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공장 Dec 15. 2019

현대판 장 발장

국가는 모든 시민을 비바람에서 막아주는 큰 집이어야 한다!






이게 나라냐?

국가는 모든 시민을 배고픔과, 질병, 그리고 실업과 같은 여러 위기에서 지켜주기 위해 존재한다. 국가는 이런 어려움에 처한 모든 시민에게 지붕이 되어주는 큰 집이어야 한다. 이게 나라다!

질병이나 실직, 은퇴에서 비롯한 경제적 위기에 처한 시민과 그 가정을 보호하라고 우리가 세금 내는 거다. 시민 모두가 십시일반으로 낸 세금으로 이들을 지켜주라는 거다. 이게 소위 공적부조다. 국가는 외부의 적으로부터만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게 아니고, 국가 공동체 내에서 운명의 무지막지한 힘 앞에 눌려 고통당하는 동료 시민을 지켜야 한다. 이들을 내버려 두는 국가는 있을 필요가 없다. 아침 점심을 굶어 열두 살짜리 아들과 함께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게 하는 이 사회에 대해 정말이지 할 말이 없다. 당뇨와 실직으로 인해 버려진 한 가장이 자기 아들에게 먹을 것을 훔치게 하는 그 아비의 심정, 그러다 붙잡혀서 아들이 보는 앞에서 벌벌 떨며 용서를 구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는 아들의 마음은 무엇으로 달래줄 수 있을까? 그런 말 하지 마라! “가난은 나라님도 구할 수 없다고!” 대통령을 포함한 국회의원들 이거 하라고 너네들 우리 시민이 못 써가며 낸 세금으로 억대 연봉을 주는 거다. “돈 없다! 복지 좋은 거 알지만 국가 재정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도 하지 마라! 전 세계에서 버는 돈의 크기가 12번째로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유럽 연합 회원국의 반 이상도 우리나라만큼 많이 벌지 못한다. 그런데 아프고, 배고픈 사람과 그 자식들을 먹일 돈이 없다는 말 하면 안 된다. 국가을 이끌어 가는 자들이 이런 말 한다면 양심도 없는 인간들이다.

국회에 양심도 없는 인간들이 넘쳐나고, 자기들이 무슨 일을 우선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지 모르는 얼빠진 자들이 청와대와 국가의 권력 기관에 넘쳐나니 이런 일이 그치지 않고 반복된다. 이번 일처럼 질병이나 실직과 같은 위기에 처한 시민이 도움을 청할(SOS) 때 즉각적인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법률이나 예산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 지금이라도 청와대와 보건 복지부는 이렇게 사각지대에 방치된 가정을 구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하루속히 시민 모두가 제 할 일을 안 하는 소수 권력 집단에서 권력을 되찾아 와야 한다. 그래야 세금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게 하는 결정권을 우리가 가질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만든 법률이 더는 이런 가슴 아픈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막을 수 있다. 시민이 입법권을 가질 때야 법을 만들어 달라고 주인인 시민이 국회의원에게 무릎 꿇는 말도 안 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입법권이 시민의 것이 되어야 먹을 것을 훔치다 아들이 보는 앞에서 벌벌 떨며 용서를 구하는 아버지와 그걸 지켜보는 아들을 보며 더는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일에 분노할 필요도 없게 될 것이다. 공동체의 문제를 인식하고도 어떻게 하지 못해 무력감만 느끼던 노예에서 스스로 입법해 당면한 문제를 풀어나갈 주인이 될 수 있으니까.










* 위 이미지는 아래 링크에서 가져온 것임을 밝힌다.

 https://en.wikipedia.org/wiki/Jean_Valjean

작가의 이전글 김어준은 정말 모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