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묵힌 짐 고민과 생각,
그리고 새롭게 채워진 것들을 정돈하며
짐도
생각도
몸도 비워짐을 경험하다.
7월 비가 많이 오는 생일이었다.
소중한 이들이 보내준 선물들이 하나씩 택배로 도착하고, 선물의 포장과 상자를 걷어 알맹이만 제 위치에 정리해 둔다,
아, 보기 좋다.
편하게 사용하고 싶어 꺼내어 둔 화장품과 기초제품들도 제 자리를 찾아가고,
공부하고자 꺼내어둔 자료들도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아두지 않기로 했다.
정리 정돈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
방을 정리했어,
방을 정돈했어,
이번 정리정돈은,
정리보다 정돈이란 단어가 더 와닿는다.
살펴주고 그 쓰임을 기억하며 가장 마음이 편한 위치를 찾아주는 것.
내가 가진 것에 한 번 더 마음을 쓰어 놓아두는 것
헝클어진 머리를 잘 정돈하듯,
나에게 더 깊은 평온을 선물해 준 소중한 정돈
최근 마음 시끄러운 시간을 보냈다.
그로 인해 쉽게 지친 난,
내가 사용할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그저 편함만을 추구하며 물건을 다 꺼내두고 생활했다.
사용하기 쉬운 것은 모조리 꺼내놓아 편리했으나
점점 불필요한 것들도 덩달아 쌓였다.
제 자리를 잃은 듯한 혼란한 마음은
점점 이리저리 흩어지는 물건으로 표현되어 나타났지만
정리되지 않는 상황과 물건, 그리고 무엇보다 불편한 마음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한동안 모른척하며 지냈다.
문득문득
그저 그런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참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감사한 마음들이 담긴 선물이 도착했다.
나를 좋아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으로 정리하며 비우다 마주한 엉망이 된 방과 내 심리상태,
그래 비우자
비워내고 다시 정돈하자
이 혼란한 공간도 정돈되는 것처럼
내 마음도 정돈해 보기
치우니 한결 낫다
숨이 좀 쉬어진다.
그래 이 공간이 주는 힐링의 에너지를 한동안 받지 못했네
채움의 순간
만난 비움이
너무 반갑고
정돈된 방은
내 최고 힐링 스팟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