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유표 Nov 04. 2022

이 책은 애매한 책입니다.

이번 출간한『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는 애매한 책입니다.


네이버 도서에서는 '역사/문화' 카테고리에, 교보문고에선 '교양철학'에, 영풍문고에서는 '인류학'이고, YES24에서는 '교양인문', 알라딘에서는 '인류학'과 '인문 에세이'의 카테고리에 속해 있습니다. 매달 수십권의 신간 카테고리를 정하는 담당자분들조차 이 책의 정체가 모호해서 어디선 역사, 어디선 인류학, 어디선 철학으로 되어있는 게 재미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책의 도입부에서는 대한민국의 발전 과정을 가볍게 훑으면서 '산업화'와 '민주주의'의 두 대척점을 '중앙화'와 '탈중앙화', 그리고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설명하며 이 시대가 두 가치의 대립,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스트의 과잉으로 무너져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혼란의 시기에는 기본에서 다시 시작해야하며, 그런 이유로 우주의 진화 법칙과 사회 역사의 발전 과정을 훑으며 시작됩니다.


「우주: 자연의 진화 법칙」 에서는 빅뱅에서부터 생명까지 이르는 물리학~생물학 기반의 발전 과정을 기술합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개념을 통해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는 절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으며, 물리부터 생물까지의 학문 체계가 분리되어있는 것 같지만 결국 하나로 이어지고 있음을 안내합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의 탄생과 의식이란 무엇이며, 그에 대비한 무의식과 비의식, 영성의 정체에 대해 탐구합니다. 그리고 이런 진화의 과정은 '복잡계' 매커니즘에 따른 홀론과 홀라키의 구조로서, 우주 자연이 어떤 식으로 지금까지 성장하였는지를 원리적으로 설명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가진 모더니즘적 사고방식,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방식이 한 쪽만을 바라보는 편협한 생각이며, 이 둘을 아우르는 한 차원 높은 사고에서 세상을 살펴야한다는 사상의 전환을 주문합니다.


이어지는 「사회: 냉혹한 생존의 장(場)」 에서는 인류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훑어줍니다. 이때 인류사에 등장한 매우 중요한 사건들 - 법, 종교, 화폐(가치교환), 산업혁명, 시민혁명, 세계대전, 미소 냉전 - 을 다루고, 현대에 이르러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 현대 사회가 어째서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지를 우주 편에서 살펴본 진화법칙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런 사회 발전 과정은 그 다음의 진화를 예비하고 있으며, 그 모습에 대해 Spiral Dynamics(나선형 역학 이론)을 빌려 예측합니다. 비록 지금 시대가 대대적 붕괴의 초입에 놓여있지만, 이는 다음 도약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시련이며 누가 이 위기를 딛고 도약(진화)할 수 있을지, 어쩌면 인류가 이 과업에 실패해 몰락한다해도 우리가 얻을 성취와 의미를 안내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간: 존재의 이유」에서는 앞서 살핀 우주와 사회의 이야기, 그리고 거대한 전환의 시험대에 오른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언급합니다. 결국 이는 개개인이 성장해야하는 것으로서, 주체성과 총체성의 함양 - 다시말해 지성과 감성을 통해 인격(영성)을 높이는 길에 대해 주문합니다. 그에 앞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왜 이 우주에 등장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우주 대자연, 인류 사회를 살아가야하는 지의 삶에 태도와 목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아무리 혼란하고 어지러운 시대라한들, 이 조차 우리에게는 소중한 성장의 장(場)이며, 각각에게 주어진 고유의 과업을 훌륭히 수행하여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의미를 곱씹어 성숙한 영혼에 이를 수 있다는 제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작금의 이기적이고 파괴적 본성을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으며, 거대한 재난을 앞두고 결연한 의지를 다잡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다음 시대에서 필요로하는 한 차원 높은 의식이며,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사상을 받아들일 때 우리가 겪을 시련은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애매합니다. 너무 광범위한 주제를 엮어 정리하였으니 결코 쉽게 읽힐 도서는 아닙니다만, 부디 보다 많은 분들이 시대의 혼란, 비상식에 대한 분노, 선량한 이들의 희생으로 상처받은 마음, 불안한 현재에 대한 두려움을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를 통해 치유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책을 일독하신 뒤에 괜찮다는 마음이 드셨다면 외람된 말씀이지만 주변 분들께 널리 소개하고 추천해주시고, 구매처에 좋은 리뷰와 평점 남겨주시면 진심으로 감사드리겠습니다.







구매 정보, 네이버 도서 링크 : https://bit.ly/3SCIkc9  




목   차

시대의 혼란 속에서

1. 문제 제기

2. ‘왜’라는 질문의 힘

3. 우리의 익숙함에 ‘왜’를 묻자

4. 현실의 혼돈 속으로

5. 한 차원 높은 시선에서

6. 다시, 자연으로          



우주: 자연의 진화 법칙     

7. 왜 우주를 사유하는가

8. 상식 밖의 우주

   -  우주의 중심은 어디일까

   -  21세기 지구의 1초와 138억 년 전 우주 중심의 1초는 같은 1초일까

   -  우주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

9. 빅뱅에서 생명까지

10. 의식에 관한 새로운 관점

11. 무의식과 비의식

12. 영성

13. 홀로 존재하고 함께 창발하는 자연의 진화

14. 역사의 필연, 개인의 우연

   -  선형 세계관 대 복잡계 세계관

   -  미래를 가늠할 수는 있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자연의 세계

15. 진화와 도태의 사이에서

   -  사회진화론과 상호부조론

   -  필연적 도태와 인류의 진화

   -  누가 진화를 결정하는가: 적합도 지형

   -  유연성과 다양성

   -  불용지용(不用之用)과 총체(wholeness)의 자연

16. 원형(原型)에서 분화로, 다시 통합의 제자리로

   -  죽음에 대하여

17. 무(無)에서 유(有), 다시 무(無)     

     


사회: 냉혹한 생존의 장(場)     

18. 나약한 인간, 집단생활의 시작

19. 문명의 태동, 국가와 종교

   -  사람 위의 법

   -  표준 화폐의 등장

   -  스스로 복종시키는 최고의 기술, 종교

20. 이성 과학 합리의 시대

   -  세상 모든 것의 혁명

   -  금화에서 지폐로, 가치의 진화

   -  종교를 대체한 공교육

   -  영토 전쟁에서 식민지 쟁탈전으로

   -  초강대국 미국의 비상

21. 세계화, 미디어, 다원주의

   -  대공황과 세계 대전 이후

   -  여론과 미디어

   -  마케팅과 물신주의

   -  문화 전쟁과 코퍼라토크라시

   -  인터넷과 중우 정치의 시대

22. Spiral Dynamics, 나선형 역학 이론

   -  1단계: 미분화된 사회

   -  2단계: 원시 권력 사회

   -  3단계: 절대 질서 사회

   -  4단계: 목적 지향 사회

   -  5단계: 다원론적 사회

   -  6단계: 통합 의식 사회

23. 붕괴의 징후들

   -  세계화의 그림자

   -  21세기 신 냉전의 개막

   -  지속 불가능한 이자 기반 금융 시스템

   -  도시화의 모순

   -  혁신의 한계, 정치 및 행정 시스템의 경직

   -  결(結)

24. 진화와 도태의 갈림길에서

   -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가는 유유한 흐름

   -  선(線)에서 원(圓)으로         

 


인간: 존재의 이유     

25. 깨어나는 사람들

   -  깨어남을 이끌어 줄 재료들

26. 인간의 존재 목적

   -  우주를 바라보는 자

   -  사회와 역사, 개인의 과업

   -  개인의 성장

27. 자유와 얽힘 사이에서

   -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을까

   -  자유를 향한 본능

   -  얽힘의 모순

   -  자유와 얽힘의 균형

   -  우주적 사명으로서의 자유

28. 성장의 두 날개

   -  주체성과 총체성

   -  지성과 감성

   -  무지(無知)는 악행의 근원이다

29. 의식과 영성의 날아오름

30. 우리 앞의 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