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오웰 1984

‘인간’으로 ‘나’로 잘 살고 계신가요?

by 그린우드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맛있는 걸 먹고 싶고, 편안히 잠들고 싶다. 누군가와 사랑하고 싶고, 부당한 일을 당하면 화가 난다. 가끔은 조용히 쉬고 싶고, 아무렇게나 말하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런 감정은 고유한 내 것이고,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또는 이런 내 생각을 누군가 몰래 엿보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일거수일투족 간섭한다면 나는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1984에서 말하는 세상은 빅브라더가 모든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는 사회다. 빅 브라더는 내 행동과 말투는 물론이고, 머릿속 생각조차 지배하려고 한다. 내 것이지만, 온전히 내것은 하나도 없는 세상. 모든 것은 공유되고, 검열된다. 내가 온전하게 ‘나’로 살 수 없는 사회에서 그래도 살아야 한다면 나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주인공 윈스턴은 이런 세상에 의심을 품고 자신의 것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아직 남아있는 자신의 생각을 일기에 조심스럽게 쓰려고 하고, 줄리아를 보고 사랑을 느끼며, 자신이 사는 세상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하지만 그런 윈스턴을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꾸준히 지켜보던 세력에 의해 결국은 사회에 강제 적응되어 버린다. 자신의 의지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숨만 쉬는 인간으로 살아남게 된다.


이 소설은 1948년쯤 쓰였지만, 오히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과 우연처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버린, 매 순간 마주하게 되는 CCTV는 끊임없이 나를 관찰하고, 나는 그걸 의식하지 못한 채 나를 내어준다. 현대 사회는 나에게 일정 부분 순응하라고 말하고, 나는 살기 위해 적절히 적응하고, 적절히 나를 남겨둔다.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나에게 주어진 것은 제한된 자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지가 정해진 상황에서 선택하는 것. 그걸 알아차리고 나면 내가 얼마나 닫힌 사회에서 살아가는지 한 번쯤 생각에 빠지게 된다.


내가 나의 의지로 세상을 잘 살고 있는지, 내 감정이 아직 괜찮은지, 한 번쯤 고민될 때, 다시 한번 이 소설을 꺼내 본다면 나를 조금은 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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