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월간 독서 <나는 무늬> 4/4
마지막이라는 말은 참 아쉽지만, 다행이기도 하다. 어떤 면에서는 후련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마음이 아팠고, 어떤 때는 화가 나기도 했고, 한 번 씩 안도하기도 했다. 그렇게 노란 표지의 책은 마지막을 향해 갔고, 우리 모임도 마지막을 맞았다.
오랜만에 책을 천천히 읽었다. 아니, 생각해보다 이렇게 천천히 읽은 책은 처음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2시간이면 읽고도 남을 그런 책을 한 달 동안 붙잡고 천천히 읽으려니 이상하다. 그런 이상한 감정은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감정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 보이는 것이 있었다. 천천히 읽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매 순간 다양한 질문과 마주했다. 소설 속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그런 과정에서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자녀와 어떤 관계로 지내는 것이 좋을까.
아이는 어른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
한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의 상처와 작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나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일까.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이렇게 다르게 느낄 수 있구나. 정말 새롭구나 하는 것을 매번 느낀다. 그런 소중한 경험은 다른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다름을 인정하게 된다. 같은 내용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서로의 시각에서 이야기하다 보면 책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 단순히 키가 작고 나이가 어린 그들을 어른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것. 말은 쉽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어떨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기이다. 방법은 쉽지만 실천은 절대적으로 어렵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매일 저녁 나는 오늘 아이들에게 어땠나 돌아보고(화냈나 안 냈나), 또 다짐하고, 대부분 실패한다. 매번 실패하는 이유는 그들이 단지 아이라는 것 때문일 것이다. 서투르고 잘 모르는 아이에게 반복적으로 가르쳐주면 될 것을, 그게 어려워 나는 소리를 지르고 또다시 자책한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지 못하는 나를 매번 반성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고, 우리 아이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 행성에서 잠시 살다 간 아이들을 떠올렸다.
읽을수록 노란색이 조금 더 짙어지는 기분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아이를 다정하게 바라봐야지 하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