는 업체 담당자분이 오셔서 궁금증을 긁어주실 거예요. 마지막은 조금 희망적인 실천 사례, 독산4동 주민들이 ‘재활용 정거장’을 운영한 사례를 발표할 거예요. 우리가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차원에서 들어보고자 해요.


Q: 발표자들의 활동 영역이 다양한데, 다들 어떻게 섭외하셨나요?


다운: 작년에 ‹쓰레기 여행› 하면서 «마이크로 플라스틱 카나페»라는 전시를 열었는데요. 전시 리서치 과정에서 찾은 분들이 있고, 마지막 사례 발표자는 현철 대표님과 같이 이야기를 하다가 소개받은 분이에요.


현철: 재활용 정거장은 서울시에서 추진했고, 마포구에서도 한때 시행했다 실패했던 정책인데요. 독산4동의 경우 가장 작은 행정 단위인 동 차원에서 시도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고 평가받는 사례예요. 이미 많이 회자된 사례인데, 머릿속으로는 좋겠다 싶지만 실제로 운영할 때 느끼는 한계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거잖아요. 그런 부분을 들어보고자 초대했습니다.


다운: 저는 그분 인터뷰 기사에서 ‘시나 구보다 동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기억나요(오마이뉴스, 2018/02/13). 시 차원 정책은 피부에 안 와닿는 게 많잖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누군가 엄청난 에너지를 쏟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인데 어떻게 해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Q: 시를 구로 쪼개고 구를 동으로 쪼개면 내가 파악할 수 있는 범위가 되는 거네요. 독산동에 그런 게 있는 줄은 몰랐어요. 재활용 정거장은 일종의 수거함인가요?


다운: 맞아요. 아파트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데, 주택가에는 없잖아요. 예전에 연남동에 살 때 작업실이 상수동에 있었는데, 작업실 동네에서는 재활용 정거장을 운영했어요. 정해진 요일에 가서 직접 분리배출을 해야 했죠. 도와주시는 분이 굉장히 꼼꼼하게 관리하셨어요. 그런데 집에 와서는 그냥 한 봉지에 다 넣어서 버리니까 너무 이상한 거죠. 심지어 같은 마포구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임시로 운행하다가 잘 안 돼서 무산된 거라고 하더라고요. 상수동에선 잘 돌아간다고 생각했는데, 관리하는 사람에 따라 격차가 커서 웬만한 데선 오히려 더 지저분해졌대요.


현철: 당시 마포구에서는 민간 업체와 함께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었고, 독산4동의 경우 동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었다고 해요. 동에서 소정의 활동비를 받 ‘도시 광부’라는 분들이 함께 운영한다고 들었어요. 자세한 얘기는 들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고요.


Q: 그러면, 어떤 분들이 공론장에 와서 그 이야기를 듣고 또 자기 이야기를 나눠주길 바라나요?


현철: 환경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 분들이 저희 행사에 참여해서 놀랄 때가 많았어요. 그런 분들이라면 당연히 얘기가 잘 될 것 같고요. 이번 기회에 관심을 가져볼까 하는 분들이 오셔도 좋겠어요. 발표 프로그램이 어떻게 보면 다 생활과 연관돼 있어서 체감하기 쉽게 전달하려고 하거든요.


다운: 그냥 저는 ‘아는 것’에서부터 행동이 바뀌기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일회용품을 어떻게 만드는지, 버려진 후에 어디로 가는지, 정보가 너무 가려져 있어서 대부분 잘 모르잖아요. 오셔서 이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이 각자의 생활을 조금씩 환기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그러면 궁금한 게 하나씩 더 생기거든요. 가지가 뻗어 나가듯이 세세하게 더 앞으로 연결되고 확장되면 좋을 것 같고요.


Q: 이번 공론장을 동력으로 삼아 진행해보고 싶은 기획이 있나요?


다운: 상영회 자리에서 사회적 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저희가 그 고민을 이어온 것처럼, 공론장에서 나온 이야기들에 대한 관심이 어떤 형태로든 지속되면 좋을 것 같아요. 일종의 대안을 각자 시도해보고 실천 사례를 공유하는 모임을 저희 공간에서 가지셔도 좋겠고요. 조금 더 제도적인 관점에서 함께 고민하고 연결지어 공공에 제안해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마음 같아선 공무원분들도 초청할까 했어요. 어떤 대안적인 제도를 상상할 때,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잖아요. 기회가 되면 얘기해보고 싶어요.


Q: 그분들 입장에서는 주민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체감하고, 변화를 얼마나 절실히 원하는지 알게 되는 자리가 되겠네요?


다운: 어떤 자리에서 환경부에 다니는 분을 만났는데요.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시행 이후 항의 전화가 빗발쳤대요. 하루에 스무 통 정도가 협박 수준으로 오고. 입안도 힘들지만, 이해 관계자가 굉장히 다양하니 후폭풍이 심한 것 같아요. 저처럼 이런 제도를 진짜 원하고 더 하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행정하는 이들의 어려움은 잘 몰랐던 거죠.


현철: 저는 진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긴 했거든요. 우리 입장에선 불평하긴 쉽지만, 환경부 분들에게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거잖아요. 실제로 입안해서 올라갔는데 계류되는 것도 있을 테고.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는데, 우리도 그런 걸 알아야 뭔가 더 고민할 수 있잖아요.


Q: 환경 생태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일종의 거점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연말 분위기가 나는데요. 내년 계획이 있나요?


현철: 올해 동네 카페들과 함께 진행한 유어보틀위크를 내년에도 해보려고요. 일주일 동안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는 캠페인이었는데, 올해 들었던 피드백을 정리하고 개선해서 더 잘해볼 생각이에요.







N개의 공론장⑮

「일회용 플라스틱의 ‘진짜 가격’은 얼마일까요?」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회적 비용에 대하여


0부 참가자 네트워킹 및 다과 (19:00~19:15)


1부 플라스틱을 생각하다 (19:15~20:50)

- 쓰레기 여행 (정다운)

- 끊임없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플라스틱 (장한나)

- 환경분담금과 컵보증금 (조인회 /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 독산4동 재활용정거장 이야기 (황석연 / 정책협업팀)

- 발표자 토크 및 Q&A (배선영 / 녹색연합)


2부 플라스틱을 이야기하다 (21:00~22:00)

- 조별 테이블 토의 (발표자가 조별 퍼실리테이터로 참여)

- 토의 내용 공유 및 마무리


일시: 2018년 12월 21일 금요일

장소: 청년허브 다목적홀

인원: 40명

주최: 서울특별시 청년허브, 보틀팩토리


간단한 저녁(비건)과 음료가 제공됩니다. 텀블러를 지참해주세요.

원활한 진행을 위해 7시까지, 늦지 않게 와주세요.

사정이 생겨서 못 오시게 되면 다른 분들이 참석할 수 있게 미리 연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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