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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협 Aug 08. 2021

내 목을 망치는 골프 스윙

요즘 2030 세대의 골프 열기가 높습니다. 유튜브에는 홍인규 골프 TV를 시작으로 해서 김구라 뻐꾸기 골프까지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골프 채널이 우후죽순 생겼습니다. 스크린 골프의 대명사이자 골프 용품도 판매하는 골프존은 주가가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2배가량 올랐습니다.

(골프에 대한 열기가 이렇게 높은 줄 체감하고 있었으면서 정작 골프 관련 주식을 살 생각은 왜 못했는지... 속이 쓰리네요.)




골프를 하다 보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이 생깁니다. 골프는 몸을 회전하는 운동인데 거기다가 팔을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동작까지 추가하면서 몸의 꼬임을 발생시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전혀 하지 않는 동작이기에 허리, 등, 가슴, 손목, 팔꿈치의 통증이 유발됩니다. 특히 골프 연습에 열중하다가 갈비뼈에 골절이 생겼다는 사람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골프에 관련된 근골격계 문제는 이미 많이 보고되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목 통증을 다루려고 합니다. 저도 최근 3개월 정도 골프 열정이 넘쳐 과하게 연습한 결과, 실력 대신 목 통증을 얻었습니다. 골프 스윙으로 인해 목 통증이 생기는 이유는 목의 구조물경추 디스크, 후관절, 인대, 근육에 손상이 생길 정도로 과도한 하중이 실리기 때문입니다. 목 통증을 발생시키는 3가지 원인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과도하게 고개를 숙인 자세입니다.


목은 우리 머리를 받쳐주는 지지대일 뿐만 아니라 좌우, 위아래로 움직이며 머리를 움직여주는 구조물입니다. 목이 받쳐야 하는 머리의 무게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4.5~5kg 정도 됩니다. 그런데 고개를 숙이면 머리의 무게는 원래의 무게보다 더 크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머리가 우리 몸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목에는 강한 하중이 가해집니다. 고개를 45도까지 숙이면 우리 목이 견뎌야 하는 무게는 30kg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해석하자면, 몸과 머리의 무게 중심이 멀어지면서 레버 암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면, 팔을 뻗어서 몸에 멀리 한 채로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이 팔을 몸에 붙여서 가까이 들고 있는 것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스윙을 할 때 발생하는 머리의 과도한 움직임입니다.

반대로 공을 끝까지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머리를 너무 고정시켜서 통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목과 머리는 골프 클럽의 샤프트와 클럽 헤드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또는 목이 채찍이며 머리는 채찍 끝과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목은 갑작스러운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골프 스윙 시에 과도한 머리 움직임이 발생하면 목은 채찍처럼 휘둘러집니다. 관성이 붙은 강한 머리의 움직임은 가만히 멈춰있는 정적인 상태일 때 보다 더 큰 운동량을 가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머리를 붙잡기 위해서는 목에 강한 하중이 실리기 때문에 자연스레 목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머리를 너무 고정하려고 하면 몸은 이미 타겟쪽을 향해 돌아있을 때 고개는 계속 공 쪽을 보도록 고정됩니다. 머리와 몸이 따로 움직이니 연결 부위인 목에 부담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는 임팩트시에 너무 힘을 줘서 경직된 상태로 공을 치거나, 뒷땅을 치기 때문입니다.


이때 우리 등에 있는 큰 근육인 승모근이 갑작스럽게  과도한 수축을 하게 됩니다. 승모근은 후두부에서부터 경추의 극돌기(뒷목 중앙에 만져지는 툭 튀어나온 뼈)와 흉추의 극돌기를 따라붙어있는 큰 근육입니다. 승모근이 갑작스럽게 과도한 수축을 하면 부착되어있는 부위들이 강하게 당겨지며 충격이 전해집니다. 한두 번이야 괜찮겠지만 반복적으로 충격이 전해질 경우 미세한 손상들이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통증을 발생시킵니다. 가벼운 염좌부터 목 디스크 탈출 등까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연습장에서 프로님에게 항상 듣는 말이 있습니다. "어후 힘이 왜 이렇게 세요", "힘 빼세요, 힘"

이제는 목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부드럽게 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까지 목 통증을 유발하는 골프 스윙에 대해서 다뤄봤습니다.

요약하자면 고개를 너무 숙인 자세, 과도한 머리의 움직임 또는 고정, 경직된 상태로 강한 힘을 주거나 뒷땅을 쳐서 승모근의 강한 수축을 유발하는 행위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때 목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숙지하시고 아프면 충분히 쉬시면서 통증 없는 즐거운 골프 생활을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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