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서 교단으로

by 눙디

대학을 졸업한 후, 크고 작은 여러 학원에서 강의를 했다.

집에서의 거리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바로 '강의'였으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직업'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바로 학원 강사가 되는 것이었다.


전공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여 수업을 받던 어느 날,

당시 강의하던 분은 대학교 휴학생이었는데, 어려운 내용을 완벽하게,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쉽게 설명해 주었다.

그 모습이 참 멋져 보였다.

나도 그렇게 설명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반짝여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 강사는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 되었다.

졸업하자마자 강사로서의 첫발을 내디뎠고, 그 일은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내게 큰 즐거움이었다.

학생들과의 라포 형성도 자연스러웠고, 내 설명을 통해 학생들이 하나씩 이해해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뿌듯함이 밀려왔다.

학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날이면, 마치 내가 그 자격증을 딴 것처럼 기뻤다.


그런 나에게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학원이 아니라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맞다. 나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정교사 2급 자격'을 취득해야 했다.


나는 대학에서 교육학을 이수했기 때문에 4학기 만에 졸업이 가능했지만, 같은 시기에 입학한 동기들과 함께 졸업하고 싶어서 5학기로 신청했다.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목표를 세웠더라면 4학기로 끝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땐 그것이 큰 차이라고 느껴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

함께 소통하고 배움을 나누며 추억을 쌓았던 값진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동기들은 많지 않았지만, 한 교실에서 5학기 동안 함께 공부하며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비슷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비슷한 이유로 입학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우리는 함께 공부하며 서로를 도왔고, 교생 실습에 나가고, 졸업시험을 치르고, 논문도 쓰며 같은 날 졸업을 맞이했다. 그리고 모두가 정교사 2급 자격을 취득했다.


졸업하던 해, 우리 과목은 임용고시 선발 인원이 없어, 자격을 갖추고도 시험조차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동기들은 다시 자신이 일하던 자리로 돌아갔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다시 학원으로 돌아간다는 건, 나에겐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5학기 동안 쏟아부었던 시간과 노력을 헛되이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매일 교육청 사이트의 '채용공고'란을 살폈다.

어디든 상관없었다. 멀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교적 먼 지역의 한 학교에서 한 달간 계약직으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좋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온 마음이 들뜨고 벅찼다.

'내가 만나게 될 아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 생각에 설레면서, 나는 다시 새로운 꿈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