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head - Pearly
요며칠 극도의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느라 음악을 들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랜만에 사람들과 음악을 깊고 진하게 들은 직후에 그렇게 됐네.
오늘도 몸과 마음의 롤러코스터를 열심히 경험하고 자기 전에 노래 한 곡 들으려고 애플뮤직을 켰다. 계정에는 약 15000곡이 올라가 있다. 뭐든 파고든다digging는 게 이것 저것 주워담는 습성이 있는지라, 담아놓고 제대로 한 번도 안 들은 곡이 태반이다.
집에서 음악을 들을 땐 보통 랜덤플레이다. 오늘은 뜬금없이 라디오헤드의 Pearly가 나온다. OK COMPUTER 리마스터 버전.
라디오헤드에 대해 말하자면 OK COMPUTER까지였다. 거기까지가 딱 내 취향. 아니 어쿠스틱 드럼도 제대로 안 쓰는 음악이 밴드음악이야?! 그럴 바엔 콜드플레이를 듣겠...
그조차 앨범 안에서 듣는 곡은 한정적이다. Exit Music이나 Karma Police, No Surprises가 가장 유명하고 수학문제집 집합 공부하듯 Airbag과 Paranoid Android를 가장 많이 들었다. 두 곡이 가장 오리지널 어쿠스틱? 밴드사운드 느낌도 나고.
근데 이 앨범에서 생전 처음 듣는 Pearly가 걸렸다? 보통은 다음 곡으로 넘기는데 오늘은 끝까지 들었다. 처음에 건들거리며 다가오는 일렉과 짧게 필터링 건 뒤 제대로 나오는 어쿠스틱 드럼이 마음에 들었다. 역시나 패닝을 이빠이... 벌려놨는지 따로 노는 듯한 스테이징이 인상적이다.
근데 톰 요크의 보컬이 뭐랄까 예의 그 나른한 결은 비슷한데 덜 우울하다? 가사를 열어보니 진짜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래딧에 이런 토론이 있었다.
누군가 pearly가 라디오헤드 노래 중에 (앨범에서도 아니고?!) 가장 저평가된 곡이라며 동의를 구했는데 -
1. 좋은데 깊이는 없다.
2. 가사를 보니 Creep 후속작 같다. Creep의 조금 더 성숙한 버전.
3. 그냥 Muse 패러디다. (엥?!)
3번 의견이 가장 충격적이었는데, 마이너 키의 전형적인 뽕끼(?)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그렇게 보일만두...
이쯤 써놓으니 내 평생 버릇에 따라 뭔가 결론을 내야할 듯한 강박이 찾아오는데, 걍 Pearly 들었다는 소리다. 라디오헤드 타이틀 위주로 들었던 분들은 한 번 들어보시라. 래딧 게시물 작성자도 꽂혔나 보더라고. 난 일단 잠이나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