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대량 실업, 그리고 기본소득제의 500년 역사
500 년의 기본 소득의 역사
“하느님이 만든 이 모든 것들 즉, 하느님이 우리 인간이 사는 지구라는 큰 집에 만들어 놓으신 모든 것은 하느님의 모든 자녀들에게 주신 공동의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이 지구의 자원에 벽으로, 그리고 문으로 구분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인간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는다면, 자연이 준 선물의 일부 (땅과 그 자원)를 도용하고도 돕지 않는다면, 누구든지 자연법을 거스르는 도둑놈으로 비난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은 자연이 인간 모두에게 준 것을 자기만을 위해 차지했기 때문이다.”
Johannes Ludovicus Vives (1492-1540)
“지구, 지구의 자연적이고 경작되지 않은 상태는 과거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인간의 공동의 소유란 사실은 반박될 수 없는 주장이다. 땅이 경작되면 개인의 소유물이 될 수 있는 것은 지구 자체 즉, 땅이 아니라 경작한 개인이 땅을 개간한 정도의 가치만 그 경작자 개인의 사적 재산이 된다. 그러므로 경작된 땅의 소유자들은 토지세를 전체 공동체에 빚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땅의 소유자가 내는 토지세가 시민다수를 위한 기본 생존연금을 뒷받침하는 돈이 되어야 한다.”
Marquis de Condorcet (1743-1794)
“토지세로 나온 돈으로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 생존연금이 주어져야 한다. 21세 이상의 모든 영국인들에게 15 파운드씩 제공되어야 한다. 이 돈은 자신이 자연으로부터 상속받아야 할 땅에 대한 접근권을 잃은 것에 대한 보상이다. 이러한 기본 생존 연금은 부의 정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인류 공동의 소유물인 자연에 대한 인류 공동의 상속권이 한 인간이 만들어낸 사유 재산권과 이 재산의 상속권보다 더 중요하다.” Thomas Paine (February 9 - June 8, 1809)
“인간이 가지는 권리 예를 들면, 사냥하고 낚시할 권리, 과일을 따서 먹고, 그리고 자신의 소를 들판에서 키울 권리가 침해 된 사실은 ‘문명’이 자신의 이런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모든 개인들에게 최저 생활보장을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개인이 거주할 수 있는 평범한 정도의 거처와 하루 세끼 정도는 문명사회가 모든 개인에게 빚지고 있다.”
Charles Fourier (7 April 1772 – 10 October 1837)
“최저 생활비 지급을 ‘토지 배당금’이라고 다시 이름 붙인다. 이 토지 배당금은 노동에 대한 자본의 지배를 없앨 것이다.” Joseph Charlier (1816-1896)
“푸리에주의는 사유재산의 폐지를 생각하지 않았고 상속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았다; 반대로, 푸리에주의는 노동 뿐 만 아니라 자본, 그리고 생산물에 대한 분배에 관련한 요소들을 분명히 고려한다............이런 자원들에 대한 분배에 있어, 특정한 정도의 최저 분배량이 모든 사회의 구성원에게 가장 먼저 할당되어야 한다. 최저 생활 보장권의 지급은 노동의 여부와는 상관없다. 그리고 남은 자원과 생산량은 특정한 비율로 분배된다. 이 남은 자원은 ‘노동, 자본, 그리고 재능’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 시민들에게 분배된다.
John Stuart Mill (20 May 1806 – 8 May 1873)
헬조선을 해피조선으로 만드는 혁명적인 방식이 이젠 필요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의 GDP가 대략 천 육백 조원 정도라고 한다. 이 돈을 5천 만 시민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면 연간 1인당 3천 2백만원이고, 4인 가족 기준으로 나누면 1억 2천 8백만원이 된다. 이렇게 분배하는 것은 너무 혁명적인가? 그러면 GDP의 반을 존 스튜어트 밀의 주장처럼 이 GDP를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한 자본가, 재능을 투자한 혁신가, 그리고 노동자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머지 GDP의 반은 연령, 성별에 관계 없이 모든 국민에게 나누어 주면 1인당 연간 제공할 수 있는 기본 소득이 천 6백만원, 4인 가족 기준이면 6천 4백만원이 된다. 사실 밀은 전체 공동체가 만들어 낸 돈에서 모든 국민의 최저 생계를 먼저 보장하고 남는 돈을 3가지 원칙 즉, 자본, 재능, 그리고 노동력의 원칙에 따라 나누는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밀의 원칙이 유럽의 복지제도를 정착시키는 데에 중요한 정치 철학적 원리가 된다. 어쨌든 이 제안도 혁명적인가? 그럼 다시 GDP 반 즉, 800조는 자본가, 혁신가, 노동자에게 기여도에 따라 나누고, 나머지 800조에서 400조는 국가 예산으로, 나머지 400조를 국민 모두에게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기본소득으로 나누어주면 1인당 연간 8백만원이고, 4인 가족 기준이면 3천 2백만원이 된다. 세번째 안은 그나마 덜 혁명적인가? 하지만 이 세번째 제안 정도만큼이라도 부의 재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당장, 지금 즉시 헬조선이 해피 (Happy)조선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필자가 헬조선에 던지는 혁명적인 최초의 제안이다! 사실 필자의 이런 제안은 프랑스에선 혁명이라고 부르기엔 창피할 정도다. 프랑스는 이미 GDP의 30%를 복지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최근의 보도에 따르면 여기에 더해 프랑스의 모든 국민에게 매월 80-90만원 정도의 기본 소득을 공약하는 사회당의 아몽이란 대선 주자가 출현했다고 한다. 물론 아몽은 18-25세의 청년과 실업자에게 우선 기본 소득으로 80만원 정도를 매월 제공하고, 단계적으로 프랑스의 전국민에게 기본소득 제공을 확대 시행하겠다고 대선 공약으로 걸었다. 프랑스 사회당 대선주자인 아몽의 기본 소득 공약이 혁명적인 이유는 기존의 복지제도를 유지시키면서 기본소득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이미 GDP의 30%를 복지로 지출하고 있는 나라에서 매월 8-90만원의 기본소득을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겠다는 공약이다. 이래도 헬조선 GDP의 25%를 기본소득으로 제공하자는 필자의 제안이 혁명적인가? 이상적인가? 헬조선이 해피조선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은 자유다! 그 자유 중에서도 가장 근본이 되는 자유는 '경제적 자유'다. 시민에게 기본소득을 통한 경제적 자유를 보장할 때에야 비로소 헌법이 보장한 다른 자유들이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해, 돈이 없으면 연간 5천 만원이 넘는 학교에서 유학할 수도 (학문의 자유; 헌법 22조), 대치동에 거주할 수도 (거주의 자유; 헌법 14조), 그리고 돈 걱정 없이 창작활동에 전념 (예술의 자유; 헌법 22조)할 수도 없다. 인간이 가진 돈의 크기가 그 개인의 누릴 자유의 크기를 결정한다. 기본소득제의 시행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필연적으로 만들어 낼 대량 실업과 이로 인한 경제 시스템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인간다운 삶 즉, 자유로운 삶을 진정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수단이다. 이 사실은 지난 500년 동안의 사상가들의 주장일 뿐 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며 걱정하고 있는 다수의 현대 지식인들이 생각하는 유일한 해법이다. (경제적 자유의 개념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생각공장의 시선 - 자유의 두 얼굴'을 참고하시길 강추!!).
국가는 왜 기본소득을 모든 시민에게 제공해야만 할까?
기본소득을 통한 GDP의 공정한 재분배에 대한 필자의 의견은 대략 5백년 전부터 논의가 시작된 세계 지성들의 고민과 사상에 근거한다. 토마스 모어, 비베스, 콩도르세, 페인, 샤를 푸리에, 존 스튜어트 밀, 심지어는 신자유주의자인 밀턴 프리드만까지 이름은 다르지만 국가가 제공하는 기본소득의 아이디어를 제안해왔다. 역소득세, 토지 배당금, 혹은 사회배당금이니 하는 이름이 기본소득의 다른 이름들이었다. 이 사상가들의 공통된 생각은 다음과 같다: 기본소득을 국가가 모든 시민에게 빚지고 있다. 왜?
문명사회에 국가란 제도가 등장하면서 (힘센)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인정해 준다. 하지만 이 사유재산의 인정은 국가 이전에 다수의 사람들이 누려왔던 자연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자연권은 사람들이 원하는 곳은 어디에서든지, 사냥하고, 열매를 줍고, 물고기를 잡고, 그리고 자신이 데리고 다니던 염소를 어디서든 풀을 뜯게 만들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사유재산권의 인정은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이 자연권을 박탈해버렸다. 이러한 자연권의 박탈에 대한 보상으로 다수의 재산이 없거나, 혹은 힘이 없어서 땅에다 자기 맘대로 선을 그을 수 없고, 자연스런 결과로 자기 것이라고 우길 수 있는 땅이 전혀 없던 사람들에게 국가는 최저 생계 (3끼의 식사와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집)를 빚지고 있다는 주장이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사상가들의 논거다. 왜냐하면 이 사상가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자연 즉, 지구는 그 어느 누구의 소유도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이들은 자연에서 난 농산물과 광물 등의 각종 자원은 지구의 거주민들에게 공정하고 정의롭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5백년 넘게 지키고 확산시켜왔다.
미국 알래스카주의 시민 배당금제도
너무 이상적인가? 사실은 '지구는 공공재다'란 생각이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곳이 있다. 1980년대부터 알래스카주는 지하자원인 석유를 팔아 얻은 돈을 투자해서 시민 배당을 시행해 오고 있다. 처음에는 연간 1인당 몇 십만원 수준이었지만 2008년 기준으로 연간 1인당 대략 2백 4십만원, 4인가족 기준으로는 거의 천 만원 가까운 돈을 주정부가 알래스카주에 거주하는 모든 시민에게 지금까지 배당해왔다. 매년 투자 수익에 따라 배당액은 달라진다. 이 알래스카주의 시민 배당은 '지구와 그 지구의 자원은 인류의 공동재산이다!' 라는 합리적이고 아름다운 생각을 제도적으로 현실에서 실천하고 있는 유일한 사례다. 땅과 그 땅의 산물만 공적자산의 성격을 띠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집단이 축적한 부의 상당부분은 세금을 이용한 정부 보조금으로, 국민연금을 이용한 경영권 방어라는 형태로 즉, 시민다수가 뿌린 땀의 결실이다. 그러므로 기업의 막대한 부도 분명히 공적자산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사유재산권은 분명 정부의 조세제도와 여러 정책을 통해서 규제되거나 제한되어야 한다.
"이건희 회장의 유고에 대비해서 특별법을 만들어서 국가가 삼성의 경영권을 지켜주되, 삼성이 경영을 잘못하면 국유화한다. 삼성은 국민 연기금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국민기업이고 정부가 컨트롤할 수 있다."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 교수)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한 2025년의 직업의 미래는?
2014년 8월에 워싱턴 소재의 Pew Research Center (미국 내의 1800여개의 싱크탱크에서 매년 10위권에 드는 정책연구소 중에 하나죠)라는 싱크 탱크에서 '인공지능, 로봇, 그리고 2025년의 직업의 미래'란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보고서는 1800여 명의 관련 전문가에게 다음과 같은 공통의 질문을 묻고 그 답변의 내용을 주제별로 분류한 내용이다. 질문의 내용은 이렇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한 자동화가 2025년 직업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아니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대혼란을 경제에 가져다 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인류가 4차 혁명을 잘 적응할 수 있다가 과반이 약간 넘고 응답자의 대략 48%가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긍정적이라고 답한 전문가들의 논거는 반대로 답한 전문가들의 주장에 쉽게 무너진다는 사실이었다. 직업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주장을 폈던 전문가들의 핵심적인 주장은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교육제도가 미래가 원하는 인재를 준비시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물론 정치, 경제 관련 제도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만들어 낼 새로운 환경에 준비되어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인공지능 혁명은 분명 만들어 내는 일자리의 수보다 대체되는 일자리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설상가상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몇 안되는 일자리는 사람의 노동력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을 뿐더러, 사람의 노동력을 설령 요구한다해도 고학력의, 고도로 숙련된 소수의 엔지니어 정도만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보고서에서 비관적인 답변을 한 전문가들의 주장을 짧게 요약하면 단순 노동직 뿐만 아니라 변호사나 의사, 기자 등의 전문직종을 포함해서 거의 모든 직업이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한 자동화 때문에 대체되고 있고, 곧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래서 인간은 일이 사라진 시대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 지 고민해야만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 한다.
기본소득이 유일한 대안이다!
대량 실업으로 인한 경제적인 충격을 감소시키기 위해 기본소득제가 유일한 대안으로 현재 전 세계적에서 논의되고 있다 (헬조선만 빼고).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스페인, 심지어는 아프리카의 나미비아 그리고 인도 등의 각 대륙에서 정부와 민간 주도의 기본소득제 도입 관련 토론과 시범 프로그램이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자료는 기본소득 지구연대 (BIEN; Basic Income Earth Network)의 웹사이트를 참고하시면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올해 8월에도 백악관에서 백악관의 고위 관리와 테크 기업의 CEO, 그리고 미래학자가 기본 소득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한 일이 있었다. 여기에서도, 자동화로 인한 대량실업은 50년 후에 일어날 일이 아니고, 향후 5-10년 사이에 일어날 일이라면서, 다음 정부에서 분명히 이 문제를 집고 넘어가야 할 거라고 토론자 중에 한 명이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그의 정책이 급 궁금해지긴 하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Y-combinator라는 창업회사를 위한 투자전문회사는 자체적으로 기본소득제를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이 가장 빠르게 미래의 기술을 접하고 있고, 그 기술 때문에 일자리의 상당수가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한 자동화에 의해 대체되고 있는 것을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기술이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가까운 미래 세계에서는 기본소득제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미정부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민간기업이 알아서 기본소득제를 실험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생명공학, 나노공학 등이 이루어 낼 21세기에 인류가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세계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구글의 인공지능 관련 수석연구원인 레이 커츠와일은 주장한다. 20세기가 이루어 낸 기술적인 진보의 천 배 정도를 21 세기는 이루어 낼 것이라고 커츠와일은 주장한다. 전통적인 의미의 일 즉, 생계를 꾸려나가는 수단으로서의 일의 개념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세계가 우리 눈 앞에 와있다고 그는 예측한다. 누가 2017년에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조속한 연구와 정책 개발이 다음 대통령과 정부의 가장 중심적인 정책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공장은 판단한다. 결론은 기본소득제의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GDP의 25%인 400조를 기본소득으로 국민에게 보장하는 혁명적인 대한민국은 실현 가능한가??
이런 해법은 특정 정치인 즉, 대통령 한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현직 대통령에게 이런 걸 바라면 안 되지만) 조세전문가, 경제전문가, 정치철학자, 테크 전문가 등의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 머리를 맞대고 씨름해야 할 문제다. 기술과 과학의 혁신의 속도는 인문, 사회과학의 발전 속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목을 꺽어버릴 정도의 기세다. 기술의 진보가 인간을 영생하게 만들 것이냐? 아니면 인류의 멸종을 불러 올 것이냐?란 질문을 할 수 있을 정도까지 미래기술의 잠재성과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 경제, 문화의 진보 가능성과 전망은 기술의 영역과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슬라보예 지젝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월가를 점령하라 (Occupy Wall Street)!' 라는 시위에서 지젝은 다음과 같이 연설한다: 인간은 우주도 갈 수 있고, 더 젊어 질 수도 있고, 영생할 수도 있다고 미디어에 출연한 전문가들이 떠든다. 과학, 기술분야에서 모든 전문가들이 미디어에 나와 불가능이 없다고 떠든다. 하지만 이 전문개들은 정치, 경제영역에서는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고 떠든다. 예를 들면, 오바마케어 (미국의 공공 의료보험제도)는 세금이 많이 드는 사회주의 정책이고, 기업의 법인세 인상을 통해서 복지를 하자고 하면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서 절대 안된다고 전문가들이 방송에 출연해 떠든다. 여기에서 지배이념이 작동한다고 지젝은 주장한다. 지젝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의 개혁은 안된다고 하는 일종의 패배주의를 전문가들이 미디어를 통해 이념으로 확산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도 얼마든지 이론대로,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연구하면 불평등 완화의 해법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실현가능하다는 확신이 시민들에게 퍼질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건강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진보적인 주장이나 '지구는 공공재다!' 라는 주장은 너무 이상적이라고 다수 시민에게 외면당한다. 왜?? 상식이란 이름으로 위장된 지배이념이 이런 건강한 주장을 시민 다수로 하여금 너무 이상적이라고 판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의롭고 이상적인 주장은 너무 위험하거나 비현실적이야!' 란 상식이 건강한 사회로의 진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상식이 지배이념으로 작동한다는 필자의 주장을 이해하기 원하시면 '생각공장의 시선 - 대중문화는 상식의 감옥이다!' 편을 참고하시길 강추!! 어쨌든 미디어가 이런 못된 상식을 대중의 의식 속에 확산시킨다고 지젝은 주장한다. 지젝의 이런 분석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론은 정책주관자의 의지만 있으면 그 이론대로 실천된 사례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신자유주의는 다 아시는 것처럼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밀턴 프리드만의 경제이념인데 영국의 대처 수상과 미국 대통령 레이건의 확고한 의지로 지난 40여년을 지구촌을 쑥대밭으로 만들지 않았나? 경제 구조의 모든 층위에서 갑질을 일상적으로 만들고, 경쟁이라는 이념을 지배이념으로 만들어서 노동자들끼리, 친구들끼리 피 튀기는 경쟁을 하게 만들고, 경쟁에 낙오된 사람들을 루저 취급하고, 이런 경쟁을 미디어에선 오디션문화로 부추기는 말 그대로 헬조선으로 만들지 않았나? 이론이 이 보다 더 완벽하게 실현된 사례가 있는가? 신자유주의의 엄격하고 완전한 실행이 가능했듯이, 케인즈주의와 이와 비슷한 부의 재분배 이론이나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권력자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대공황의 해법은 다름아닌 케인즈의 경제이론 아니었던가? GDP의 25%인 400조를 기본소득으로 시민다수에게 최저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 그 동안 없었던 것이 아니라, 이런 혁명적인 변화에 대한 비전과 확고한 의지를 가진 대통령이 존재하지 않았던 점이 헬조선이 처한 문제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
아이폰과 기본소득제?
아이폰에 관한 스티브 잡스의 일화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잡스는 애플사의 기술전문가들과 회의를 한다. 이 회의에서 아이폰 출시이전의 아이폰을 수 개월간 시험 사용한 잡스가 아이폰의 기능과 디자인 등의 거의 모든 측면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딱 한가지의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표현하고 회의장을 떠난다. 아이폰 화면의 유리가 주머니에 있는 다른 것들에 의해 쉽게 긁힌다는 한 마디였다. 잡스의 이 말 한마디 때문에 현재의 긁히지 않는 아이폰을 우리는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대통령이 조세, 복지, 재정, 정치철학, 경제 등의 전문가들을 모아 놓고 우리나라의 GDP의 25%를 국민 모두에게 돌려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말한 후 회의장을 나가면 (물론 대통령도 그 자리에 있어야겠죠 ㅎ)이 전문가들은 그 해법을 찾을 수 없을까? 물론 정치는 사람과 그 사람들이 모인 여러 집단의 이해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단지 기술적인 문제를 푸는 일 보다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지도자의 의지만 있으면 예산 배정의 우선 순위, 토지세, 부유세, 로봇세, 자본세, 법인세, 그리고 부가세 인상을 포함한 증세 등의 다양한 합법적인 방식을 사용해 기본소득 제공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으며, 자본과 노동의 대타협을 통해서도 문제의 해법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의 '의지'다.
창조 경제로 수십조의 국민 세금 즉, 눈 먼 돈이 창조적으로 소수의 권력자들의 주머니 속으로 자동주행 (?; auto pilot)해 들어갔다는 설이 시중에 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자원 외교란 이름으로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기업으로 자동이체되어야 할 수십조의 돈이 세금이란 이름으로 앞으로도 우리 통장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이미 30조 이상이 자원 외교에 쓰여졌다. 녹색성장을 떠드신, 설치류 중에 하나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설이 도는 전직 대통령께서 화석연료와 관계된 사업에 눈 먼 돈 수십조를 쏟아부으셨다. 설치류가 녹색을 좋아한단 사실은 이제 전국민적인 상식이 된 것 같다. 22조원이 넘는 돈으로 4대강을 '푸르게 푸르게 (녹조)' 만들었다. 지난 십년간 우리 주머니로 들어와야 할 돈, 거의 백조에 이르는 돈이 수퍼 부자들의 주머니로, 부자 주머니에서 나와야 할 돈 (법인세)이 그들의 통장 잔고 (사내 유보금)로 쌓였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눈 먼 돈을 삼키다 들킨 돈만 이 정도다!
혁명적인 재분배를 이룰 이 시대의 지도자는 누구인가?
아이폰, 창조경제, 자원외교, 그리고 4대강 사업을 위에서 언급한 이유는 기본소득을 포함한 복지정책의 실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돈'이 아니라 정치인의 철학과 의지라는 점이다. 매년 4백조가 넘는 돈을 어디에 얼마만큼 쓸지를 결정할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GDP의 25%인 400조원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느냐?' 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정치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단 사실을 필자는 강력하게 말하고 싶었다. 그럼 헬조선의 정치인 중에 누가 이런 확고한 철학과 의지를 가졌는가? 즉, '자연의 선물인 자원을 정의롭고 공정하게 나누어야 한다' 란 철학을 가진 자 어디 없는가?? 이게 시대의 부름이다! 나와라!!
많은 공유와 구독 (댓글 포함)이 생각공장 목소리의 볼륨을 키워 주실 수 있습니다. 생각공장 브런치의 모든 독자들께 아름답고 정의로운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작은 나비의 날개가 되어 주시길......
기대를 담아서......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일으킨 기류의 파장이 미래의 어느 날 거대한 변혁의 폭풍을 만들어내길.....
Bibl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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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Urban, 'The AI Revolution: The Road to Super-intelligence' WAIT BUT WHY [website], (updated 22 Jan. 2015) <http://waitbutwhy.com/2015/01/artificial-intelligence-revolution-1.html>, accessed 24 Jan. 2016.
Slavoj Žižek, 'Slavoj Žižek's speech at Occupy Wall Street', IMPOSE [website], (updated 17 Sep. 2013), <http://www.imposemagazine.com/bytes/slavoj-zizek-at-occupy-wall-street-transcript>, accessed 14 October 2016.
Yannick Vanderborght and Philippe Van Parijs (2005), The History of Basic Income (Harvard University Press). The web version has been edited and abridged by Simon Birnbaum and Karl Widerquist, Basic Income Earth Network [website], (updated 25 Aug. 2016) <http://basicincome.org/basic-income/history/>, accessed 25 August 2016.
Check out this website to see H. J. Chang's comment on nationalizing SamSung at JTBC news (updated 4 Mar. 2016),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0552070>, accessed 15 November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