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발자국

손톱 먹는 들쥐들을 향한 경고

by 늘해랑


옛날 옛적,

열 손가락 끝으로 이야기를 짓던 작가가 있었어


밤이면 그녀의 책상 위로

마루 아래 쥐들이 들락날락했다지 뭐야


하루는 이야기가 사라졌고

하루는 제목이 사라졌고

결국엔, 그녀의 이름 석 자마저 갉아먹혔지


쥐들은 말했어

"흔한 이야기잖아. 네 것인 줄은 몰랐어."


쥐들은 점점 대담해졌고

그녀는 점점 작아졌어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집에 고양이가 찾아왔어


그날 밤도

쥐들은 무언가를 삼키러 기어올랐고

쥐들은 움찔, 멈춰섰어


그 발아래, 고양이의 발자국이 있었거든


쥐들은 다시는 그녀의 책상 위로 올라오지 못했어


이제 그녀의 책상 위에는

고양이의 발자국이 새겨진 이야기가 있어









어릴 적 읽었던 '손톱 먹은 들쥐'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들을 들쥐들로,

저작권을 보호하는 장치를 고양이의 발자국으로 표현했다.


작가들이 창작의 길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며 그 권리를 지킬 수 있기를 바라며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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