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월간 독서 <나는 무늬> 3/4
5.19. 세 번째 독서 모임. 일주일간의 안부를 서로 묻고, 다시 만난 반가움을 살짝 표시했다. 서로 소중한 인연이다.
오늘 읽은 부분은 용기와 연대에 관한 것이다. ‘동네 누나’들은 이진형과 직접적으로 대화조차 해보지 않았지만 ‘동네 누나’로서의 책임감을 느낀다. 그리고 서로 나서서 이 일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정말 배달을 하다가 사고가 난 건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했다. 이진형은 왜 밝은 큰길을 두고 굳이 사람들도 잘 모르는 골목을 달려야 했는지, 그가 어디로 가려고 했던 건지. 그의 모습이 담긴 씨씨티비 영상은 그의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실내 낚시터와 편의점 피자집에서 씨씨티비를 확인하기 위해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가면을 써야 했다.
그렇게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어른들은 어리다는 이유로 그들을 무시하고,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갑’의 자세가 된다. ‘우리는 너희 도움이 필요 없으니 귀찮게 굴지 말라는 식’으로. 만약 그 순간 그런 ‘어른’들에게 순종했다면 아마 이들은 끝까지 죽음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체념 대신에 저항을 선택했고 필요할 때는 힘을 합쳐 한 발짝씩 나아가고 결국 진실에 다다른다. 그가 족발 배달을 나간 것이 확실하다는 것. 그의 죽음이 오토바이 면허증도 없는 아이한테, 길도 잘 모르는 아이한테 배달을 시킨 어른들의 무모함과 무책임의 결과라고.
아이들은 어른에 맞서서 때로는 두려워하고 매 순간 좌절한다. 하지만 친구 팔을 꼭 잡을 지라도 진실을 이야기해달라고 매달린다. 아이들은 그렇게 저항하고, 싸우면서 자신의 삶을 버텨가고 있으며, 서로 기대어 힘이 되고 성장한다. 분명히 혼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었는데 누군가 함께 하자고 힘을 보태면 어느샌가 우리는 모두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려서 잘 모를 거라고 단정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리니까 잘 모를 거야 라는 생각에 한 번 쓰고 버릴 저렴한 것을 사준다. 언제든지 버려도 아깝지 않을 물건을 사주고 그런 것을 써도 되는 존재로 그들을 바라본다. 넌 몰라도 된단다 하면서 그저 무심하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그런 어른들의 태도와 말속에서 진실을 알아차린다. 어른들이 자신을 귀하지 대접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른들이 늘 진실을 말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때로는 어리다는 이유로 많은 진실을 감춘 채 무조건 아이를 바라본다는 것을 말이다.
그저 내가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존중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존댓말을 쓴다거나 다정하게 바라보는 것. 대화할 때는 눈높이를 맞추려고 하는 것. 새로운 일에 서툴러도 기다려 주는 것. 스케치북을 사주는데 저렴한 것이 아니라 질 좋은 스케치북을 사주는 것. 불량식품보다는 안전한 식품을 건네주는 것이다.
읽을수록 어른의 역할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과연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일까. 아이들은 어떤 존재로 대해야 하는 것일까. 오늘도 단단한 물음과 함께 독서 모임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