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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협 Aug 17. 2021

허리 통증과 침대 매트리스

허리가 아플 때 어떤 매트리스를 쓰는 게 좋을까?

허리 통증 때문에 진료를 보러 오신 분들이 종종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똑바로 누워있기가 힘들어요.
침대 매트리스는 푹신한 것보다 딱딱한 게 좋나요?"


허리 통증과 침대 매트리스


매일 8시간 동안 수면을 취한다고 했을 때 하루의 1/3은 침대에서 보내게 됩니다. 평생의 1/3을 침대 위에서 지내는 셈이죠. 침대만큼 우리 몸과 오랜 시간 맞닿아 지내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침대와 밀접하게 오랜 시간 지내는 만큼, 침대는 허리 통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허리 통증 없이 잘 지내시는 분들은 딱딱하거나 부드러운 침대, 심지어 맨바닥에서 자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 있는 분들은 침대의 변화에 허리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침대 매트리스를 고를 때에도 신중히 고르시는 게 좋습니다.




허리 통증이 있을 때 어떤 매트리스를 고르는 것이 좋을까요?


허리 통증과 매트리스의 관계에 대해 세계적인 학회지 Lancet 실린 연구가 있습니다.  매트리스의 단단함이 만성적인 허리 통증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한 내용입니다. 매트리스의 단단한 정도는 가장 단단한 1단계에서부터 가장 푹신한 10단계까지 나뉘었습니다. 만성적인 통증을 지닌 313명을  그룹으로 나눠서  그룹은 딱딱한 매트리스 (2-3 단계), 다른  그룹은 중간 정도로 적당히 단단한 매트리스(5-6 단계) 사용하게 했습니다.  그룹을 대상으로 침대를 사용하기 시작한 1일째와 90일째의 통증을 조사하여 비교를 했습니다.

적당히 단단한 매트리스가 딱딱한 매트리스 또는 맨바닥보다 낫다


조사 결과 딱딱한 침대(2-3 단계)보다는 적당히 단단한 침대(5-6 단계)에서 지낸 사람들에서 더 큰 허리 통증의 호전이 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허리 통증이 있을 때 딱딱한 침대가 좋다는 견해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견해들은 연구를 통해서 딱히 입증된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Lancet에 실린 이 연구를 통해 환자분들에게 명확히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딱딱한 침대보다는 적당히 단단한 매트리스가 낫습니다.


맨바닥 또는 너무 단단한 매트리스에서 자면 침대와 맞닿은 신체에 과한 압력이 실리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이완되지 못하며 전체적인 근긴장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그 결과 허리 통증을 유발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너무 푹신한 침대에서 자면 우리 몸이 매트리스로 푹 꺼지게 됩니다. 몸에 긴장도가 높아지지는 않지만 정상적인 척추 정렬이 흐트러져서 이 또한 허리 통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적당히 단단한 매트리스란 무엇인가?


유럽에서는 유럽 표준화 기구 (European Committee for Standardization)에서 만든 매트리스 단계가 있습니다. 위에 연구에서 사용된 1단계 (가장 딱딱함)부터 10단계(가장 푹신함)입니다. 여기서 5-6 단계 정도가 적당히 단단한 매트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회사마다 나름대로 단단함의 단계가 있을 것입니다. 가구점에 가서 점원에게 각 회사의 중간 정도 단단한 매트리스를 안내해달라는 것이 가장 간편하겠지요. 그리고 당연히 직접 누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상시 맨바닥에서 주무시던 분들은 3-4 단계의 매트리스라도 적당히 단단하다고 느낄 수 있고, 푹신한 매트리스에서 주무시던 분들은 6-7 단계라도 적당히 단단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 익숙해져 있는 수면 환경에 따라 상대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논문:

Kovacs, F. M., Abraira, V., Peña, A., Martín-Rodríguez, J. G., Sánchez-Vera, M., Ferrer, E., ... & Mufraggi, N. (2003). Effect of firmness of mattress on chronic non-specific low-back pain: randomised, double-blind, controlled, multicentre trial. The Lancet, 362(9396), 1599-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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