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가 될 수 있을까.
아무 일도 없었고,
평소와 같은 일상에,
지인들과 만남도 있었던 한 주인데,
갑자기 마음이 약해진다.
몇 년만에 감기가 찾아왔다. 코가 막히고 기침이 나기 시작하더니 머리도 어지럽고 목소리가 성별을 잃었다. 먹지 않겠다고 뻐기던 약도 매일 먹고, 옷도 다시 겨울 코트를 집어 들었는데 며칠 째 나을 기미가 없다.
꿈에 내가 상처를 줬던 사람이 나타나 "아직도 널 이해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데 나는 어찌 된 일인지 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잠에서 깬다.
자신있게 선택했지만 그것이 초래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이따금씩 덮쳐오는 날에는 약할 대로 약해진 마음을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할 방어막을 간절히 찾게 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 바닷가의 파도처럼 출렁인다.
이럴 때마다 SNS에 다음날 지워버릴 게시물을 올리는 대신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갈피를 못 잡고 핸드폰을 들고 방황한다.
힘을 내야 하는데, 내 안의 가능성을 믿고 혼자 해내야 하는데,
작은 상황에도 삶은 끊임없이 영향받는다.
어쩌면 나는 그 모든 분노를 내려놓고, 경쟁을 포기하면서 삶에 대한 의욕을 조금 잃은 건지도 모르겠다.
어디선가 본 책에 이런 글이 쓰여있었다.
인생은 sin곡선이다. 올라가면 내려갈 일이 있고 내려가면 올라갈 일이 남아있다.
나는 지금 내려가고 있는 걸까 올라가고 있는 걸까.
예주가 말했다. 단단해져야 한다고.
어지러운 마음은 삶의 작은 순간을 지나가는 잔물결일 뿐이라고 애써 되뇌어본다.
사람이란 주변에 아무리 좋은 사람이 많아도 외롭고 마음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항상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